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발표.
2017년 겨울, 그러니까 4년 전 이맘때 장사라는 것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터를 잡을 때 맘은 이랬다.
; 시나리오 쓴다. 써도 안 되면 가게 보증금이라도 빼서 독립영화 한 편 찍는다.
배수의 진을 친 장수의 맘으로 그리 마음을 다졌다.
하지만 쓴 시나리오는 시장에서 외면당했고,
독립영화 찍을 자금은 ‘코로나 여파’로...... 없다.
있는 건 대출 빚뿐.
이런 상황에서 영화를 찍을 만큼 나는 무모하지 않다.
지금 이 시점에 영화 제작을 감행한다는 것은 장난감 가게 앞에 퍼질러 누워 장난감 하나 사달라며 울며불며 땡깡부리는 아이의 모습과 다름 아니다.
‘영화’.... 한 번도 제대로 가져보지 못한 장난감.
끝내 내가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지 못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장난감을 만든다.
누가 보면 벽돌에 지나지 않지만,
아이에게 그것은 우주를 날아가는 함선이다.
앞으로 나는 내 관점대로 영화보고,
(그 옛날 영화는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쾌하고 만족스러운 장난감이었다.)
내 방식대로 ‘영상’을 찍을 것이다.
돈 없으면 없는 대로.
무엇보다 내 맘대로.
<파우스트>를 빌려 내가 말한다.
노력하면 방황한다 했던가.
더 이상의 노력은 없다.
더 이상 간절하지 않다.
이제 그만 방황하고 내 안에 멈추리라.
순간이여 그걸로 충분하게 아름다우리라.
이제 더 이상 방황하지 않는 나는,
순간에 발을 딛고 힘들이지 않으며 걷겠다.
끊임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