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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 임민아 Mar 29. 2022

주사기를 목에 찔러 넣고 싶다.

코로나가 사람 잡네, 달은 나를 위로하네

코로나가 사람 잡는다. 목에 걸린 끈적한 그 무언가 때문에 잠을 설쳤다. 기침을 해도 다 뱉어낼 수가 없다. 지독하다. 주사기를 목에 찔러 넣고 다 뽑아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3월 7일 남편 PCR 검사 후 확진, 일주일 후 딸아이 신속항원검사 후 확진, 덩달아 나도 증상이 있어서 전화로 비대면 진료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목이 부어서 아팠고, 콧물이 흘렀고, 가래가 끓었다. 혹시나 많이 아프면 어쩌나 겁이 나서 눈이 무겁다 싶으면 잠을 잤고, 수시로 따뜻한 차를 마셨다. 지금도 따뜻한 대추차 한 잔으로 마음을 달래고 있다.


딸아이는 3일 정도 미열이 있었던 것 말곤 다른 증상 없이 금방 회복됐다. 너무 멀쩡한데 학교를 가지 못해서 속상해했다. 하긴, 체험학습 한 달에 겨울방학까지 석 달을 넘게 학교를 끊었으니… 그리울 만도 하지.




오래 쉬어서 그런 건지, 내 몸에 침투한 이 악랄한 바이러스 때문인지… 기운도 없고, 의욕도 없고, 입맛도 없고… 그냥 무기력한 나날들이 이어졌다.


제대로 먹어야 기운을 차릴 것 같아서 한우, 연어, 낙지 사다가 구워 먹고, 볶아먹고, 지져먹었다. 남편이랑 딸아이만 아니면 밥이고 뭐고 그냥 널브러져 있고 싶었다. 만사가 다 귀찮았다.


가죽 소파는 너무 차가워서 앉기가 싫고, 보일러를 빵빵하게 틀어도 추운 것 같고, 머리는 무거운데 몸은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내가 진짜 아프긴 아픈가 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가. 괜히 더 우울해졌다.




집에만 있어서 더 아픈 것 같다면서 남편이 내 손을 끌고 공원으로 나갔다. 혹시나 찬바람 쐬면 증상이 악화될까 봐 목에 손수건을 둘렀다. 뉴스에선 봄이 왔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서늘한지…


휴… 그래도 꽃몽우리 올라온 것도 가까이서 보고, 산새 우는 소리도 나무 아래서 들었더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내 발걸음이 가벼워진 걸 느꼈는지, 남편이 “내 말 듣고 나오길 잘했지?” 하면서 웃는다.


‘내가 지금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어디서 바이러스를 데리고 와가지구…’




AM 6:00

고개를 휙 돌려 창밖을 봤는데, 오늘도 새벽달을 만났다. 곧 해가 뜨겠군.

딸내미 일어나기 전에 눈 좀 붙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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