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킴이 김슬기
경기도는 2019년부터 원도심 등 주거 취약 지역에 주민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경기행복마을관리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도내 31개 시·군에 95개소가 설치되어 있고, 파주시에 11개소(파평면, 운정3동, 파주읍, 조리읍, 탄현면, 금촌3동, 금촌1동, 문산읍, 교하동, 광탄면, 적성면)가 운영 중이다.
파주읍은 2021년 파주5리 마을회관에 ‘파주리 경기행복마을관리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간단 집수리, 공구대여, 취약 계층 불편 해소,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활동 등 파주읍 마을주민들을 위한 생활밀착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주리 경기행복마을관리소엔 지역주민 5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파주읍 봉서리 주민이자 행복지킴이인 김슬기 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86년생 호랑이띠, 서른일곱 살이고, 왼손잡이고, 외동딸이에요. 사람들이 저보고 ‘이상한 거 다 가졌다’고 하더라고요. 네 살 아들이랑 피가 안 섞인 마흔세 살짜리 큰아들, 축구 좋아하는 목진원이랑 같이 살고 있습니다. 파주에서는 ‘파주 붉은 악마’라고 말하면 ‘소리 큰 애’, ‘북 치는 애’, ‘메가폰 드는 애’ 하면서 많이들 아시더라고요.”
그의 남편 목진원 씨는 ‘파주 붉은악마’ 운영자로 이번 카타르 월드컵 기간 내내 붉은악마 경기지부와 함께 수원월드컵경기장 등에서 응원전을 펼친 ‘찐 붉은악마’다. 엄마, 아빠 따라 뱃속부터 축구장을 다닌 네 살 아들 현승이는 동요를 부르는 대신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른다는 소문이...
“봉서리로 이사한 지 3년 차 됐는데, 같은 빌라에 사는 엄마들이 너무 감사하고 좋은 분들인 거예요. 이분들한테 좋은 정보도 주고 싶고, 저도 뭔가 ‘마을을 위해서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남편이 행복마을관리소를 소개해줬어요.”
슬기 씨는 마을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어르신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새로운 주민들을 알게 될 때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방향치라 골목에 한 번 들어가면 목적지까지 가는데 몇 번을 헤매긴 하지만, 그것마저도 재미라고 느끼며 산다.
“마을 밀착형으로 불법 광고물을 제거한다든지, 골목에 위험 요소는 없는지 살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위험 요소라고 하면 아무래도 빈집들이 많아서 관리가 안 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잡풀이 많이 자라서 사람 키만큼 자라기도 해요. 저희가 직접 잡풀을 제거하기도 하고, 좁은 골목에 담벼락이 무너지려고 하면 보행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안전망을 설치하기도 해요.”
슬기 씨에게 행복마을관리소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만족도가 몇 점 정도 되냐고 물었다. 100점 만점에 80점! 이유를 물었더니, 스스로 준비되지 못했다고 생각했단다. 아이고, 지금도 차고 넘칠 정도로 잘하고 계시는데 겸손하기까지.
“최근엔 폐현수막으로 행정복지센터 앞 정자나 갈곡천 앞에 벤치 같은 데 깔고 앉으실 수 있게 공유 방석을 만들었어요. 어르신들과 함께 폐현수막 위에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쓰고, 도장도 찍으면서 예쁘게 꾸몄어요. ‘이거 제대로 됐네. 잘 나왔어. 나도 핑크색 써봐야지!’하고 욕심내시는 모습 보면 ‘여자는 다 똑같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내년에도 행복마을관리소에서 일하고 싶어요. 제가 사람들을 더 끌어당기고 어울릴 수 있는 더 큰 재능이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