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 초단편집
“엄마! 엄마!”
“으이구- 귀여운 내 새끼.”
엄마는 오늘도 나를 쓸어만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쳐다본다.
귀엽다는 듯 빼꼼히 쳐다보고 묻는다.
“몇 살이에요?”
“이제 일곱 살이요.”
“참 귀엽네요. 옷도 귀여운 거 입혔네요.”
“감사해요.”
사람들이 날 두고 귀엽다고 해주는 일은 흔했다.
엄마는 늘 비슷한 소리를 들었지만 그 소리를 듣기 좋아했다.
난 엄마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좋았다.
나에겐 엄마가 큰 세상이었다.
세상의 모든 아이의 세상은 작다.
어렸을 때 놀던 놀이터가 시간이 지나면 작게 느껴진다.
놀이터란 그런 존재였다.
좀 더 어렸을 땐 이곳이 엄청 큰 놀이동산 같았는데, 지금 보니 작게 보인다.
“환희야~ 나갔다 왔으니 씻자.”
나갔다 집에 오면 가장 먼저 손과 발을 씻어야 한다.
손과 발을 씻고 나면 엄마는 정성스럽게 수건으로 내 손과 발을 닦아준다.
일곱 살이나 됐지만, 아직도 이건 엄마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손과 발을 다 닦고 나서야 내게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
다시 방을 뛰놀며 놀 수 있고 힘들어 지치면 엄마의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쉰다.
그러면 엄마는 부드러운 손으로 내 손을 어루만진다.
그땐 이런 행복이 영원할 줄 알았다.
.
.
.
밤이 되었고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을 땐 집에 불이 꺼져 있었다.
“엄마~”
거실로 나가봤지만 엄마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문이 작게 열려있는 걸 발견하고 난 엄마를 찾으러 밖으로 나갔다.
“엄마~ 엄마~”
밤이 깊었는지 밖엔 사람들이 없었다.
엄마가 걱정돼서 나왔지만, 가로등불이 점점 없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이 어딘지 알 수도 없었다.
도저히 모르겠다.
난 자리에 앉아서 울었다.
“엄마! 엄마!”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소리에 지나가는 사람이 멈춰 섰다.
“여기 어디서 소리가 나지 않아?”
여자 목소리다.
엄마는 아니다.
난 차 밑으로 숨어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날 발견하고 숨을 삼켰다.
“아가! 이리로 와봐.”
조심스럽게 손을 흔드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나쁜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다.
내 촉촉한 코가 그녀에게 닿자 그녀는 날 낚아챘다.
“길을 잃었니?”
“엄마를 찾아주세요!”
“으이그, 불쌍한 거. 언니가 주인 찾아줄게. 못 찾으면 언니랑 살자.”
“엄마.. 엄마..”
“울지 마. 아가. 좋은 일들이 벌어질 거야.”
그날 이후 엄마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
.
.
시간이 지났고 새로운 엄마는 지금 내 앞에서 울고 있다.
“까망아…. 그동안 함께 해줘서 고마워. 잊지 못할 거야.”
“엄마..”
숨이 거칠다.
깊게 숨을 들이쉬고 싶어도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다.
“까망아…. 그곳에 가서도 행복해야 해. 사랑해.”
새로운 엄마는 내 몸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녀의 익숙한 냄새가 포근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문득, 잊고 있었던 첫 번째 엄마의 냄새가 코끝에서 느껴졌다.
‘엄마가 보고 싶다…’
안녕하세요. 백경입니다.
시간 내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지할 게 있어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백경 단편집’으로 시작한 글은 ‘백경 초단편집’으로 이름을 변경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단편집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좀 더 세밀하게 소개하고 싶어서입니다.
내일까지의 글은 지금처럼 올라올 예정이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올라오는 글은 더 짧은 글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그렇게 30명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면, 각 이야기를 세밀하게 풀어낸 이야기를 연재할 생각입니다.
그때가 되면, 진짜 ’백경 단편집‘이 되겠네요.
부족하지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