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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 임민아 Jun 25. 2023

서랍으로 글을 쑤셔넣...

브런치를 제대로 활용해보기로 마음 먹은 날

2020년 파주로 삶터를 옮겼다. 지인들은 놀라서 물었다. 어떻게 부천을 떠날 수 있냐고... 구구절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을 끄집어내 글을 적기 시작했다. 한동안 브런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사용했다. 다시 읽어보니 부끄러워 숨고 싶은 표현이 한두 개가 아니다.


브런치를 잘 활용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감정 쓰레기통으로 활용하기엔 아까운 플랫폼이니까. 곧 떠나게 될 여행을 준비하면서 브런치 글 목록을 정리했다. 그동안 발행했던 민망한 글을 모조리 서랍으로 쑤셔넣었다.


3년 전 내 마음이 온전치 못했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너무나 평안하고,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지금의 내 모습과 확연하게 다른 나를 읽어내려가는 게 멋쩍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들이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다.


실컷 써놓은 글을 서랍에 쑤셔넣은 건, 다신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나는 나를 다시 잘 세웠다. 대견하다. 질풍노도의 30대를 잘 정리하고, 당당하게 불혹을 맞이했다.



브런치 활용 계획

(계획은 계획일 뿐, 오해하지 말자)


1) 여행을 준비하는 내 마음 기록

2) 현지 아우라를 생생하게 메모

3) 포토에세이 출간, 엽서북 제작



알쏭달쏭

(쓰고 싶은 글이 많아서 문제)


1) 가끔 감정 쓰레기통이 필요할 때

2) 각종 사업과 활동의 과정을 기록하고 싶을 때

3) 계획은 계획일 뿐, 주제를 벗어나고 싶은 글을 적고 싶을 때



또 서랍에 쑤셔넣더라도!

(일단 다시 써보는 걸로)


글을 안 쓰는 게 문제지, 써놓고 서랍에 쑤셔넣는 건 괜찮다.

솔직담백하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글을 써보겠다.(고 다짐하지만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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