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그리고 달님

도미노 행사 알바 다녀온 후....

by 이게바라

도미노 행사 알바를 다녀왔다.


도미노를 세우고 넘어뜨리는 일을 누가 하나 보았더니 협동심을 키운다는 명목 하에 기업, 단체 등에서 하는 거였다.


'이걸 왜 하고 있나? 힘들게. 돈 들여서. 나원참.'


언 듯 드는 생각은 이러했다.


알바 첫날은 경기도 지방 자취위원회에서 오신 분들이었다.


누가 봐도 어르신들.


것도 서로 잘 모르는 분들.


그런 분들이 쭈그려 앉아 도미노를 쌓는다.


쌓기 전부터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곧이어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린다.


자칫 실수를 하여 기껏 세워놓은 도미노를 쓰러진 것이다.


화딱지가 나고 마음이 급해도 결코 서두르거나 막 할 수는 없다.


그러다가는 금방 실수를 하거나,


쓰러트릴 때 넘어지지 않는 실수가 생긴다.


그렇다.


도미노는 철저하게 넘어질 때 넘어져야 하는 게임이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노를 해서는 안 되는 게임이다.


그러다 보니 단체로 하기에 딱 좋은 놀이인 것은 맞다.


만약 작년 이맘때 도미노 알바를 했다면


도미노 게임을 한심하게 생각했을는지 모른다.


개성이 중요하다고, 넘어질 것을 굳이 왜 세우냐는 등 매우 못마땅한 시각으로 도미노를 바라봤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미 내 인생에 다시없을 가장 위대한 도미노를 경험했다.


그것은!


시청광장에서 경복궁 앞까지 일어섰다가 쓰러지는 촛불의 파도!!


무수히 많은 도미노 픽셀이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그때의 감흥이 느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두세 시간을 공들여 세웠던 도미노가 한순간에 넘어간다.


이를 보면서 어르신들은 환호한다.


서먹했던 관계도 이제 고생해서 도미노를 세운 탓에 많이 친해진 후다.


환호하는 순간만큼은 낙엽 구르는 것만 봐도 까르르 웃는 여고생과도 같다.


그리도 애써 세웠던 도미노가 일시에 넘어가는 것은 일종의 카타르시스.


그야말로 모든 것을 쏟아붓는 순간이다.


그 후.....


활활 타올랐던 촛불 혁명 후 현재는,


도미노가 쓰러진 현장 분위기 같다.


도미노가 쓰러지는 순간의 환희는 일순 잦아들고, 무수히 많은 도미노 픽셀만이 극렬했던 전장의 시체처럼 쌓여있다.


도미노를 쌓았던 어르신들이 조용히 픽셀을 박스에 담아주신다.


그것도 색깔별로 구분해서.


지금의 분위기가 그러하다.


거하고 빛나는 촛불잔치가 끝난 뒷수습은,


어둠 속에 둥글게 뜬 달님이.


도미노 얘기하다가 뜻밖의 결론은


달님을 응원한다는 말로 맺는다.



그리고,


회수된 도미노 픽셀은 언제고 또 극렬하게 자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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