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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 Mar 08. 2023

#7. 퇴사는 또 다른 시작의 첫걸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를 만들 수도 없다.

나는 3월 7일 1년 6개월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두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이 회사에서의 생활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물론 약 2시간에 걸친 출퇴근 시간도 나를 힘들게 하는 이유였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회사의 시스템과 나와의 부조화였다.


사실 입사 전 인터뷰에서 회사는 내게 다양한 제안을 약속했고 나는 그 댓가로 연봉의 30% 정도를 삭감하고 입사를 결정했지만 회사는 내게 약속을 지켜주지 않았다.

회사가 약속을 이행 할 의지(?)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바로 퇴사를 결정했지만 쉽게 관두진 못했다.

당장 벌여놓은 일들은 마무리를 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이직 또는 퇴사를 고민한다면 신중하되, 깊이 고민하지 마라


우리나라 사회는 직장 생활의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과거와 달리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의 중요성이 대두 된 요즘에는 과거보단 조금 더 유연해졌다지만 여전히 직장은 삶의 가장 큰 지표이고 목적이자 수단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 "하루에도 열두번 사표를 쓴다."등등 웃픈 이야기들을 해대지만 정작 퇴사를 앞두고는 많은 고민을 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압축해보면 이유는 단순해진다.


- 다른 회사를 간다고 달라질까?

- 다른 곳에 취직을 할 수 있을까?


이미 불만은 쌓이고 쌓였는데 당장 생활비 때문에, 취직 걱정에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 출퇴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스트레스와 불행을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정작 다른 곳에서 행복을 대신 얻으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싶다.



알젠티나의 안드레스는 관광차 한국에 왔다가 거주하게 된 외국인으로 현재 기관사로 근무 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외국인들 중 한국 사회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체류, 직장을 얻어 거주하게 된 경우가 더러 있다.

김포골드라인의 기관사로 근무 중인 안드레스의 경우도 그러하다. 그는 2010년 관광으로 한국에 입국, 한국 사회의 매력에 빠져 한국어를 배우고 조선소 등에서 일을 하며 기관사의 꿈을 쫓아 결국 기관사로 근무하게 된 경우이다. 모든 외국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건 아니다. 또한 안드레스의 경우가 모든 결과의 대표적인 지표가 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는 목표를 가지고 조바심보다는 기회를 결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외국인이 외국에서 거주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문화에 적응도 해야 하고 언어와 하고자 하는 직업에 대해 지식도 쌓아야 한다. 그 나라의 국민보다 몇 배의 노력이 더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무모하리만큼 " 여기서 살면서 시작하자. "는 결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달랐다.




" 회사 구하고 나가지..." 절박하지 않으면 기회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내가 회사를 관뒀다는 말에 지인들은 하나같이 "쯧쯧. 회사는 구하고 관둬야지."라고 말을 한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을 할 줄 모르는 건 아니다. 또한 내가 여윳돈이 많아 천천히 쉬면서 회사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회사를 그만두고 찾는 것과 다니면서 찾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아무리 능력이 좋다고 해도 아무 회사나 연봉을 대충 조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몇 군데의 회사는 인터뷰를 해봐야 하고 나와 잘 맞는지, 프로젝트의 비전은 괜찮은지 등등 따져봐야 할 요소들이 많다.


일일히 연월차를 사용하면서 인터뷰를 다닌다는 건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지인 추천이나 운이 좋아 첫번째 회사가 원하던 곳이라면 모를까.

무엇보다 지금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면 정작 중요한 걸 못 느낄 수도 있다. 절박하지 않으니 "흠..."하는 생각에 머뭇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입사와 퇴사는 중대한 문제이므로 신중해야 하지만 너무 신중하면 좀처럼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신의 능력을 믿고 "선 퇴사, 후 입사"를 늘 해오고 있다.






안드레스의 경우도 그렇고 나의 경우도 그렇고 "다른 일을 하자."는 결심이 섰을 경우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데 망설임이 없었다는 점에서 같다고 할 수 있다.

내가 IT가 아닌 다른 분야로 전직하겠다는 건 아니다. 다른 분야로의 전직도 충분히 매력적인 결정이겠지만 그 곳은 내게 지금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연봉을 제공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회사에 대한 불만이 많다면 그것을 건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건의가 통하지 않거나 수용되지 않는다면 불만을 접든, 퇴사를 하든 결정해야 한다.

지금 누군가 퇴사에 대해 고민한다면 나는 "당장 내일 제출해."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 채용공고를 올린 회사가 없다고 해서 내일도, 모레에도 공고가 없다는 건 아니다.


자신을 생각한다면 불만 가득한 곳을 참고 다녀야 할 이유는 없다. 그것은 회사나 자신에게 독일 뿐이다.

신중하되, 결단에 있어서 망설이면 안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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