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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Aug 07. 2018

전형적인 일본 난장 소동극

-레온(2017)



한때 유행하던 일본 영화, 그리고 지금


 한때 한국에서 일본 영화가 인기를 끌었던 때가 있었다. 처음 정식 수입되었던 러브레터(1995)를 시작으로 철도원(2000), 링(1998), 도쿄타워(2004),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4) 등 다양한 영화가 관객들의 관심 영역에 들어온 적이 있다. 일본 영화의 조용한 감성이나 조금은 기괴했던 공포영화들이 반짝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왔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마치 홍콩영화처럼 수입이 되지 않기 시작했는데 홍콩영화는 전성기 시절이 있었지만 일본 영화는 그런 아주 좋은 시기도 없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물론 일본 영화가 아예 없어진 건 아니다. 일본 내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해마다 개봉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같은 좋은 감독이 여전히 좋은 영화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일본 모바일 연재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영화 레온은 일본 모바일에서 연재된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남녀의 몸이 바뀌는 것이 기본 설정인데, 이제는 이런 소재로 떠오르는 영화가 많아졌다. 과거에 할리우드에서 흥행했던 스위치(1991), 한국영화인 체인지(1997)나 아빠는 딸(2017) 같은 영화들에서 이미 비슷한 설정의 영화들을 봐왔다. 그래서 소재 자체는 신선하지 않다. 조금 다른 것은 나이 든 남자와 젊은 여자의 몸이 바뀐다는 것인데 너무 성적인 부분에 집중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그런 면을  심각하게 비교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해서인지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B급 유머로 가득 차 있다. 영화 속 카사노바 캐릭터인 쿠사카(야마자키 이쿠사부로)가 등장할 때는 정말 싸구려 같아 보이는 영상 CG효과가 등장하고 행동은 무척이나 과장되어 있다. 주인공 레온(강지영)은 소심의 극치를 달리는 캐릭터고 나이 든 사장 레오(다케나카 나오토)도 극단적인 변태 사장 캐릭터다. 이런 극단적인 캐릭터와 영상을 얼마나 받아들이느냐가 이 영화의 호불호를 결정할 것 같다.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의 몸이 뒤바뀌는 전형적인 일본 B급 난장극


 영화의 전개를 주로 담당하는 캐릭터는 여자 캐릭터인 레온이 연기하는 늙은 레오다. 그러니까 늙은 사장 레오가 여자 레온의 몸속에서 행동하며 극을 이끌어 간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남성의 시각이 강하게 들어가 있다. 여성의 역할이나 시선은 철저히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 속에 묻어놓았다. 이런 여성 캐릭터에 대한 설정은 영화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에 똑같이 적용되며,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적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어떤 관객들에게는 이 영화를 끝까지 보기가 불편할 수 있다.



 대부분은 자기 자신의 위치나 모습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지 못한다. 영화 레온에서는 몸이 바뀌면서 사장 레오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경험하게 된다. 본인 입으로 다른 직원들에게 자기 자신의 의견을 말하라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다른 사람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믿고 밀어붙여왔다. 그런 그가 몸이 바뀌면서 생각이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여성 캐릭터인 레온보다는 늙은 사장 레오의 성장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과잉인 코미디 영화


 이 영화가 비록 B급 정서를 추구한 코미디 영화라고 해도 최소한의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리액션이 과하며 몇몇 유머들은 불편하다. 마지막 극의 정점에서 보이는 반전은 우리가 지금까지 본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너무 많이 본 것이라 식상하며 악당으로 나오는 캐릭터는 너무 만화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상황은 꽤 코믹하게 다가오는데, 여자 레온의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원래는 이런 느낌’이라는 안내가 나오며 여자 옷을 입은 사장 레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징면들은 꽤 웃음을 준다.



 이 영화는 배우 강지영의 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 아이돌인 카라의 멤버로 활동하다 그룹의 해체로 일본에서 연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기활동을 계속해나가서인지  강지영이 연기하는 레온은 꽤 자연스럽고 사랑스럽다. 소심쟁이 일 때의 모습과 늙은 사장이 몸속에 들어갔을 때의 밝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영화의 몰입을 이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 배우는 다케나카 나오토 일 것이다. 그는 일본에서 다작하는 배우로 유명한 배우다. 맡는 역할도 정말 다양하다. 변태 캐릭터도 있지만 진중하거나 순수한 캐릭터 연기도 잘 해낸다. 영화 레온에서 그는 바보 같고 순수한 모습과 변태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 모두를 잘 표현하고 있어서 보는 이의 배꼽을 잡게 만든다. 그나마 그의 연기가 이 전형적인 난장 소동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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