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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비키친anime cook Oct 12. 2019

이성이 끝나는 곳에서 관계가 시작된다

2019 부산국제영화제 #3 <낯선 가족>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내가 두 번째로 고른 영화는 프라디프 쿠르바 감독의 <낯선 가족>

영화 < 낯선 가족>


인도 동북부의 이웨두라는 시장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시장통 안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시장 안에서도 가장 밑바닥 일이라고 여겨지는 화장실 청소와 관리를 맡고 있는 주인공 마이크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헵을 길러주고 함께하며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다. 마이크는 헵뿐만 아니라 시장통 안의 친구들, 짝사랑하는 그녀, 오지도 않을 아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치매 걸린 노인,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친구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그들과 진정한 가족이 되어주려고 노력한다. 시종일관 너무나 리얼한 재래시장의 모습과 그걸 그대로 재현해 내는 배우들의 연기가 참 놀라웠고 사회의 최하층을 이루는 이들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 혈연으로 연결된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이들이 ‘낯선 가족’으로 탄생하는 아름다운 순간들은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었고 지저분한 시장 골목을 그림처럼 아름다운 골목으로 바꿔버린 영상미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영화 < 낯선 가족>
영화 < 낯선 가족>
영화 < 낯선 가족>


이성이 끝나는 곳에서 관계가 시작된다

영화의 후반부 내레이션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이성이 끝나는 곳에서 관계가 시작된다."

주인공 마이크가 살아가는 방법이 사실 나를 붙잡고 늘어지는 이성이 그대로 있다면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그 이성이 끝나는 곳, 그 이성을 내려놓을 때 진정한 관계들이 시작될 수 있는 거겠지.


이런 영화를 만든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는데 GV에 감독과 주인공 마이크의 역을 맡았던 배우가 나왔다. 여러 가지 질문에 감독은 성실하게 대답해 주었는데 그 대답 속에서 평소 감독의 가치관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잘 알 수 있었고 하는 말마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감독의 말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었다. 정말 따뜻하고 좋은 영화였다. 그리고 이 멋진 영화를 세계에서 최초로 보는 행운을 겪게 되어 매우 기뻤다.


https://youtu.be/XnHyhBqzk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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