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

by 고운 저녁


사유


온종일 빈둥대는 쫑이를 보며

“쫑아, 너도 사유(思惟) 좀 해라” 농을 했다

사유가 어떤 개의 말이냐고 쫑이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머리를 식히러 쫑이와 산책을 나갔다

사거리 길모퉁이에 나물 파는 할머니

쫑이의 리드를 붙들고

“나물 사유” 하신다

쫑이가 사유를 알겠다고 꼬리를 흔들며 겅중거린다

순한 눈망울 네 개가 날 바라본다

나의 사유가 속삭인다

“그래 잘했다, 쫑이! 나물 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