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표연탄 책방 운영을 준비하며
강원도 평창과 삼척으로 2박 3일 일정의 출장을 다녀왔다.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워크숍과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총회 등 공식 일정 사이사이, 곧 파주에서 문을 열게 될 작은 책방 ‘삶표연탄’을 준비하며 참고할 만한 공간 두 곳을 찾았다.
한 곳은 평창 봉평의 ‘미지서가’, 다른 한 곳은 삼척 추암해변 근처의 ‘연책방’이다. 책방을 단순한 서점이 아닌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기획하고자 하는 나에게, 이 두 곳에서의 만남은 깊은 영감을 주는 경험이었다.
지난주 금요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위치한 ‘미지서가’를 찾았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책방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사진 속 공간은 원래 목조주택 1층의 게스트룸이었다. 주인장이 직접 인테리어를 하고, 아내가 쓴 책과 미술 분야 도서를 중심으로 큐레이션 한 카페 겸 서가로 다시 꾸몄다고 한다.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커피를 직접 내려주시며, 공간 설계부터 운영 방식까지 상세히 들려주었다.
파주 북부지역의 빈집을 리모델링해 작은 책방을 열 계획이라고 하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만남이었지만, 마치 우주의 기운이 나를 이끌어준 듯한 뜻깊은 시간이었다.
일요일에는 삼척 도계미디어센터에서 행사를 마친 뒤,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운 마음에 동네책방을 검색했다. 추암해변 근처에서 ‘연책방’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어 찾아갔다.
책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독립출판물과 지역 작가들의 책이 정성스럽게 큐레이션 되어 있었다. 삼척 지역을 그린 작가의 그림책, 강원도 세 지역 작가들이 연대해 만든 책, 주인장이 손글씨 메모를 붙여둔 책들까지—하나하나 오래 들여다보게 되는 구성이었다.
책방 운영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도계미디어센터와도 인연이 있는 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 미디어 활동가들이 전국에서 모였다는 말을 듣고 무척 반가워하셨다. 직접 제작한 출판물 소개와 운영 철학까지 아낌없이 나눠주셨다.
특히 1년에 두 달은 ‘정진의 시간’으로 정해 책방을 닫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했는데, 활동가로서의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결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삶표연탄’에 꼭 초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삶표연탄’도 이처럼 일상의 쉼과 대화가 깃든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