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비키친anime cook Sep 11. 2021

올랑데즈소스, 에그포셰,샹피뇽 소테 오 뵈르

영화 <줄리 앤 줄리아> 속 음식들

이번엔 영화 <줄리 앤 줄리아> 속 음식들을 가지고 왔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우리가 다 아는 음식들이다. 올랑데즈 소스는 홀랜다이즈 소스, 에그 포셰는 포치드 에그(수란), 샹피뇽 소테 오 뵈르는 그냥 버터에 구운 양송이버섯이다. 영화만 보고는 "그거 있잖아 줄리아가 먹었던 음식" 하면서 무슨 요리인지 설명하기 바빴는데 음식의 이름을 알고 나니 아주 편안해졌다. 이 음식들의 이름을 프랑스어도 모르는 내가 어떻게 알았냐 하면 그냥 책에서 읽었다. 어떤 책에서 읽었냐 하면 줄리 앤 줄리아의 줄리아 차일드가 쓴 책 "프랑스 요리의 기술"에서 읽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책은 원어로 된 책만 있었기 때문에 읽어보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었는데 최근에 한국어판이 나왔고 엄청 들뜨고 기쁜 마음으로 책을 받아보았다.

10번째 보는 중...
줄리아 차일드 "프랑스 요리의 기술"


일단은 책을 받아보고 좀 놀랐었다. 두껍기도 엄청 두꺼웠고 오래전 만들어졌던 그대로 찍어낸 책인 것 같았다. 글씨도 빽빽하게 쓰여 있었고 요즘에 나오는 요리책의 화려한 사진 대신 직접 그린듯한 그림들이 중간중간 배치되어 있었다. 간결한 걸 좋아하는 내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책이었다. 그런데 어쩌겠나. 난 이걸 봐야 했고 음식을 만들어야 했고 영상을 찍어야 했다.(협업 제의를 받았기 때문에...;)


그때부터 나는 줄리 앤 줄리아에 나오는 음식이 어떤 건지 책을 통해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요리 이름을 몰라서 애먹을 줄 알았던 예상과는 달리 아주 빨리 쉽게 음식들을 찾을 수가 있었다. 글씨가 많아서 복잡해 보였을 뿐 이 책의 내용은 재료별로 보기 쉽게 잘 나뉘어 있었다. 아무튼 그때는 밤늦은 시간이었고 원하는 음식을 찾았으니 레시피만 대충 보고 자야겠다 했었는데 그로부터 3시간 뒤 잘 준비를 하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글자 엄청 많은 요리책...


이 책은 그냥 레시피나 좀 찾아보는 그런 실용서가 아니었다. 레시피 하나하나에 줄리아의 다정함과 세심함이 묻어있었다. 예를 들어 이 음식엔 어떤 재료들을 사용하면 좋을지, 만약 재료들의 상태가 좋은 조건이 아니라면 어떤 식으로 조리해야 할지, 요리를 막 완성했을 때 먹는 방법부터 남은 요리들을 어떻게 보관하고 어떻게 다시 식탁에 올려야 하는지, 완성된 요리와 어울리는 다른 음식들은 어떤 게 있는지, 어떤 와인과 먹으면 좋은지 등이 아주 자세히 적혀 있었고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따뜻하기도 했고 빨리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소스 올랑데즈(sauce hollandaise) 만들기 *p126

재료 : 달걀노른자 3개, 버터 170g~220g, 찬물 15ml, 레몬즙 15ml, 소금 한 꼬집


TIP. 달걀노른자는 천천히, 조금씩 온도를 높일 것/버터를 섞을 때는 앞서 넣은 버터가 달걀노른자와 완전히 섞이고 난 뒤에 조금씩 더해야 함/달걀노른자 1개가 흡수할 수 있는 버터의 최대양은 보통 80g, 만들어본 경험이 없다면 버터는 60g 미만으로 넣는 것이 안전함


- 소스팬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버터 170g을 넣고 중간 불로 녹인 뒤 한편에 둔다.    


- 그릇에 달걀노른자를 넣고 거품기로 약 1분간 저어 걸쭉, 진득하게 만들어준다.     

- 달걀노른자에 물, 레몬즙, 소금을 넣고 30초 동안 더 젓는다.     

- 차가운 버터 1Ts을 넣고 그릇을 매우 약하게 끓는 물 위에 올린 채 거품기로 계속 저어 서서히 걸쭉하고 매끈한 크림처럼 만든다.     

*이 과정은 보통 1-2분 정도 소요되는데 너무 빨리 걸쭉해지거나 멍울질 것 같으면 즉시 그릇을 찬물에 담그고 계속 저어 식혀준다. 그런 다음 다시 약하게 끓는 물에 올려 계속 저어준다.   

- 휘저을 때 그릇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고 달걀 혼합물이 거품기에 묽은 크림처럼 엉겨 붙으면 충분히 걸쭉해진 것이다.   

- 그릇을 즉시 불에서 내려 차가운 버터 1Ts을 섞는다.

*달걀노른자가 더 익는 것을 막아준다.

- 녹인 버터를 방울방울 또는 1/4 티스푼씩 넣으며 거품기로 계속 휘젓는다. 아주 진한 크림의 농도로 걸쭉해지기 시작하면 버터를 더 빠른 속도로 부으며 휘젓는다. 이때 버터를 녹인 팬 바닥에 있는 우윳빛 침전물이 섞여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한다. 

- 취향에 따라 소금과 후추, 레몬즙을 더해 소스를 완성한다.

조금씩 천천히..
웬만하면 손 말고 블랜더를 사용하자. 그냥 하면 팔 떨어져 나간다..



외프 포셰(oeufs poches) 만들기 *p170

재료: 달걀, 식초


TIP. 신선한 달걀을 사용할 것/깊이가 6-7cm의 냄비를 사용할 것

              

방법 1     

- 냄비에 물을 약 5cm 깊이로 붓고, 식초를 적정량 섞는다.(물 1L당 식초 1Ts)     

-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인다.     

- 달걀 1개를 톡톡 쳐 깨뜨린 다음 끓는 물 위에 최대한 가까이 댄 채 껍데기를 갈라 내용물을  물속에 빠뜨린다.     

- 재빨리 나무 스푼으로 2-3초 동안 달걀흰자를 안쪽으로 살살 밀어 달걀노른자를 감싸게 한다.     

- 물이 계속 매우 약하게 끓도록 불을 조절하고 4분이 지나면 건져낸다.     

-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 익은 정도를 확인한다.     

*달걀흰자는 단단히 익되 달걀노른자는 아직 부드러운 것이 느껴지면 곧장 달걀을 찬물에 담가 식초 성분을 씻어내고, 달걀이 계속 익는 것을 막는다.   

            

방법 2     

- 작은 그릇에 달걀을 깨뜨려 담은 다음 끓는 물 위에서 기울여 그 안으로 달걀을 미끄러뜨리듯 넣는다.

*방법 1과 동일

               

방법 3 (달걀이 신선하지 않을 때)  

- 달걀을 껍데기째 약하게 끓는 물에 8-10초쯤 담갔다가 꺼낸다.

- 끓는 물 위에 최대한 가까이 댄 채 달걀 껍데기를 갈라 내용물을  물속에 빠뜨린다.

*방법 1과 동일

처음 만든 거치곤 모양이 꽤나 귀엽다



샹피뇽 소테 오 뵈르(champignons sautes au beurre) 만들기 *p 607

재료 : 양송이버섯 4개, 버터 1스푼, 식용유 0.5스푼, 소금, 후추


TIP. 살짝 노릇한 색이 감돌며  익혀도 수분이 나오지 않는 제대로  소테를 하려면 버터를 아주 뜨겁게 가열할 /물기가 제거된 버섯을 널찍한 팬에 소테  /팬의 면적에 비해 너무 많은 양의 버섯을 한꺼번에 넣으면 즙이  빠져나오고 노릇한 색감도 나오지 않으니 화력이 약하거나 버섯의 양이 많다면 조금씩 나누어 소테 하는  좋음

  

- 양송이버섯은 2 등분해준다. 버섯의 크기가 좀 크다면 4등 분해도 좋다.          

- 팬에 버터와 기름을 넣고 센 불에 올린다. 버터가 가열되며 일어난 거품이 잦아들기 시작하면 충분히 데워진 것이니 이때 버섯을 넣어 4-5분 동안 뒤섞는다.     

*처음엔 버섯이 기름을 흡수하지만 2-3분이 지나면 표면에 기름이 다시 돌면서 노릇하게 볶아지기 시작한다.

-살짝 노릇한 색깔이 감도는 즉시 불에서 내린다.

-취향에 따라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이거 진짜 맛있다



지금까지 만든 것들을 활용해 <에그 베네딕트> 브런치를 만들어보자!

재료 : 토마토, 아스파라거스, 버섯 등 원하는 채소들, 베이컨, 빵, 올리브유, 버터, 소금, 후추


- 재료들을 손질해 준다.

- 준비한 채소는 올리브유나 버터에 굽고 소금, 후추로 간해준다.

*단, 버섯은 베이컨을 굽고 난 기름에 구워준다.

- 빵 위에 구운 채소와 베이컨 등을 쌓아 올리고 마지막에 수란을 올려주고 홀랜다이즈 소스를 올려준다.

- 버터에 구운 양송이와 잎채소, 구운 채소 등과 함께 접시에 담는다.

소스를 올리기 전의 모습
제대로 만들어진 수란!
예쁘게 만들면 뭐하나. 먹으면 엉망진창이 되는걸..


버터가 이렇게나 많이 들어간 소스가 맛없다면 그거야 말로 거짓말이겠지. 왜 수란과 이 소스를 함께 먹는지 알 것 같았다. 혼자 먹기 아까워서 좋아하는 사람들 막 불러놓고 함께 먹고 싶은 맛이라고 하면 딱 맞는 설명이겠다. 아, 그리고 지금까지 나는 양송이버섯을 엉터리로 볶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고마워요 줄리아.


https://youtu.be/K-iQ5LnLmMQ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