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극복해야 할 사회적 인식

by 레빗구미


요즘은 국적인 다른 이성과 연애하고 결혼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국가 간의 교류가 많아지면서 그동안은 많은 비행 편으로 편하게 여러 나라를 이동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다른 나라의 외국인과 만나 결혼까지 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는지도 모르겠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곧 서로 어떤 방식으로든 대화를 하게 된다.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상대방에 맞추어 가면서 대화해나가다 보면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아니 거꾸로 사랑에 빠져서 이 모든 소통이 가능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랑의 힘이란 위대하다. 서로의 국가가 아무리 멀어도 두 사람이 같이 있을 수 있다면 어디서든 정착하게 만든다.


사실 결혼 후에는 결혼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사람과 사람이 같이 살다 보면 아무리 비슷한 성향의 사람일지라도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성격이나 습관 같은 것들도 있지만 상대방의 가족, 그리고 나의 가족이 보이며 그들과의 거리도 보인다. 그들의 성격, 습관 그리고 각 가정의 문화까지 보이면서 그것들까지 조금은 신경 쓰게 된다. 각자의 집에 방문하고 여행하면서 그런 상대방의 주변들을 이해하고 배운다.


아내보다는 좀 더 예민한 내 성격 상 한 가지 더 신경 쓰이는 점이 있다. 바로 각 나라에서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상대방에 대한 이미지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나 조선족은 드러내 놓고 혐오한다. 이건 중국 사람도 마찬가지다. 중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싫어한다기보다는 무시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런 반응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한 이후, 한국 뉴스의 댓글들에는 중국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하다. 중국 사람을 내쫓으라거나, 입국을 막으라는 요구는 이제는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댓글로 다가온다. 그런 댓글을 보며 기분이 좋지 않다. 내 주변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할까 두렵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한국 내에서도 그대로 중국인을 상대로 진행되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우리는 폭력적으로 그것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적어도 온라인 상의 댓글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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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에게 작은 도넛을 토끼 모양의 그릇에 담아 안경 모양을 만들어줬다. 그러자 아이는 신나 하며 말한다.


"하하하. 귀엽다. 중국 사람 같아"

"응? 중국 사람? 왜 중국 사람이야?"


당황했다. 왜 안경 끼면 중국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아이에게 몇 번을 물었지만 답을 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어린이 집에서 공부하면서 책 같은 곳에서 무언가를 본 게 아니었을까 추정만 할 뿐이다. 아내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나는 그런 세세한 것들이 신경 쓰이는데, 아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앞으로 아이는 중국이든 한국이든 어딘가에서 교육을 받고 성인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게 혼란스러울 것 같다.


아이는 한국 국적이지만 중국 사람이기도 하다. 한국과 중국의 피가 반반씩 섞인 혼혈이다. 아이가 자라고 인터넷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두 나라의 사람들 간에 서로 싫어하고 혐오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와 아내에게 물을 것이다. 자기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이냐고.


늘 마음속으로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어떤 설명을 해야 할까 고민한다. 어쩌면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수도 있겠다. 그것은 아이가 커가면서 선택하게 될 것이다. 내가 한국을 선택한 것과, 아내가 중국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선택할 것이다. 아니 중간의 위치에서 중간자가 될 수도 있겠다. 어떤 것이든 아이가 크게 상처 받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이런 것 때문에 상처를 받게 된다면 최대한 아이의 상처가 최소화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아내에게 이런 걱정을 이야기하면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왜 미리 걱정해요.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걱정하면 더 우울해져요~"

"그래도 너무 걱정되는데요."

"자기는 한국의 좋은 점을 잘 알죠? 나는 중국의 좋은 점을 잘 알아요. 우리가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줘야 되죠. 걱정이 아니고요~"

"나중에 당근이가 잘 판단하겠죠?"

"그럼요. 우리는 최대한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신경 쓰지 않는 당당한 아이가 되게 만들어야죠! 약하면 안 돼요!"



아내가 무슨 전장의 전사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걱정하는 내 모습 뒤에 긍정과 의지가 가득한 여신이 버티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아이도 활발하고 의지가 넘친다. 그래서 늘 대화를 하다 보면 '아내 말이 맞네' 하며 인정해버리고 만다. 그래 아내 말이 맞다. 너무 큰 걱정이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실 과거에 잠시 이런 걱정을 했지만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인 사회적 환경과 인식이 변했다. 그리고 좀 더 강성적인 인터넷 의견들을 보면서 다시 걱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섣부른 걱정이었을지 모른다. 중국이든 한국이든 어딘가에서 교육 시스템 안에 들어가 교육을 받고 또 어떤 부분은 나와 아내에게 배우게 될 것이다. 나와 아내가 말해주는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결국에 아이는 자신의 의지대로 판단하고 느끼게 될 것이다.


아직은 아이의 생각에 어떤 형태가 뚜렷하지 않지만 조금씩 그만의 생각으로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가 좀 더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같이 경험할 수 있게 다시 예전처럼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가 양 국가에 대한 편견을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날카로운 의견들로 걱정이 올라오지만, 아내의 의견대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


"우리가 그렇다고 믿으면 잘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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