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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vie Street May 18. 2018

<데드풀 2>는 어떻게 가족영화가 됐나?

더 강렬해진 입담과 액션으로 돌아온 <데드풀 2> 무엇이 바뀌었을까

제목: 데드풀 2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데드풀 役), 조슈 브롤린(케이블 役), 재지 비츠(도미노 役), 모레나 바킨리(바네사 役)

#1시간 57분 #이것은_가족영화 #도핑테스트 권장 #독보적 #<루퍼>? #꿈과 희망의 나라로~~


 이쯤 되면 <데드풀> 시리즈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무관할 것 같다. 그만큼 히어로 무비에서 <데드풀>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잔혹함을 넘어선 괴팍한 액션과 정제되지 않은 저급한 입담은 관객들에게 기존 영화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짜릿함과 쾌감을 선사한다. B급 감성으로 충만하지만 용케도 <데드풀 2>는 성공한 B급 영화들이 으레 겪는 '속편의 저주'를 피해 간다. <데드풀 2>는 전편보다 더 잔인하고, 더 괴상하고, 더 정신 나간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했다. 대성공이었다.

  전작 이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히어로들의 뒷담화를 하는 것도 모자라, 제작진에게 구시렁대는 데드풀의 모습은 친숙하다 못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캐릭터와 관객 사이에 형성된 '제4의 벽'을 침범하는 일 역시 전작보다 잦아져 관객들에게 말을 건네는 씬도 늘었다. 데드풀은 더 능글맞아진 모습으로 계속해서 실소를 유발하게 한다. 데드풀의 드립은 아무리 들어도 면역력이 생기지 않는다. 분위기가 루즈해질 기미가 보이면 어김없이 드립을 날려준다. 지루해질 틈이 없다.


데드풀은 코믹스에서도 범접할 수 없는 괴짜로 통한다

 

 곧바로 증발되는 실소의 향연만이 전부는 아니다. 전편의 팀 밀러 감독은 데드풀이라는 新유형의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이와 대조적으로 <데드풀 2>의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보다 많은 것들을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데드풀이 극복해야 할 시련을 줌으로써 인간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한편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한다. 즉, 전작이 데드플의 등장을 다뤘다면 <데드풀 2>는 데드풀의 성장을 다뤘다고 할 수 있다.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이를 꽤나 영민하게 풀어낸다.

 스토리 자체만 보자면 <데드풀 2>는 라이언 존슨 감독의 <루퍼>(2012 作)의 클리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유사한 서사 구조를 보이고 있다. <데드풀>판 '놈놈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자신의 가족을 처참히 살해한 악당의 어렸을 적 과거로 돌아가 '복수하려는 놈'(케이블)/ 본래 착한 심성을 가졌으나 복수하려는 놈에게 도망치는 과정에서 살인을 저지르면서 악당의 길을 걷게 되는 '불완전한 놈'(러셀)/ 인간적인 정에 이끌려 생판 모르는 불완전한 놈이 악당이 되지 않도록 막는 '도와주는 놈'(데드풀).


복수하려는 놈 · 불완전한놈 · 도와주려는 놈


  스토리는 뻔하다. 결말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예측불허가 전매특허인 데드풀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Miss-Match는 역설적으로 데드풀의 인간성을 부각한다. 별나기만 한 데드풀도 제시된 상황에서는 평균적인 도덕성을 지닌 일반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데드풀이 떠나버린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절망하고, 자책하는 모습은 그를 히어로가 아닌, 한 인간으로 보이게끔 한다.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데드풀에게 진짜 팀이 생겼다는 것 역시 전작과의 차이점 중 하나다. 잠시나마 엑스맨의 일원(견습생)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엑스포스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직접 팀을 꾸리기도 한다.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데드풀이 이들과 유대관계를 쌓아가는 모습에 집중한다. 굉장히 압축적이고, 어이없을 정도로 코믹하게 담아내기는 하지만 관객이 데드풀에게 일대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감지하기에는 충분한 연출이다. 무엇보다 팀원과 데드풀은 개그의 합이 잘 맞는다. 환상의 케미다.


데드풀과 팀원의 케미 역시 <데드풀 2>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

 

 거의 '우리 데드풀이 달라졌어요' 수준이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인류애적 가치와 가족주의. 낯설지 않다. 작년 말, <데드풀>의 판권을 가진 20세기 폭스사가 디즈니에 매각됐다. 디즈니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R등급의 <데드풀 2>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마블 스튜디오를 소유한 디즈니는 지금까지 제작한 마블 히어로 영화들에 가족주의, 휴머니즘을 불어넣었다. <데드풀 2>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데드풀 2>는 진짜 가족영화였다.

 그렇다고 전작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B급 유머와 타격감 넘치는 액션은 여전하다. 아니, 더 다채로워졌다. 무엇보다 힐링팩터 능력을 활용한 데드풀의 액션씬은 전편보다 훨씬 돋보였다.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존 윅>(2014 作), <아토믹 블론드>(2017 作)를 통해 뛰어난 액션 연출을 선 보인적 있는 실력파다. 또한, 사운드 활용 역시 돋보였다. 적절하게 삽입되는 사운드는 액션 씬의 퀄리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때로는 타격감을 강조하고, 때로는 슬로우 모션 같은 해학성을 부각한다.




 개인적으로 <데드풀 2>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보다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데드풀 2>는 대규모 이벤트성으로 흘러가는 마블 스튜디오 표 영화들에 대한 답답함을 해소시켜주는 소화제같은 역할이었다. 무엇보다 기존 히어로 무비와는 다른 차원에서 유머를 통용시킨 다는 것이 개인적인 취향에 맞아떨어졌다. 기존 히어로 콘텐츠들을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더 유쾌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관객들 겨냥한 쿠키영상을 4개나 뿌려주니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리뷰 원본: http://www.lunarglobalstar.com/news/articleView.html?idxno=18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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