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도시에 있는 대안대학교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파티, PaTI)'
예술계, 디자인계에서는 꽤 알려진 곳이고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학교라는데
정작 지역에서는 "그런 대학이 있어?"라고 되묻는 사람이 많다.
파주출판도시는 산업단지다.
아무래도 생활권과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떨어진 공간이다.
파티에서도 지역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파주에서 신문' 임현주 국장님과 파티를 찾았다.
이번호 신문 1면 인물로 파티 마루(교장)를 소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마루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역시나, 쉬운(?) 학교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학부 과정인 '더배곳'에는 대안교육을 경험한 친구들이 많이 들어오고
대학원 과정인 '한배곳'에는 디자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관계망을 만들고 싶어서,
혹은 '다시' 배우기 위해 들어온다고 했다.
이미 제도권 밖에서 자기 방식으로 전문성을 쌓아온 사람들이 다시 모여
자기 삶을 디자인하고 자기 언어를 정리하러 오는 공간이라고나 할까.
유럽권에서는 파티가 꽤 알려져 있어서,
졸업생들이 학위 연계 없이도 석사 합격이나 편입을 하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은 졸업장이 없는 학교다.
우리에게 익숙한 제도권 교육의 틀로는 설명하기 힘든 구조다.
디자인이든 미술이든 이젠 기술적인 것보다
서로 다른 맥락을 꿰는 기획과 편집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정말 특출난 몇 명의 작가적 디자인, 하이엔드 영역만 살아남고
대부분의 영역은 AI로 대체될 거라는 진단도 덕붙였다.
'생각하는 손'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존재인가를 다시 정의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요즘 마루가 가장 관심을 두는 건 '경험'이라고 했다.
그래서 더욱 워크숍을 많이 기획해서 운영해보고 싶다고 했다.
예전에 한글박물관과 함께 했던 어린이 한글 디자인 워크숍 같은 프로그램.
초중고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다정이가 성인이 되기 전에 파티 프로그램을 많이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멋진 디자이너를 많이 배출한 학교, 파티!
그가 말하는 파티의 성과는 '관계망'이었다.
졸업 이후에도 끊어지지 않고 다시 만나고, 함께 일하고, 또 다른 관계를 만들어가는 구조.
여긴 학교라기보다 그냥 살아 있는 실험실 같다.
배우는 곳이면서,
관계를 짓는 곳이고,
미래를 미리 살아보는 장소
...
사실 인터뷰 영상을 찍고 싶었으나, 카메라를 집어넣을 수밖에 없었다.
마루가 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많이 헤매고 있다고 했다.
임현주 국장님이 "기사 써보지 않겠냐"고 했을 때,
바로 거절한 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철학적이어서 기사로 쓰기엔 쉽지 않은 인터뷰였다.
근데, 파티가 좋아졌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