일과 생활이 뒤섞인 환경에서의 균형 찾기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일과 생활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특히 작은 마을에서는 가게가 곧 집처럼 느껴지고, 하루의 대부분을 그 공간에서 보내게 됩니다. 아침에 문을 열기 전까지는 ‘내 시간’이지만, 문을 여는 순간부터는 손님과 가게가 제 일상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문을 닫은 뒤에도 재료 주문, 청소, 내일의 준비 같은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퇴근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집니다.
처음에는 이런 환경이 좋았습니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하루 종일 머무르고, 손님을 맞이하며 보내는 시간이 곧 제 삶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항상 일하는 상태’라는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쉬는 날에도 머릿속은 가게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잠시 여행을 가도 메뉴 아이디어나 인테리어 변경 계획이 떠올랐습니다.
균형을 찾기 위해 저는 몇 가지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첫째, 가게 문을 닫는 시간 이후에는 주문·계획·재고 점검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둘째, 주 1회는 가게와 전혀 관련 없는 활동을 하며 ‘머릿속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셋째, 손님과의 관계에서도 일정한 선을 두어,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경계를 의식적으로 만들자, 일과 생활이 완전히 분리되진 않더라도 적어도 ‘내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 카페 운영과 개인의 삶을 함께 지켜내는 비결은, 두 영역을 억지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 침범하지 않을 최소한의 선을 스스로 설정하는 데 있었습니다. 그 선이 있어야, 가게도 제 삶도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