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걸을까요?

제주도 햇살아래

by 이게바라

우리 함께 걸을까요?



30대 중반의 정성목은 이번 학기부터 제주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강의를 잡은 것은 다름 아닌 이 학교 교수인 김인숙 교수의 추천으로 이뤄진 것이다. 김인숙 교수가 누구냐면 정성목의 여자 친구인 혜원의 이모다. 강의를 하게 되면서 정성목과 혜원은 곧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기정사실화 된 상태다. 여러모로 정성목에게는 이 강의가 강의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음은 물론이다. 성실히 일 년 정도 강의에 임하면 교수로의 자리도 어렵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김교수의 언질이다.

정성목도 자리를 잡은 연후에 혜원과 식을 올리고 싶다. 가뜩이나 혜원의 집안에서는 정성목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등단만 했지 시집도 낸 적이 없는 변변치 않은 시인일 뿐이다. 그리고 근 몇 년 시 한 편 쓴 것은 고사하고 강의 내용에 불필요한 시는 읽어본 적도 없는 무늬만 시인일 뿐이다. 하지만 정성목에게는 아끼는 시집이 있다. 비록 여러 명이 함께 낸 시집이기는 하지만 그 시집엔 자신의 시가 열 한 편이나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늘 가방에 그 시집만큼은 부적처럼 갖고 다니는 정성목이다.

오늘도 강의실에 뛰어 든 정성목은 뜻밖에 강의가 취소되었음을 전달받는다.

조교도 교수님이 연락을 하신다고 했다며 난색을 표명한다. 정성목 짜증은 나지만 오히려 살갑게 김인숙 교수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물으며 너털웃음을 잃지 않는다. 심지어 김인숙 교수 목에 좋은 배즙을 주문했으니 오늘 내일 도착할거라고 말하고는, 김인숙 교수님은 목소리가 너무 좋다며 어색한 칭찬까지 늘어놓는다. 이를 듣고 있는 조교도 오글거려 공연히 물을 들이킬 정도다. 물을 들이킨 조교도 정성목에게 연락을 못 드려 죄송하다며 정성목이 입고 있는 바바리코트를 칭찬한다.

“이거 유명 브렌드.. *** 맞죠? 완전 가을 냄새 물씬 난다. 역시 메이커가 좋아.”

정성목이 입은 바바리코트는 혜원이 선물한 것이다. 선물을 받을 때도 왠지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정성목은 선물 받은 거라며 얼버무리며 원래 시인은 이런 유명 브렌드 걸치면 시가 안 써지는 거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터덜터덜 학교를 배회하던 정성목이 유배길 홍보 포스터를 들여다본다.

“유배... 길... 이라...” 혼잣말처럼 유배길을 되뇌어 보고는 피식 웃는 정성목.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얕은 욕지걸이가 나온다. “ 씨발..”


공항 가는 길에도 유배길이 있다. 매번 걷는 길이었는데 여기가 유배길이었던 것이다. 새삼 유배길임을 알고 찬찬히 길을 걷는 정성목. 해가 중천에 떠 있어 그런지 날씨가 덥다. 정성목 막 바바리코트를 벗으려고 하는데, 막 모통이를 돌아 나온 서린이 서 있다. 서린 자신에 앞에 나타난 정성목과 바로 앞에 맞닥트린 상황이다. 정성목 코트를 젖혀 벗으려 하는데, 서린이 비명을 지르며 정성목의 뺨을 풀 스윙으로 후려친다. 철석~ 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정성목, 넘어지며 머리까지 땅에 찧는다. 순간 정신을 잃는 정성목.

서린이 정성목의 얼굴에 생수를 마구 붓고 있다. 벌떡 일어나는 정성목, 서린을 본다.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를 낀 서린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려는 모습이다.

식사를 하는 두 사람. 서린은 냉면을 정성목은 만둣국을 먹는다.

정성목을 바바리맨인줄 착각했다는 서린, 세상이 하도 험해서 그랬으니 남자인 당신이 참으라고 말한다. 정성목은 고개를 끄덕이며서도 바바리맨을 옹호한다. 바바리맨이야말로 외로움을 지극히 소극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는 아웃사이더라고 말이다. 서린은 바바리맨이야 말로 비겁한 욕망의 치졸한 표현이라고 일축하며 냉면을 자르던 가위를 연신 작동하며 뭔가를 자꾸 자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날선 가위의 움직임에 위협을 느끼는 정성목이 서린을 보다 말한다. “ 밥 먹는데 선글라스는 벗지 그래요. ”

서린 쭈뻣거리다 선글라스를 벗는다.

정성목 무심히 서린을 보다가 만두를 입안에 넣는다.

정성목의 무심한 태도에 뻘줌해진 서린.

서린은 사실 배우다. 82년생이니까 벌써 35살. 아니 허리우드식으로 계산하면 30살이다. 서린은 한 때 촉망받는 배우였다. 그리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스크린에 어울리는 차세대 여배우라 주목을 받았다. 그렇게 몇 편의 영화에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걸고 출연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한 마디로 작품 운이 없었다. 늘 가능성만을 인정받으며 몇 해를 지났다. 그런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버티면 언젠가는 자신을 알아주려니 했는데, 이제는 서서히 잊혀져 가는 배우가 되었다. 혹여는 시집가서 애 낳고 잘 살고 있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그러던 중에 드라마 섭외가 들어왔고,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겠다 싶어 그동안 꺼려왔던 드라마이지만 하기로 결심한다. 주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PD라는 자가 작품에 대해 할 얘기가 있다며 자신을 불러냈다. 별일이야 있을까 생각하고 나갔는데.. 웬걸 이 새끼가 대놓고 자자고 하는 것이 아닌가! 정성목한테 했던 것처럼 풀 스윙으로 뺨을 후려치고 나왔다면 지금처럼 후회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

대놓고 자자고 하는 PD 앞에서 서린은 그저 수줍게 웃으며 그 자리를 모면하려고 했을 뿐이다. 마치 다음에는 자주겠다고 말한 거처럼. PD는 서린의 허리를 뱀처럼 휘어 감으며 서린의 입안으로 혀를 집어넣으려 하는 것을 간신히 막아 세웠다. 혹시 그가 기분 상하지 않도록 수줍게 웃으면서 말이다. PD는 크게 웃으며 이번 작품 자신 있다며 자기를 믿어달라는 말까지 남기며 돌아선다. PD는 차에 타면서도 다음엔 꼭이라며 윙크를 한다.

‘다음에 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자 오바이트가 나온다. 계속 토해도 배속에서 뭔가 계속 나올 것만 같다.

서린은 그렇게 하루를 꼬박 누워 있다가 제주도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식사를 하고 나온 서린은 예정대로 올레길을 걷겠다며 지도를 본다. 지도를 낚아챈 정성목은 서린에게 깽값을 요구하며 연락처를 달라고 한다. 기가 막힌 서린. “ 밥 샀으면 됐지. 뭘 더 바래? 이 아저씨가! ”

지금이야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뇌 쪽에 문제는 최소 하루는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거라며 한사코 연락처를 내어 놓으라는 정성목.

서린 정성목을 째려 보다 단호하게 말한다. “ 그래 하루 있어봐. 어떻게 되나. ”

정성목, 서린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되묻는다. “ 뭐, 뭐요..? ”

서린 마침 잘 됐다며 자신이 올레길을 걸으려 하는데 같이 걷자고 말한다. 그렇지 않아도 여자 혼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얼마 전에 올레길에 안 좋은 사건도 있지 않았냐며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은 혼자 다니면 안 되는 몸이라고 말한다. 정성목은 서린에게 당신이 뭔데 혼자 다니면 안 되냐며 반문하자 서린 얼른 입을 다문다. 정성목은 어차피 시간도 뜨고 하니 괜찮겠다며 자신이 가이드를 하겠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걷고 싶은 길이 있다고...

“ 올레길 몇 번..? ” 이라고 묻는 서린에게 정성목이 대답한다.

“ 유배길이라고...”

“ 유.배.길. ... ” 천천히 곱씹는 서린.


그렇게 유배길을 찾아 걷는 정성목과 서린.

처음엔 사사건건 티격태격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둘의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비록 옥신각신 말싸움이기는 하지만 연신 쉬지 않고 서로의 말에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다 이번 말싸움은 좀 심하다 싶더니만 심지어 몸싸움까지 가게 되는데.. 결국 정성목의 가방이 쏟아진다. 정성목의 가방에서 쏟아진 책이며 노트 중에 시집을 짚어드는 서린.

“ 아저씨 시인이야? ”

정성목, “ 시인은 무슨... ” 하며 시집을 빼앗으려 든다.

“ 에이 맞네. 여기 사진.. 정성목. 1978년생. 뭐야? 완전 노안이잖아. 난 한 마흔 몇 살은 된 줄 알았네. ”

“ 저기 저 아직 결혼도 안 했거등요. ”

“ 한 번두 안 했다구..? 아직? ”

한 번도 안 했냐는 말에 벙찐 정성목, 시집을 낚아채 가방에 넣는다.

시인임을 알게 된 서린은 정성목에게 어쩐지.. 원래 바바리맨과 시인은 비슷한 수준 아니냐며 바바리맨의 고추가 시인에게는 ‘시’ 아니겠냐고 말한다.

처음에 그들이 밥 먹으며 했던 바바리맨의 공방을 생각하면 일리 있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피식 웃는 정성목. “ 맞아.. 그런 거 같은데.. 외로움을 소극적으로 세상에 전달하는 아웃사이더...” 서린이 받아서 말한다. “ 비겁한 욕망을 치졸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도.. ”

정성목은 서린에게 자신은 더 이상 시를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금 같은 세상에 ‘시’는 필요 없다며. 오히려 지금 떠도는 ‘시’야 말로 세상에 빌붙는 더러운 가래침일 뿐이라며.

서린은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시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이 외우는 시를 하나 읊어보겠단다.. 조금 외우다 보면 유명한 노랫말이다. 아예 노래를 부르는 서린.

“ 뭐.. 시가 뭐 별건가 유행가 가사도 멋진 시인걸~ ”


곧 그들에게 펼쳐진 자연 경광이 그들을 압도한다.

잠시 풍광을 바라보는 둘은 말이 없다.

서린이 입을 연다.

“ 이곳에 학교를 짓고 싶어. 그래서 애들.. 맘껏 놀게 해주고 싶어. 그러면서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하고 싶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자연과 예술뿐이니까...”

서린이 정성목을 향해 묻는다. 아저씨는 강사고 시인이니까 그런 생각으로 제주도에 와서 강의하는 거 아니냐고 말이다. 서린의 이 질문에 정성목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다.

“ 당신 오늘 나 여러 차례 때리네.... ”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 그들 앞에 파전과 막걸리를 파는 곳이 나온다. 천막을 쳐놓고 막걸리와 파전만 판다. 잘 보면... 해안기지 반대하는 분들이 임시로 지어놓은 가건물이다.

그곳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서린과 정성목.

정성목이 서린에게 털어놓는다. 자신은 제주도에 풍광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고. 그저 강의하러 왔고, 강의가 끝나면 갔다고. 곧 교수가 되고 결혼을 하기를 바라는 맘이 전부였던 거 같다고. 자신이 시를 안 쓰는 이유는 세상을 탓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안위만을 신경 쓰면서.. 편해지면서... 시를 쓰지 않게 되었다고 실토하듯 털어놓는다. 정성목 막걸리를 들이킨다. 그러면서 자신은 시를 안 쓰는 것이 아니라 못 쓴다고 말한다. 시를 쓰려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줄 알아야 하는데, 자신은 여지껏 그러지 못 했다고 말이다.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왜 그동안 보이지 않았을까..? 내가 걸었던 이 길이 유배길인지 왜 몰랐을까..? 알고 싶지도 관심도 없었던 거다. 그저 그 위를 걷는 나만, 나만 소중했던 거다. 길을 걷는데 길도 없고 배경도 없이 나만. 오로지 나만.

처음 만난 서린에게 이런 얘기를 하다니... 갑자기 창피해진 정성목. 정신을 차리려 바깥으로 나간다. 서린 쫓아나가지 않고 막걸리를 홀로 기울이는데 PD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딨냐고 물으며 보고 싶다는 말을 되풀이 하는 PD. 서린은 상냥한 목소리로 작품 들어가기 전에 쉬려고 지방에 내려왔다며 올라가면 연락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는다.


조금 거리를 두고 걷는 두 사람.

앞서 걷는 정성목을 돌려세우는 서린. 정성목의 멱살을 움켜쥐고 묻는 서린.

“ 당신 오늘 나랑 잘래? ”

“ 예..? ”

“ 나랑 섹스 할 거냐구? ”

“ 에..?!! ”

서린은 정성목에게 시인이면 첨 만난 여자랑도 자고 그러는 거 아니냐며 재차 자자고 말한다. 멱살을 잡고 도발적으로 말하고는 있지만 서린의 눈동자는 한없이 슬퍼 보인다. 그 눈빛을 본 정성목이 서린을 떨쳐낸다.

“ 시 그런 거 아니야. ”

정성목 그냥 앞서 걷는다.

서린도 앞서 가는 정성목을 쫓지 않는다. 멀어지는 정성목을 보며 혼잣말을 한다.

“ 그지.. 그게 시가 아니지.. ”

서린 핸드폰을 꺼내보면, PD에게 느끼한 문자가 여러 통 와 있다.


그렇게 헤어진 두 사람이 게스트하우스에서 마주친다. 마치 우연처럼. 하지만 우연이 아닌 게 이 근방에는 이곳 게스트하우스가 유일하게 잘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몇 명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얘기를 하는 서린과 정성목. 그 중에 서린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 돌연 아니라며 그곳을 뛰쳐나오는 서린. 정성목이 서린을 뒤쫓아 나온다.

서린 애써 끝까지 정성목에게 자신이 배우가 아닌 척 한다.

그러자 정성목이 서린의 프로필을 좔좔 읊는다. 82년생. **대학 **과 졸. 데뷔작. ‘축제’ 그 후 **영화제 신인여우상. 놀라는 서린. “ 언제부터 알았어요..? ”

정성목은 그녀가 마주쳤을 때부터 알았다고 한다.

“ 그 선글라스 영화 ‘거울 속’에서 쓰고 나왔던 거잖아. 다른 걸 썼으면 못 알아봤을 수도 있었는데... ”

놀라는 서린.

정성목은 이제 그간의 모든 음모를 털어놓는다. 깽값을 달라고 한 것은 전화번호를 따려함이었는데 끝내 못 땄다며 아쉬워한다. 피식 웃는 서린.

심지어 정성목과 서린은 트친으로 실제 멘션도 주고받았다며.. 정성목의 관심글로 지정한 멘션 등을 보여준다. 신기한 듯 확인하는 서린.

둘은 그렇게 외딴 곳에 덩그라니 있는 편의점 앞에서 따뜻한 캔커피를 건배한다.

정성목은 서린의 작품에서의 연기나 장면 등을 얘기하며 입에 침을 튀긴다. 얼마나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며. 이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서린의 볼에 눈물이 소리 없이 흐른다. 어둡고 자기 얘기에 취해 정성목은 서린이 울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혹은 모른 척 해주는 지도 모르겠다.

이제 식은 커피를 한 모금 하는데 서린의 핸드폰이 울린다. 보면 PD 전화다.

전화를 씹으려다 불쑥 받는 서린. 순간적으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쏟아낸다. 옆에 있는 정성목도 놀라서 서린을 쳐다만 볼 뿐. 전화 속 상대 PD도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자 대답을 하라고 독려한 서린이 너 따위가 연출하는 드라마에는 출연하지 않겠다고 소리치고는 전화를 끊어 버린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정성목은 계속 떠들고 있는데 서린은 정성목에 기대 잠이 들었다. 정성목은 서린에게 어깨를 내어주고는 지난 비행기 표 위에 뭔가를 끄적인다.

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이번엔 정성목이 테이블에 엎드려 자다 문득 깨 보면 저만치 서린이 바다를 보고 있다. 수평선 너무 퍼런 기운이 퍼지더니 금방 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서린의 옆에 다가간 정성목.

둘의 얼굴이 붉게 물든다.

정성목이 손에 꼬옥 쥔 비행기 표를 서린에게 건넨다.

“ 사람이 변화시키는 요소가 자연과 예술이라고 했지. 가장 중요한 걸 하나 빼먹었어. 바로 사람. 사람을 변화시키는 건 바로 사람이야. ”

서린 비행기 표를 보면 그 위로 빼꼭하게 글이 쓰여 있다.

정성목이 시를 쓴 것이다.

헛기침을 하고 정성목이 쓴 시... <유배길>을 낭독하는 서린.

그 둘 사이로 큼지막한 해가 떠오른다.


카페 안. 혜원 앞에 바바리를 곱게 접어 내려놓는 정성목.

“ 이거 나한테 안 어울려... ”

카페에 나와 횡단보도 옆에 서 있는 정성목. 눈이 부신지 손을 들어 태양을 가린다.

손을 들어 태양을 가린 정성목은 찡그린 얼굴이 아니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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