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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vie Street Jan 17. 2019

<언더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공을 이어받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애니메이션에 거는 희망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제목: 언더독

감독: 오성윤, 이춘백

더빙: 디오(뭉치 役), 박소담(밤이 役), 박철민(짱아 役), 이준혁(사냥꾼 役)

#1시간 42분 #댕댕이 #아가들 반응 굳 #강아지들아 미안해 #한국 애니메이션 


*해당 리뷰는 [브런치 무비 패스]의 지원으로 시사회에 참석하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화는 인간의 이기심을 직설적으로 겨냥한다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언더독(Underdog)'은 개싸움에서 상대견에게 패배해 밑에 깔린 투견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사회적 약자'를 의미한다. 오성윤 감독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약자들이 힘을 합쳐 무모해 보였던 행복을 이뤄내는 성취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언더독이라는 제목은 에두르지 않고 영화의 본질을 반영하는 셈이다. 상기해야할 점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고통으로 깔아뭉갠 건 '개'가 아닌,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의 이기심'이라는 캐릭터들의 질타에 나는 어떠한 항변도 할 수 없었다.

 <언더독>은 오성윤 감독의 전작인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장선상에서 주제의식이 관철된다. 불법사육시설에서 탈출한 <언더독> 속 '밤이'에 대한 설정과 양계장에서 탈출한 <마당을 나온 암탉> 속 '잎새'에 대한 설정은 하나로 포개어진다. 그러나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비판은 <언더독>이 더 짙다. 원작 동화를 기반으로 한 <마당을 나온 암탉>과 달리, <언더독>은 철저하게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실제로 오성윤 감독은 유기견 보호소를 다룬 한 방송에서 얼굴이 뭉개진 채 유기된 시추를 보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무난하나 아쉬운 지점이 몇 가지 존재한다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이와 같은 기획 의도와 진심이 뒷받침됐기 때문인지 <언더독>은 개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사육시설, 유기, 학대 문제를 나름 충실하게 짚어낸다. 그러나 주제의식에 대한 평가는 이쯤에서 함구하려 한다. 말마따나 영화는 영화고 당신이 읽고 있는 이 칼럼은 영화 칼럼이지 도덕책 서평이 아니니까. 강조해 말했듯 <언더독>은 착한 작품이다그러나 이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아쉬운 점은 유아 전용 애니메이션인 헬로 카봇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악역의 평면성이다. 

 <언더독>은 주인에게 유기당한 주인공 '뭉치'가 같은 처지의 개들과 인간이 없는 꿈의 지역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불법사육시설을 운영하는 사냥꾼은 유기견 관련 기관으로부터 생포 의뢰를 받아 뭉치 무리를 추격하며 끊임없이 위험을 가한다. 서사에 위기 및 갈등 구조를 발생시키는 실질적 악역인 셈인데 지나치게 맹목적이고 상투적인 방법으로 다뤄진다. 사냥꾼과 뭉치 무리의 상투적 추격씬이 계속되지만 이 과정에서 오성윤 감독이 의도했던 주제의식은 적극적으로 관객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언더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보여줬던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다음 영화]

 말미로 갈수록 서사가 정돈되지 못하고 흐트러진다. 자연스러운 서사 전개로부터 파생된 클라이맥스가 아니라 급조된 클라이맥스로 느껴지는 구간이 있다. 이처럼 '서사에 조금 더 깊이와 개연성이 보장됐다면'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더독>은 응원하고 싶은 작품이다. 대중성이 결여된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시장에서 <언더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 다음으로 아이와 어른을 적당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중간지대를 잘 섭렵한 영화다. <언더독>의 성공은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시장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언더독>이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시장에서 '관객수 220만 명'이라는 기적을 보여준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공가도를 이어갈지는 영화 관계자들의 말처럼 까봐야만 알 것이다. 우려가 되는 서사의 부족함에서 오는 공백은 비주얼적인 요소로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 캐릭터들뿐만 아니라 한국 특유의 시골 풍경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이뤄지기 때문. 시각적으로는 흠 잡을 데가 없다. 이와 같은 요소를 종합 고려해보면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기준, 좋은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더 이상 인간의 욕심으로 소중한 생명들이 고통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영화가 이기적인 이유로 입양을 고려하는 사람들, 유기를 생각하는 사람들, 강아지들을 학대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이 됐으면 한다)


귀엽고 많이 애잔했던 영화 <언도독>의 리뷰 잘 보셨나요? '좋아요 '와 '구독하기' 눌러주시면 더 좋은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식 연재: http://www.lunarglobalstar.com/news/articleView.html?idxno=24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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