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디자인, 그리고 인테리어의 모든 것

디자이너 경력을 살려 직접 설계한 카페 이야기

by 온천라떼

카페를 열기로 마음먹었을 때, 저는 처음부터 ‘인테리어만큼은 반드시 내가 직접 설계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이너로 일한 경력이 있었기에, 공간을 그리는 과정 자체가 제게는 카페 운영의 일부이자 가장 설레는 준비 단계였기 때문입니다.


처음 공간을 마주했을 땐, 12평이라는 크기가 솔직히 부담스러웠습니다. 너무 작으면 답답해 보일 수 있고, 손님이 편히 머물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습니다. 작은 공간일수록 의도적으로 비울 수 있고, 시선이 닿는 모든 곳에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첫 설계는 ‘여백’과 ‘시선의 흐름’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벽 한쪽은 흰색으로 남겨 빛을 최대한 반사하게 하고, 맞은편은 따뜻한 우드 톤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낮에는 햇살이 공간을 부드럽게 채우고, 저녁에는 조명이 벽을 타고 번지며 아늑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가구는 대부분 이동이 가능한 크기로 두어, 손님 수나 행사에 맞춰 쉽게 재배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소품과 조명 선택도 신중했습니다. 단순히 예쁜 것을 고르는 게 아니라, 카페의 ‘느린 속도’와 어울리는 재질과 색감을 찾았습니다.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낡은 의자, 일본 전통 도자기, 직접 만든 조명 갓까지… 손님이 자리에 앉았을 때 그 물건의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건, 카페 인테리어는 단순히 ‘꾸미기’가 아니라 ‘머무는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디자이너로서의 시선과 주인으로서의 마음을 동시에 담아 완성한 이 공간은, 그래서 제게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자 생활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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