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에서 장사하며 배운 것

도시에서는 몰랐던 장사의 속도와 인간관계

by 온천라떼

작은 온천 마을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가장 먼저 배운 건, 장사의 속도가 도시와 전혀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도시에선 하루 매출과 회전율이 곧 성패를 좌우하지만, 이곳에서는 ‘오늘 몇 잔 팔았는가’보다 ‘오늘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손님이 없던 오후에도, 옆 가게 주인과 차를 마시며 서로의 하루를 나누는 시간이 쌓이면, 그게 훗날 손님과 매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간관계의 결도 달랐습니다. 도시는 익명성이 보장돼 관계가 얇지만, 작은 마을은 한 번 맺어진 인연이 오래갑니다. 처음엔 이 촘촘함이 부담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 안에서 서로를 지키고 돕는 힘을 알게 됐습니다. 눈이 많이 온 날, 옆집 빵집 사장님이 제 가게 앞 눈을 먼저 치워주셨고, 제가 늦게까지 문을 열면 온천탕 할머니가 “불 꺼졌는지 확인해줄게”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관계는 도시에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이었습니다.


또 하나 깨달은 건, 작은 마을의 장사는 ‘단골 만들기’가 전부라는 사실입니다. 관광객은 계절 따라 변하지만, 단골은 계절이 바뀌어도 찾아옵니다. 그래서 마케팅보다 중요한 건, 한 번 온 손님이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름을 기억하고, 취향을 기억하며, 계절이 바뀌었을 때 “이번엔 이런 메뉴가 나왔어요”라고 건네는 한마디가 가장 강력한 홍보였습니다.


결국 작은 마을에서 배운 장사의 핵심은 속도를 늦추고, 관계를 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빨리 성장하는 대신, 오래 남는 가게가 되는 법. 그건 도시에서 장사할 땐 미처 알지 못했던, 이곳만의 장사의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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