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차 Nov 03. 2022

다채로운 세상/아침 하늘의 색

도망치고 싶은 하루, 아침 하늘을 보자

 아침 하늘의 색은 특별하다. 하늘은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따라 여러 색깔을 머금는다. 또렷하게 밝은 정오의 하늘은 청량한 파란색, 퇴근길의 하늘은 노을과 함께 붉게 타오르는 따뜻한 색, 해가 저물고 달이 떠오르면 하늘은 보라빛의 오묘한 빛깔을 띄었다가 점점 깊은 검은색이 나타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의 색을 보여준다. 나는 그 중에 아침의 하늘을 좋아한다.  노을지는 하늘의 색보다는 좀 더 상큼한 코랄빛의 구름과 밤 하늘을 걷어가는 시리게 푸른색의 바탕에 눈부신 황금빛이 낮게 깔려 아름답게 그려진 하늘은 희망의 색을 띄고 있다.


 아침 하늘은 희망의 색이다. 도시를 흔히 회색빛이라고 말한다. 빽빽히 늘어선 빌딩과 피곤한 얼굴을 하고 지하철에 몸을 싣는 사람들. 매캐한 연기와 교통소음이 가득한 회색도시. 실로 삭막하기 그지없게 묘사하는 이 도시속에서 그래도 어김없이 찬란하게 떠오르는 햇빛은 회색빛에 화사한 색깔을 입혀준다. 좁디 좁은 골목, 추운 새벽에 회사로 출근하는 길.  전신줄로 가득한 하늘에 알록달록 물들고 있는 색을 보면 어쩐지 오늘은 좀 더 나은 하루가 될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아침 하늘은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일하기 싫어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하루의 시작을 아침 하늘을 보는 것으로 시작해보라. 오늘도 여전한 그 자리에 자리하고 있는 태양이 개선장군처럼 떠오르고 있는 그 장면을. 아침 태양은 시리도록 맑은 하늘을 뒤에 달고 늠름한 황금빛을 대지에 깔면서 활기찬 코랄빛 구름을 계단삼아 우리에게 새벽의 정기를 퍼부어 준다. 아침은 하루를 사계절로 치면 봄이다. 어둡고 캄캄한 밤하늘을 가르고 생명의 기운을 흩뿌리는 싱그러운 봄이다. 아침의 기운은 부드러운 대지를 뚫고 솓아나는 푸릇한 새싹과 같다. 차가운 공기와 함께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켜 아침을 느껴보자. 오늘의 하루는 어제보다 나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다채로운 세상/맑고 투명한 유리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