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를 소개합니다
한동안은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말을 하는 게 싫었다. 특히 동성애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들은 그게 누구 건 무슨 무슨 내용이건 이유 없이 패고 싶은 충동에 시달렸다. 다 똑같은 사랑이다, 아름다운 사랑이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 뿐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영’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4편의 연작소설이다.
퀴어라는 장르에 거리감을 느낄 수 있지만, 엄청난 흡입력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재희,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
이렇게 총 네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재희에서는 자유로운 대학생 재희와 룸메이트가 되어 벌어진 일.
우럭 한점 우주의 맛에서는 12살 연상과의 연애의 회상과 엄마의 암, 가족의 슬픔.
대도시의 사랑법은 클럽에서 만난 규호와의 동거와 연애.
늦은 우기의 바캉스에서는 규호와 헤어진 다음, 퇴사하고 방콕에서 벌어진 일.
대도시의 사랑법에 나오는 작가의 말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소설 속에서 사회적으로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이슈들을 정면으로 다루며 나는 나 역시도 이 모든 문제들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또한 완벽하게 무결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맹세코 그것은 얼마간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작년에 첫 책을 내고 몇몇의 독자로부터 처음 피드백이라는 것을 받게 되었다. 그중에는 좋은 말도 나쁜 말도, 더러는 견디기 힘든 말도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 “우리의 얘기를, 나의 얘기를 써주어 고맙습니다. “
대도시의 사랑법을 읽고 흥미를 가진 이들, 재미있게 읽은 이들, 위로를 받은 이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작가의 용기 덕분에 세상에 나오게 된 이 작품을 통해서 난 그들을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바라보았다.
‘다름’과 ‘틀림’의 차이.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남은 두 단어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되면서 그만큼 빠르게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여기서 ‘되었다.’라고 확정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그 괴리가 완전히 좁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리로 이해하지만 받아들이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퀴어 장르를 접하면서, 퀴어 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떠올랐다.
우리와 ‘달라.’라고 표현하지만, 여전히 우리와 ‘틀려.’라는 행동이나 결과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을 잘못되었다고 꼬집는 게 아니다. ‘한 번은 고민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대도시의 사랑법에 나오는 주변인물들은 이를 잘 표현한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태원은 내가 사랑하는 도시 중 하나다. 박상영 작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이태원에서 진행되는 인터뷰였다.
인터뷰 내내 이태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개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다양성이 한 곳에 어우러지는 곳, 이태원. 아직도 이태원 거리를 돌아다니면 생경하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 메인 스트릿에 즐비한 젊은이들과 거리 안쪽으로 들어가면 터줏대감으로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모습까지. 참 다양하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나누는가.
본능적으로 편견 없이 포용할 수 있는 것은 재능의 영역이다. 이런 사람을 간혹 만난 적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난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물론 이것을 알기에 경계하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자 한다.
다르다, 틀리다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난 나와 비슷한 이들이 이 문제를 한 번 짚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다짐을 한다고 당장 바꿀 수 없는 문제라는 건 안다. 하지만 자유롭게 사고한다면 더 좋은 사고를 할 수 있지는 않을까?
만날 수 있는 사람들도 다양해지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다양해진다. 많은 이들이 이미 『대도시의 사랑법』을 읽고 사랑하고 있음을 안다. 아직 읽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조심스레 추천해 본다.
박상영 작가는 1988년, 대구에서 출생했다.
7년간 다양한 업계에서 일했으며, ‘언젠간 작가가 될 거니까, 직장은 생계를 위한 버티기다.’라는 생각으로 회사를 다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