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8 <만신> 리뷰
인간은 불안정하다. 그래서 인간이다. 누구나 자신의 미래에 궁금증을 품고, 그 궁금증은 불안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SF8-만신>은 그 인간의 불안정함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SF8> 프로젝트는 DGK(한국영화감독조합)에 소속된 김의석, 노덕, 민규동, 안국진, 오기환, 이윤정, 장철수, 한가람 감독까지 총 8명의 감독이 각각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 시리즈를 표방하며, 근미래의 인공지능, 증강현실, 가상현실, 로봇, 게임, 판타지, 호러, 초능력, 재난 등 다양한 소개로 만든 작품이다.
그중 이연희, 이동휘가 출연한 <만신>은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는 인공지능 운세 서비스 만신을 신격화하고 맹신하는 사회에서 각자의 아픔을 가진 선호(이연희)와 가람(이동휘)이 만신 개발자를 직접 찾아 나서게 되고, 결국 만신의 실체를 목격하는 과정을 그렸다.
7년 전 프리콘이라는 회사사에서 운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이 프로그램은 96.3%의 적중률로 운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예지, 예언 수준으로 바꿔버렸다. 그 운세 프로그램의 이름은 만신이다.
<만신>은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만신 의존증. 모든 행동을 만신의 운세에 따라 결정하는 심리적 장애를 일컫는 말이다. 이 사회에서는 이런 만신 의존증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만신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만신을 신으로 모시는 집단이 생겼고, 각종 사회 문제로도 확산된 사회다.
토선호는 동생의 사망원인이 만신의 운세 탓이라 여긴다. 왜 하필 그 시간에 그곳에 동생이 갔는지, 만신이 어떤 예언을 했는지, 왜 동생을 그곳으로 보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품고 만신의 메인 서버를 찾아 나선다.
정가람은 만신을 맹신하는 신도다. 과거 자살을 감행했을 때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 만신이 지켜준 것이라 믿으며 만신을 맹신하게 됐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났다. 만신에 대한 분노를 지난 선호와 만신을 맹신하는 가람은 다른 목적이지만 만신을 만나야 한다는 같은 생각으로, 만신의 최초 개발자 김인홍(서현우)을 찾아 떠난다.
적장 마주한 인홍은 자신이 만신을 개발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 개발은 했지만, 만신이 아닌 '망신' 망한 신이라고 말하고, 자신의 기술을 이지함(남명렬)에게 팔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만신의 업데이트 전 꼭 도착하는 국제 우편물에 대한 이야기와 두 사람과 함께 동행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지함 역시 운명을 알면 불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만신을 개발했지만, 결국 예측 불가능한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제 결정만이 남았다. 만신을 신으로 만들 것인지 그대로 남겨둘 것인지. 하지만 이 역시 만신의 운명이다.
<만신> 운명에 대한 이야기다. 운명은 인류가 시작됐을 때부터 끝날 때까지 이어질 관심사다. 대중 매체에서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가 탄생되고 있다. '운명'이나 '신' 등과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가 쏟아지고, 신문에도 '오늘의 운세'가 실린다. 인간의 영원불변할 관심사다. 그래서 <만신>은 더욱 흥미롭고 공감은 가지만, 크게 새롭지는 않다.
작품 속에는 만신을 믿는 사람, 또 증오하는 사람, 혹은 만신의 존재가 필요악이라고 믿는 사람 등 다양한 생각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을 통해 만신의 존재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운명은 누구의 것인가. 당신은 만신의 운명을 따를 것인가, 자신만의 운명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 당신은 <만신>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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