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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Feb 13. 2018

#3. 상대방 나라에 대한 편견 깨기



 사내 연애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다.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나 국가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보통 사람들은 싫어하는 국가의 모든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 서양인들은 동양인에 대해 눈이 작고 빠르다고 생각한다. 동양인들은 아프리카의 모든 사람들이 못살고 운동신경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인은 중국인에 대해 촌스럽고 예의 없다고 생각하고, 중국 사람은 한국 사람 눈이 작고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미지 혹은 편견들은 우리가 자라면서 은연 중에 접하거나 배운 정보들이다. 다 아는 것 처럼 각 나라, 각 인종의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다. 개개인으로 들어가면 모두가 다 다르고, 각각의 가족들은 그들만의 특성을 가진다. 이런 편견들은 같은 한국인을 만날 때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나라의 사람을 만날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의 내 아내를 어머니께 처음 이야기 할 때 어머니는 이랬다.

나:엄마, 저 여자친구가 생겼어요. 아마 결혼도 가능할 것 같아요?
어머니: 그래? 잘 됐네!^^ 어떤 사람이야? 나이는?
나: 같은 회사에서 만난 사람이구요. 저보다 7살 어려요. 근데...
어머니: 응 근데?
나: 중국 사람이에요. 홍콩 옆 도시 심천이라는 곳에 사는 사람이에요.
어머니: 중국? ...(걱정되는 표정으로...) 그래.. 한 번 데려와봐.


 처음 이 말을 어머니께 할 때, 많이 긴장했다. 아마도 나는 그때도 한국인들이 가진 중국인의 모습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중국인은 못살고 시골에서 농사짓는 그런 이미지라서 그 얘기를 하기까지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자리를 마련해, 집으로 방문한 아내를 보고 직접 이야기를 해보고, 어머니는 걱정스런 기운을 지우셨다. 이후 결혼 후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심천 장모님 댁에 초대해서 같이 놀러 간 적이 있다. 그 때 심천과 홍콩 도심지와 일반 거리 등을 보고 가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머니: 와! 중국도 이렇게 도로도 넓고 잘 정비가 되어 있구나.
나: 네 심천은 커지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신 도시라서 도로와 시설들이 다들 깨끗해요. 홍콩도 다리 하나 건너면 갈 수 있으니 엄청 가깝고요.
어머니: 나는 중국하면 다 시골이고, 이렇게 도심지가 깨끗한지 처음 알았다. 상해는 가봤는데, 거긴 이렇게 깨끗하진 않았거든.
아버지: 도시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살만하겠네.


 내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 나와 부모님이 기억하는 중국의 모습은 시골에서 농사짓고, 똑같이 생긴 주택에 가난하게 살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예의 없고 퉁명스러운 모습을 주로 접했던 우리는 내 아내를 만나고 그 실제 생활을 접하면서 가지고 있던 중국인에 대한 편견을 많이 희석시킬 수 있었다.


 이는 비단 우리 가족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심천에 처음 갔을 때, 장모님과 외삼촌은 나에게 굉장히 퉁명스럽게 대했다. 그들이 거의 처음 만나는 외국인 이었고, 특히나 한국인 이었다. 그 때 나도 너무 긴장했는데, 이 이야기는 후에 다시 다루 도록 하자. 그 첫 방문 이후 장모님은 아내에게 이런 말을 하셨다.


아내: 어때요 그 사람 괜찮죠?
장모님: 응 착해보이네. 그리고 잘먹어서 좋아. 그래도 결혼은 다시 생각해봐. 한국의 시댁은 엄청 보수적이고,
제사도 엄청 많이 지낸다고 하던데... 한국 드라마에서 봤어.
아내: 에이~ 엄마 그거 드라마만 그래요.
장모님: 그 드라마가 한국 사람들이 어찌 사는지 모여주는거야! 안돼! 그렇게 멀리 살면서 무슨 고생을 하려고!


 이게 정확히 일반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 시댁의 모습이다. 그들이 보는 텔레비전의 한국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시어머니의 모습이 한국인들의 이미지를 대부분 만들고 있었다. 장모님 뿐만아니라, 외삼촌, 장인어른 등등 모든 가족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내게 물어왔다. 나는 그것에 일일히 대답하느라 진땀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중국어를 전혀 못했으니, 아내도 같이 진땀을 흘렸다.


 결혼 할 때 장모님과 장인어른, 처남이 한국에 와서 한 달 정도 같이 생활 했다. 그 이후에 중국에 돌아가신 장모님은 다른 가족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고 다니신다.


장모님: 한국 시댁이 다 가부장인건 아니야 우리 oo 이의 시댁은 제사도 없고, 시어머니도 너무너무 잘 챙겨주셔. 서울 시내에도 볼게 많고, 쇼핑할 때도 많아. 홍콩이랑 비슷해~
친척A: 그래? 한국 드라마 보면 시어머니들 엄청 무섭고 며느리 잡아먹던데, 설마 그렇게 좋겠어?
친척B: oo이가 한국 가서 엄청 고생하겠네. 집안 일 엄청 시키고 제사도 일년에 10번씩 한다고 하던데. 그거 아니야?
장모님: 에이 그거 다 드라마에 나오는 거야. 실제로 그런 사람도 있겠지, 모든 한국 집안이 그런건 아니라고 하더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다녀도 어떤 친척들은 전혀 믿으려 하지 않는다. 설마 정말 다 그러겠어? 하면서 믿거나 말거나의 태도를 취한다. 어쨌든 그래도 많은 친척들이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현재도 이런 편견들은 우리 머리 속에 있다. 여전히 중국 관련 댓글을 보면 여전히 그들은 하찮고 미개한 종족이다. 이는 중국 내 댓글들도 마찬가지 일거다. 나와 아내는 결혼을 하면서 주변인들에게 한국인이 실제로 어떤지, 중국인이 실제로 어떤지 이야기 해주고 그들의 생각에 영향을 준다. 우리가 한국인과 중국인의 좋은 점만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안좋은 점들도 서로 공유하고, 각 나라에서 일어나는 나쁜 사건 들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이렇게 각 나라 사람들의 특징과 장단점들을 이야기 하면서 더 그 나라를 이해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국제결혼을 하면, 이런 각 나라의 편견을 바로잡아 주는 일종의 홍보대사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상대방 나라의 문화까지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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