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가고 남은 엄마는
채아가 유치원 입학하고 처음으로 등원하며 울었다.
신발장에서 너무나 크게 울고 있는 친구 때문에 안 그래도 가기 싫었던 유치원이 더 서럽게 느껴지고 금방 눈물 동기화가 되어버렸다.
막상 들어가면 잘 놀걸 알면서도 눈물을 보니 원인모를 죄책감과 미안함이 밀려온다.
엄마는 언제까지 출처 없고 답도 없는 이런 죄책감에 휩쓸려야 할까.
채아는 원장님의 손에 이끌려 가고 엄마는 서둘러 유리창에서 멀어진다.
엄마가 자꾸 뒤돌아보면 아이에게도 마음의 동요가 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는 보고 싶은 뒷모습도 못 보고 나와버린다.
하원 시간.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서 유리창에 코를 대고 하얗게 김을 만들다 보면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엄마~하며 달려 나온다.
등 하원 때 매번 유리창에 붙어 손을 흔드는 엄마가 하루 종일 그렇게 서서 자기를 지켜보는 줄 아나보다.
어제는 자기 급식실에서 밥 잘 먹는 거 보았냐고 물어본다.
물론이지. 다 봤지. 엄만 다 보여.
채아가 유치원 들어가도 엄마는 하루 종일 채아 생각해.
오늘도 해님 같은 밝은 얼굴로 엄마에게 안겨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