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를 향해 달려가겠습니다!

에필로그. 임사장이 간다!

by 이유 임민아

낯선 주민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를 영상으로 기록하려면 카메라를 들이대야 하는데, 프로 방송인이 아니라면 누구나 긴장하고 말을 아끼게 된다. 미디어 활동가는 주민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다가가야 한다.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게 만드는 인간미를 장착해야 한다. 충분히 라포를 형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짧은 시간 안에 푼수 같은 짓을 해서라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마을미디어를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획한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어야 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 마을방송 콘텐츠를 구성할 땐 우리가 마을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 나간다. 화자의 이야기가 물 흐르듯 보는 사람에게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기획에 맞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사전에 충분히 자료를 조사하고, 이야기가 산으로 가거나 중구난방이 되지 않으려면 적절한 질문을 배치하고 구성할 줄 알아야 한다.


마을방송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은 LCD 화면의 녹화 버튼을 누르고, 파일을 옮겨 편집 프로그램으로 이어 붙이고 뽑아내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10분이나 되는 긴 인터뷰 영상을 지루하다고 느끼지 않고 끝까지 봤다면, 영상제작자는 한 편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몇 날 며칠 밤낮으로 머리를 쥐어짰을 것이다. 허리 한 번 펴지 못한 채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아 파일을 돌려보고 또 돌려보면서 초 단위로 자르고 붙이는 작업을 했을 것이다.


2004년 잡지사 기자로 시작해서 2022년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지금까지 18년이라는 세월을 꼬박 현장에서 맨땅에 헤딩하며 일을 배웠다. 재밌어서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전문성이 더해지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부지런히 쫓아다니면서 공부하고, 자려고 누워서도 배웠던 걸 복기하느라 밤을 꼴딱 새우기도 했다.


기자로 일하면서 지면의 한계를 느꼈고, 영상을 제작하면서도 짧은 시간에 압축해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다. 이젠 좀 더 긴 호흡으로 마을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잡지도 신문도 마이너, 영상도 마이너였다. 이제 출판 시장에서 새롭게 마이너로 살아봐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쩌면 이 책이 그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2022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출간하는 이 책이 누군가에겐 선물로, 누군가에겐 마을미디어를 시작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임사장은 앞으로도 지역사회 보석 같은 사람과 공동체를 향해 달려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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