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비키친anime cook Aug 23. 2019

박화영, 누구의 책임일까?

영화 <박화영> 리뷰

이 영화를 보기 전 영화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그냥 넷플릭스를 떠돌다가 눈에 강렬하게 들어온 제목 <박화영>. 재생을 하자마자 쏟아지는 욕 세례에 정신을 못 차리고 봤던 것 같다. 내가 지금 뭘 본건가. 앞뒤 맥락 없이 박화영이라는 한 여자 아이가 자신의 엄마인듯한 사람에게 전화로 욕을 쏟아부었다. 집에 아이들이 함께 있었기에 스피커를 끄고 살며시 이어폰을 꽂았다. 몰입도가 높은 영화였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다. 따로 배경음악이 없어도 숨 가쁘게 이어지는 장면들이 많이 아팠다. 특히 박화영이란 인물에 주목하여 영화를 봤던 것 같다. 박화영에게 부모란, 엄마란 어떤 존재였을까.


극 중 박화영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곁에 있는 아이들의 뒤치다꺼리를 한다. 누가 봐도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면서 이런 대사를 반복한다.

너네들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영화 <박화영>


그리고 자신이 원해서 그 일을 하는 것처럼 호탕한 웃음을 짓는다. 도대체 이 소녀는 왜 이러는 걸까.

이후 아주 잠깐씩 등장하는 박화영의 엄마를 보고 비로소 박화영이 하는 행동과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는 엄마가 필요했던 박화영의 현실엔 그런 엄마는 없었지만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는 친구들에게 그런 모습이 되어주었다. 물론 그러한 박화영을 친구들은 이용했고 박화영 또한 그것을 알았던 것 같다. 그 모습이 너무 아팠다.



영화엔 엄마 이외에도 많은 어른들이 등장한다. 학교 선생님을 비롯해 경찰,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시도하는 성인 남자 등 많은 어른들이 나온다. 그 어른들 중 그 아이들에게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박화영과 그의 친구들이 그 지경까지 가도록 만든 것은 누구일까. 그들의 잘못은 누구의 잘못일까. 그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내게 던졌던 질문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 사회의 일정 부분들 책임져야 하는 어른으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 주게 하는 영화였다.




보는 내내 이렇다 할 음악은 하나도 없는 영화 <박화영>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갑자기 어떤 한곡이 나온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곡. 그러나 박화영의 슬픈 얼굴이 음악에 겹쳐져서 쓸쓸하게 다가왔던 곡. 이번 영상은 영화 리뷰 대신 영화음악 영상을 만들었다. 녹음을 따로 해서 싱크는 좀 안 맞지만 영화를 본 후의 감정을 잘 살려서 불러봤으니 아무쪼록 듣는 이들은 즐감하시길...ㅎㅎ;

https://youtu.be/ig-gAdpZBho 


매거진의 이전글 빨간 머리 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