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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게바라 Mar 18. 2022

12월 31일  금 _ 2021년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발표.      


2017년 겨울, 그러니까 4년 전 이맘때 장사라는 것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터를 잡을 때 맘은 이랬다. 

 ; 시나리오 쓴다. 써도 안 되면 가게 보증금이라도 빼서 독립영화 한 편 찍는다. 

배수의 진을 친 장수의 맘으로 그리 마음을 다졌다. 

하지만 쓴 시나리오는 시장에서 외면당했고, 

독립영화 찍을 자금은 ‘코로나 여파’로...... 없다. 

있는 건 대출 빚뿐. 

이런 상황에서 영화를 찍을 만큼 나는 무모하지 않다.      

지금 이 시점에 영화 제작을 감행한다는 것은 장난감 가게 앞에 퍼질러 누워 장난감 하나 사달라며 울며불며 땡깡부리는 아이의 모습과 다름 아니다.     


‘영화’.... 한 번도 제대로 가져보지 못한 장난감.     


끝내 내가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지 못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장난감을 만든다. 

누가 보면 벽돌에 지나지 않지만, 

아이에게 그것은 우주를 날아가는 함선이다.   

  

앞으로 나는 내 관점대로 영화보고, 

(그 옛날 영화는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쾌하고 만족스러운 장난감이었다.)

내 방식대로 ‘영상’을 찍을 것이다. 

돈 없으면 없는 대로. 

무엇보다 내 맘대로.         

 

<파우스트>를 빌려 내가 말한다.     

노력하면 방황한다 했던가. 

더 이상의 노력은 없다. 

더 이상 간절하지 않다. 

이제 그만 방황하고 내 안에 멈추리라. 

순간이여 그걸로 충분하게 아름다우리라.      


이제 더 이상 방황하지 않는 나는, 

순간에 발을 딛고 힘들이지 않으며 걷겠다.

끊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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