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 에세이
그 무렵의 난 아팠다.
쓸개를 떼어냈다.
침대를 오르는 일조차 버거웠다.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두 달을 푹 쉬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
유명 맛집 서빙을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확보하고 글을 쓰고 싶었다.
일자리 공고를 보다가 모처럼 찾은 곳이었다.
집 근처이기도 하고, 몇 번 가 본 식당이라 반가웠다.
예전부터 서빙을 하고 싶었는데, 잘 됐다 싶었다.
하루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는지도 모르고 용감하게 일을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고, 웨이팅이 있는 가게라 힘들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을 옮길 때면, 나도 모르게 긴장되었다.
일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의 표정, 옷차림, 행동이나 말투를 관찰했다.
행복의 근원이 무엇인지.
사랑하는 사람의 태도가 어떤지.
유쾌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내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단 한 마디로 그 사람의 하루를 무엇으로 채울 수 있는지.
내게 서빙은 단순히 음식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은 서빙을 하지 않는다.
다른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 중이다.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작가가 되기 위한 몸부림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흔히들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인터뷰에 나오는 말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렇게 살았고 저렇게 살았고. 참 많이 힘드셨겠어요.
상투적이고 뻔한 그 인터뷰가 한 번씩 떠오른다.
나도 그 자리에 간다면 그렇게 말하겠지 싶다.
문득 의문이 든다.
성공이란 무엇일까?
작가가 된다면 성공한 걸까?
경제적인 자유를 얻으면 성공한 걸까?
성공이란 지극히 주관적이라 생각한다.
몇 년 전 우울증을 앓았다.
아직도 몸에는 흔적이 남아 있다.
상황이나 여건이 좋지 않으면 또다시 시작된다.
하지만 감각적으로 안다.
지금 내 상태가 좋지 않음을.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난 성공한 사람이다.
한 발 옆으로 서서 날 본다.
작가를 꿈꾸지만, 아직 지망생에 불과하다.
계획된 대로 이루었냐는 물음에 아직이라 답할 뿐이다.
누군가는 고개를 저을 것이다.
오히려 난 그들의 속내를 알아본다.
지금 네 꿈은 뭐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참는다.
서로를 바라보지만, 다른 것을 보고 있다.
입은 열지 않지만, 눈빛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이 뭐야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는 불안한 인간이다.
타고난 기질 때문이기도 할 테고.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싶은 욕심이 큰 것도 한 몫할 테다.
요즘은 계획을 짜지 않는다.
데일리 체크 리스트 정도만 작성한다.
하루에도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데,
무엇을 계획한 들 통제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무계획이 계획이다.
주어진 하루에 충실할 뿐이다.
바닥으로 내려오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그래서 내게 성공은….
넌, 계획이 다 있구나?
앞선 이야기는 작가가 되기 위한 과정을 돌아봤다.
아직 말하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지만, 현재 진행형이라 잠시 멈추려 한다.
다음 편에서는 개인사를 풀려고 한다.
한 번씩 스치듯 이야기했던, 길고 길었던 터널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