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면 2022년은 지나간 해가 된다.
늘 새해가 되는 때가 되면 올해는 어땠는지 생각해 본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회사를 다니며 아등바등 살았고 틈틈이 영화와 시리즈를 보면서 글을 써 내려갔다. 매년 그러하듯 올해도 나와의 대결이었다. 특히 올해는 어깨가 많이 좋지 않았다. 팔이 올라가지 않는 증상으로 한의원에 다녔고, 다행히 조금 상태가 나아졌다. 늘 움츠린 자세 그리고 자주 글을 쓰고 일하느라 컴퓨터 앞에서 굳은 자세로 계속 있었던 게 원인이었다.
무엇보다 부정적인 생각은 올해도 나를 괴롭혔다. 끝도 없는 자기 비하의 생각들과 낮은 자존감은 시도 때도 없이 나를 괴롭혔고 자꾸만 신경 써서 나를 잡아끌어올리지 않으면 자꾸만 저 밑바닥에 나가떨어졌다. 떨어지면 다시 억지로 잡아끌어 원상태로 돌려놓았다. 왜 나의 자존감이 늘 이런 모습을 보이는지 나도 알 수 없다. 2022년에도 그걸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저 계속 나 자신에게 나는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방법밖에는 딱히 다른 수가 없었다. 꾸준히 글을 쓰면서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리뷰'라는 한정된 주제의 글은 뭔가 특성을 가지기가 어렵고 아주 잘 쓰기도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쓰고 있다. 적어도 내가 잘하고 있는 것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는 점일 것 같다.
올해 내 개인 명함을 만들었다. Rabbitgumi라는 필명이 들어간 작은 명함. 사실 누군가에게 명함을 건네는 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 명함을 꺼내 다른 사람에게 건넬 때, 내가 무언가 만들어내고 있고, 이미 만들어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온전히 내가 만들어낸 제2의 자아, Rabbitgumi.
내가 만든 필명으로 리뷰를 쓰고 유튜브 영상을 올린다. 비록 아주 많은 반응은 아닐지라도 이제는 네이버의 검색창에 Rabbitgumi를 치고 검색을 하면 내가 쓴 콘텐츠들이 주욱 나온다. 그만큼 꽤 오래 썼고,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온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내년엔 영화 관련 매체의 의뢰를 받아 고정적으로 영화 리뷰를 써보고 싶기도 하다. 아직까지 그런 의뢰는 없지만 언젠가는 그런 때가 올 거라고 분명히 믿는다.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좋은 기회가 올 거라는 걸 생각하고 있다.
분명히. 내 마음속에 부정적인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 때론 '죽음'이라는 길을 택하라고 속삭이기도 한다. 아무도 나의 글에 신경 쓰지 않는다거나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언어와 생각들을 늘어놓는다. 어쩌면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과는 평생 싸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흘러도 나이가 들어도 이런 생각들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2023년에도 이런 생각들과 싸워야 할 것 같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에도 부정적인 생각과 말들은 내 깊은 곳에서 계속 나를 끌어내릴 것이다. 실제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해나가다 보면 좋은 기회들이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 그 믿음이 없다면 계속 오래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회사 일을 하고, 육아를 하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쓴다. 실제로 나는 많은 일을 하고 있고 꽤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글을 영상으로 옮기는 유튜브 영상은 부족하지만 조금씩 다른 형태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영상을 완전히 포기하기보다는 업데이트 간격을 느슨하게 풀려고 한다. 대신 리뷰나 영화 관련 글을 쓰는데 좀 더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여전히 나에겐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따라올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무엇이든 애매하게 잘하는 능력이 있는 나에게 2022년의 마지막 날에 이렇게 말하고 싶다.
https://contents.premium.naver.com/rabbitgumi/rabbitgumi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