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 빠진 야경
천둥과 번개로 응수하던
전투적 도시의 하늘이
어둠을 핑계로
슬그머니 휴전을 청하는군요
몽실몽실 뽀얀 화해의 깃발 뒤에
거친 무기들을 감추고
화려한 별빛 파티를 준비해요
강을 가로질러
퇴근을 서두르는 전철들이 오가며
금빛 커튼을 드리워요
전장의 흔적을
감쪽같이 가려주네요
스팽글로 치장한 도시의 밤
아무도 위령하지 않는 건배로
온 밤을 채워요
소리 내 웃어요
하늘을 등에 업고
오색의 찬란한 빌딩숲 야경이
강물에 빠졌잖아요
물비늘 너울 속에
발그레한 얼굴들이
가볍게 춤도 추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