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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게바라 Mar 21. 2022

1월 3일  월 _ 2022년

새해 셋째 날 본 영화는 < Inland Empire >     

딱 세 시간짜리인 이 영화는 스펙터클 대하드라마라고 해도 좋을 제목과 러닝타임을 갖고 있지만, 

정작 영화가 시작하면 초저예산 영화임이 드러납니다. 

심지어 캠코더로 찍은 영화. 

지금 같으면 핸드폰으로 찍어도 저보다는 좋은 화질이 나올 텐데 말입니다. 


거장인 감독은 왜 저예산으로 찍었을까요? 

제가 추측컨대 감독은 자기 맘대로 찍기 위해서....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지맘대로’가 무엇인지 

David Lynch (올해, 76세. 당시는 60세)는 이 영화로 화끈하게 선보입니다. 

린치는 이후 장편 상업영화를 연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영화를 끝으로 상업영화감독의 타이틀은 내려놓고 주인공 니키(로라 던)처럼 다른 차원으로 떠나버리고 맙니다. - 그의 영화처럼 말입니다. 

그래서일까, 영화가 끝나고 왠지 모를 후련함, 카타르시스가 느껴집니다. 

물론 이해할 수 없는 너무 긴 영화에서 해방되었다는 기분이 왜곡되어 느껴진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말입니다.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한 2007년 여름에 저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몸을 비비 꼬며 보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3시간이나 되는 이 영화의 화질은 왜 그렇게 구리고, 카메라 무빙은 왜 그렇게 근본이 없는지. 거기다 내용은 도저히 따라갈 수도 없었으니 고문이 따로 없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잔상이라고는 토끼 탈 쓴 배우들이 나오는 시트콤. 그리고 거리 여자들의 춤. 딱 거기까지였지 내용은 전혀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에 비하면 <멀홀랜드 드라이버, 2001>는 무척이나 얌전한 요조숙녀입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그렇게 15년이 지나서 다시 보니 이제야 어슴푸레 조금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이 영화가 재밌기까지 합니다.      

앞으로 제가 작업하는 방식이 이 영화를 작업한 방식과 흡사할 것 같습니다.

 

‘지맘대로’      


이번 작업은 정말 ‘제 맘대로’ 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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