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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Feb 02. 2018

다운사이징(2017)

-미니멀리즘의 극대화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작하는 영화"

영화의 설정이 매우 기발한 영화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소인국 이야기를 변주한 영화인데, 과학적으로 물체나 사람의 크기를 실제보다 훨씬 작게 만들 수 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인구 증가로 인한 여러가지 문제점과 그 해결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진행할 때 미시적인 개개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의 첫 장면 부터 약 20여분은 영화의 주인공인 폴(맷 데이먼)은 나오지 않는다. 그 이전에 사람을 작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나타나게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실제 인구 증가로 인한 환경 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로 인간을 실제보다 작게 만들어 배출되는 쓰레기나 오염물질을 줄이고, 여러 과소비를 줄일 수 있게 하려는 연구가 있었는데, 이 연구가 실제로 성공했고, 그 내용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실제 실험에 참여한 첫 피험자 들에게는 어떤 영웅 적인 시선이 쏟아지고 전세계 매체들은 그 실험의 성공이 뭔가 대단히 혁명적인 것인듯 보도 하고 있다. 그 이후 영화의 시간 흐름은 5년후, 10년 후 등 금방 넘어가 버리며, 주인공 폴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실험의 성공한 후 실제 소인국이 운영되고 지원자를 찾는 방식으로 계속 참여자는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폴은, 영화 처음에는 아픈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지만, 몇 년 후에는 결혼하고 그 집에 계속 부인과 살고 있다. 폴 이란 인물은 의대를 가려고 하다가 어머니가 아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영화에서 아주 드러내놓고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머니의 질병으로 인해 본인이 더 대단한 의사 등의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보다 거시적으로 중요한 것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가 대단한 인물이다. 물론 그런 내용의 말을 다른 사람에게 잘 하지는 않는다.


폴은 부인과 여러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다가, 소인국으로 가서 살면 큰 경제적인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고, 환경도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델 하우스에 가서 부인과 구경도 하다가 결국 작아지기로 한다. 이러면서 벌어지는 일이 나온다. 특히 작아지는 시술을 하는 과정을 보면, 굉장히 아름답고 체계적인 모습이 나와서 신비롭다는 생각도 든다. 어떤 공장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같다. 

결국 폴의 아내가 작아지기를 거부하면서 이혼하며 소인국 생활이 시작되는데, 폴은 이 시스템 안에서 어떤 누구보다 외롭게 느껴진다. 영화 속의 묘사되는 소인국은 모두가 잘 살지 않으며, 우리 사회 처럼 슬럼가 같은 가난한 사람이 사는 지역이 있다. 폴이 녹 란 트란(홍차우)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그녀가 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되는데, 결국 미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체험하는 것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에 기여하기

영화의 후반부에 폴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 또는 지구를 위해 뭔가 하려고 하는데, 결국 다시 미시적인 세계로 돌아온다. 폴이 느끼는 고민은 우리가 이미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환경문제를 생각할 때, 결국 우리의 삶 안에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어떤 것을 살 때, 우리는 환경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보통은 살 것을 쇼핑하다가, 여러 제품 중에 ‘환경 보호’ 에 좀 더 가까운 것을 보고, ‘ 아 이것을 쓰면 좀 더 환경이 보호되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구입하게 된다. 물론 거시적인 환경 운동에 직접 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영화 속 폴과 같이 대단한 것을 하고 싶어하지만, 주변 사람 또는 가족들과 함께 작지만 의미있는 일들을 하기도 한다. 이런 미시적인 관점에서 도움을 실행할 때는, 우리가 굳이 가족이나 주변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영화는 전반부는 매우 흥미로는 이미지들을 보여주고 설명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재미가 조금 떨어진다. 초반에는 작아진 사람과 큰 사람들의 대비를 보여주며 신기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소인국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 결국 그건 큰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다른 것이 없다. 똑같이 살고,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결정한다. 결국 그 안의 삶도 자본주의의 삶이며, 여러가지 운이 우리의 삶의 형태를 결정한다. 

영화를 다 보고 폴이 느꼈던 생각에  동질감을 느꼈다. 나란 존재도 뭔가 대단한 것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도움을 주고 싶지만, 결국 나는 주변 사람 옆에서 작은 걸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미시적인 노력들도 결국 사회에 도움을 주는 활동이다.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고, 나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굳이 꼭 뭔가 큰 활동에 내가 주인공으로 참여할 필요는 없다.


맷 데이먼과 홍 차우의 연기는 훌륭하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의 비중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굳이 유명한 배우가 나왔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크리스토퍼 왈츠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웃음이 나오게 한다. 전반적으로 여러모로 매우 아름다운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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