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카와 류노스케, 라쇼몽

신세계를 소개합니다

by 백경

문예출판사에서 출간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라쇼몽」은 열일곱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덤불 속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모순된 두 가지 감정이 있다.
물론, 누구라도 타인의 불행을 동정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불행을 어떻게라도 극복하게 되면, 이번에는 그것을 바라보던 쪽에서 왠지 섭섭한 마음이 된다.







라쇼몽 효과라는 말이 있다.

동일한 사건을 목격자들이 서로 모순되게 해석, 기억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 말의 기원은 1950년 영화 라쇼몽에서 유래했다.


사무라이의 죽음, 세 명의 진술이 엇갈린다.


처음 진술자들은 나무꾼, 탁발승, 호멘, 노파의 진술이다.


이들의 진술에는 결정적 진실이 없었다.


주요 진술자는 산적 다조마루, 사무라이의 아내, 무녀의 입을 빌린 사무라이의 혼령이다.


1. 산적 다조마루


그는 자신이 사무라이의 아내를 보고 욕망을 느껴 계략을 썼다고 진술했다.

사무라이를 묶어두고 아내를 겁탈했다.

이후 두 남자에게 욕보인 채로 살 수 없다는 사무라이 아내의 요구에 따라 정정당당한 결투가 벌어졌고, 자신이 명예롭게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2. 사무라이 아내


그녀는 산적에게 능욕당한 뒤 남편에게 경멸을 당했다고 했다

남편을 죽이고 자신도 따라 죽겠다고 하고서, 칼을 휘둘렀는데 이후 기억이 흐릿하다고 했다.

자신이 남편을 죽였을 수도 있다고 암시를 한다.


3. 죽은 사무라이의 혼령


아내가 산적과 함께 도망치려 했다고 주장한다.

배신감에 스스로 단도로 자결했다고 말한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 완전히 다른 증언들이 이어진다.

이는 서로 양립할 수 없으며 독자도 끝내 진실을 알 수 없다.

이 구조가 훗날 영화 라쇼몽에서 확장되며, 오늘날 라쇼몽 효과라는 개념이 되었다.






확증편향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기억한다.

각 인물의 증언에서는 자기 보존적 서사가 담겨 있다.

산적은 덜 비겁하게,

사무라이의 아내는 덜 추하게,

사무라이는 더 명예롭게,

보이도록 구성되어 있다.


왜곡은 거짓말보다는 자기 보존적 서사를 가진다 볼 수 있다.


객관적 진실의 붕괴 또한 보여준다.

명확하게 하나의 사건에 사실은 하나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모이게 된다면 각기 다르게 사건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게 다르다.


결국 진실은 존재하는가?


그럴 수도,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엇이 사실일까.

객관적 인식이라는 건 무엇일까.


내가 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저 사람에게는 불쾌함이 되지는 않을까.


반대로 상대가 별생각 없이 건넨 호의를 과대 해석해서 호감으로 인식하는 건 아닐까.


우리는 늘 사실을 본다고 믿는다.

어쩌면 그건 사실이 아니라, 누군가가 편집한 이야기를 사실이라 받아들이거나

나만의 방식으로 인식해 사실이라 이해할 뿐인지도 모르겠다.


「라쇼몽」이 현대까지도 질문을 건넬 수 있는 이유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진실을 보고 있다고 믿는 우리의 시선을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작가


1892년 3월 1일 출생

1927년 7월 24일 사망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아버지의 사업 실패, 누이의 요절, 어머니의 신경쇠약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외삼촌에게 길러졌다.


「노년」, 「선인」, 「나생문」, 「코」, 「참마죽」, 「라쇼몽」 등 대부분 단편소설을 집필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