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되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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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이 프리랜서랑 무슨 상관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이야기니까 적어본다.
가을을 타는 건지 때늦은 중2병이 도진 건지 아니면 자취를 하고 혼자 방안에 있는 시간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몰라도 요새 굉장히 예민 네거티브의 끝을 달리고 있다.
그 어떤 사람과의 대화도 즐겁지 않다. 다들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뻔한 입에 발린 얘기같이 느껴지고
관심은 곧 그 사람에 대한 궁금증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고로 질문을 해야지 티키타카가 이어지고 관계의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게 나의 절대적인 주관이자 생각이다.
근데 요즘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하나같이 본인 얘기 하기에만 바쁜 사람들 같다.
한편으로 어떻게 보면 내가 사라진다고 해도 자기들 할 말만 주야장천 할 녀석들 일 거라고 생각한다.
질문 하나 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그렇다고 그걸 얘기해?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평소엔 안 그러다가 왜 갑자기 그러냐면서 세상 이상한 사람으로 볼 텐데.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런 게 느껴지면 대화가 지치고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진다.
새로 들어간 프로젝트 탓도 있지만 예전에 비해 약속을 잡는 횟수도 줄어들고
굳이 이 사람들을 만나야 하나? 하는 생각도 강하게 들고 저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텐션을 가졌길래
세상 신나하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뻔하게 가식적으로 행복한 사람들을 보는 것 같아서
일상을 주로 올리던 인스타 계정도 비활성화해버렸다.
이 끝없는 축 처짐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연애를 안 해서? 그게 그렇게 1차원적인 문제로 해결되었으면 인류의 역사는 참으로 행복했겠다.
(하지만 누군가와 연애를 한다는 것은 세상 초고 난이도의 문제이긴 하다.)
그렇다면 친구를 안 만나서? 그것도 그런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물론 친구들을 만나는 건 좋지만 만남 이후에 오는 후유증, 즉 육체적인 피곤함과
이 시간에 그림 한 장을 더 그렸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등이 큰 문제도 있다.
그렇다고 또 혼자 있는 시간이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니다.
누구보다도 혼자인 걸 즐겼던 나지만 이것도 영원하진 않네.
프리랜서라는 건 결국 혼자만의 시간을 얼마나 잘 보내느냐에 따라서 본인의 흥망이 갈리는 것 같다.
얼마나 시간관리를 잘해야 하며, 얼마나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는가.
그걸 잘 못하는 순간 그냥 이름만 프리랜서지 반백수나 다름없어지기 때문이다.
긴 싸움이 될 것이다. 혼자 일하고 혼자 작업하고 혼자 생활해야 할 시간을 버텨야 한다.
그 와중에 고픈 한마디를 굳이 뽑자면
'잘 지내? 어떻게 지내?' 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