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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게바라 Jun 26. 2022

6월 2일  목 _ 2022년

; 검은 것과 붉은 것이란 게 도대체 뭡니까?     


; 아직 오지 않은 일을 기다리며 알 수 없이 괴로워하는 일을 번민이라 한다. 번민하는 자의 눈은 빛을 잃어 검다. 

지나간 것을 떠올리며 잊지 못해 슬퍼하는 일을 번뇌라 한다. 번뇌하는 자의 눈은 분노로 붉다. 

하여 번민은 검고 번뇌는 붉다. 

형체를 갖추지 못한 그 검고 붉은 것이 그토록 사람들을 괴롭히는데 다시 만나 한 몸이 된다면 이 세상이 어찌 될 것 같으냐. 

산 자와 죽은 자 모두가 번뇌와 번민의 사슬에 붙들려 분노하고 절망하며 살아가는 세상. 끝을 알 수 없는 밤의 세상. 그것이 바로 지옥이지. 




영화 <제 8일의 밤>에서 이성민 배우가 맡은 ‘선화’의 대사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번뇌인 검은 눈과 번민인 붉은 눈이 만나 지옥문을 연다고 하네요. 

하여 이성민 배우가 분한 ‘선화’가 이를 막으려고 합니다. 도끼 한 자루 들고 말이죠. 

그런데 말이죠, 번민과 번뇌가 무한 반복하는 곳은 다름 아닌 현실입니다. 

알 수 없는 미래, 후회로 점철된 과거. 이것이야말로 현실이고 삶인 거죠. 

그러므로 현실에서는 지옥문이 수시로 회전문처럼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합니다. 

어제 보았던 다큐 ‘N번방 사건’이 그러하였고, 

어제의 지방선거 등 연이은 선거결과도 그러합니다. 

도대체 권력을 쥐어서는 안 되는 인간들이 민주적인 투표를 통해 ‘갓갓’이 되고 ‘박사’가 됩니다.

현실이 이러한데, 

이 영화에서는 자살을 시도했던 맘 여린 사람들이 악마화 되어 지옥문을 연다고 하니 무서울 턱이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검은 눈’이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을 징검다리 삼아 ‘붉은 눈’에게 갑니다만, 현실에서의 ‘검은 눈’은 잘 살면서도 더 가지려 욕망이 드글드글한 자들을 타고 갑니다. 선거에 성공하여 권력을 쥐려는 인간들을 징검다리 삼아 하나하나 타고 가는 겁니다. 

 이미 ‘검은 눈’은 징검다리 두 개를 건넜습니다. 
 다음 선거에서는 반드시 그 길목을 차단해야 합니다. 

‘촛불’로 그 길을 끊어버렸다고 방심하는 사이, 다시금 ‘검은 눈’은 그 시커먼 동공을 껌벅거리며 눈알을 부라리기 시작한 겁니다. 

다음 선거에서는 부디 제발 제대로 찍어 이 징검다리를 끊어내야 할 겁니다.   

   

‘선화’가 들고 다니는 도끼가 '제대로 찍자'는 메타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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