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내로남불 인종차별 대한민국

인종차별에 분노하면서도 정작 인종차별하는 나라

by 시선

얼마 전 온라인 뉴스에 황당한 기사가 올라왔다.

전남 나주의 한 제조 공장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외국 노동자를 지게차에 묶은 후 들어올리며 사진을 찍고 웃는 등의 괴롭힘을 했다는 기사였다.

인종차별이라고 하니 마치 백인종, 황인종, 흑인종 같은 것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래 인종차별이라는 말은 ' 국적, 인종 뿐 아니라 사람, 개인의 특성을 포함해 차별하는 모든 것 '을 내포하는 말이다.

이 외국노동자는 가해자와 합의를 하고 회사를 옮기는 것으로 일이 종결됐다고 한다.



1.jpg 전남 나주의 한 제조 공장에서 외국 노동자를 괴롭히는 모습 @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한국 내 외국이주민들 10명 중 7명 " 인종차별 경험 "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일을 하는 외국인들 10명 중 7명이 인종차별적 경험을 당했다고 한다. 차별과 혐오는 물론 그 자녀들에게까지 조롱의 화살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이 그 집중 대상이 된다고 하는데 사실상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낙후 된 국적자들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대놓고 "후진국 사람", "똥남아~ "라고 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 실로 놀랍다.

지금은 대한민국이 G11에 포함될 정도로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사실 아직 대한민국도 국제 사회에서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고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역시 외국에서 그들과 비슷한 대우를 당해왔었는데 그런 경험을 가진 한국인들이 이제는 외국노동자들을 폄하, 비하, 조롱한다니...



1992년 미국 LA 흑인폭동 당시 코리아타운을 지키기 위해 모인 한인들 @중앙일보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 시기부터 조국을 떠나 해외 각지로 이주한 역사가 있다.

그리고 5공화국이 들어서면서 해외이민이 장려되기도 했었다. 이민 1세대들은 미국, 유럽, 동남아, 남미 등 다양한 국가로 이주를 했고 이주 초기에는 농장, 식당 등지에서 차별과 멸시를 당하며 일을 해야 했다고 한다.

그렇게 악착같이 돈을 모아 가게를 차리고 집을 사고 터전을 꾸린 가슴 아픈 역사가 우리에게도 있다.


현재로 외국인들이 인종차별적 언행을 하면 한국인들은 분노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도 우리보다 못 사는 국가의 사람들을 향해 조롱과 멸시, 차별과 혐오적인 발언을 한다는 건 정말 아이러니하다. 동남아 지역의 노동자들을 보며 마치 우월감을 느끼는 듯한....

우리가 당하면 비윤리적인 일이고 우리가 하는 건 일종의 격려라는 것일까? 우리도 한때는 너희들처럼 모멸과 차별을 당하고 살았지만 악착같이 노력해서 지금의 위치에 도달했으니 너희도 꿈과 용기를 잃지말고 억울한 생각을 갖기 보다는 더 열심히 일을 해라..뭐 그런?



" 이 고생을 우리 자식들이 아닌 내가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 영화의 명대사

3.jpg 해외 파견을 통해 외화를 벌던 시절을 잘 그려낸 영화 '국제시장'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 주인공 덕수가 아내에게 쓴 편지의 대목에서 이러한 글이 있다.

" 이 고생을 우리 자식들이 아닌 내가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라고 말이다. 주인공 덕수는 흥남 철수 때 여동생과 아버지를 잃었다. 훗날 여동생은 되찾았지만 아버지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고 덕수는 어린 나이부터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구두닦이, 노역, 파독광부, 월남전 노동파견 등 다양한 일을 겪어야 했다.

물론 영화에서는 딱히 인종차별적 장면이 없었지만 실제 해외에 나가 노동을 하던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얼마나 모진 차별과 멸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가족을 위해 헌신하였는지는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아마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분들도 계실 듯 하다.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의 노고에 가슴이 먹먹했을 것이다. 우리 부모가 당한 인종차별이나 고생에는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면서도 정작 우리 자신은 우리나라에서 노예 취급을 당하며 노동을 하는 이주노동자들을 향해 조롱과 비하, 차별을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모순적인 일인가.


언제 그들의 조국이 경제성장을 이룩해 우리가 그들처럼 다시 노동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

과거 중국인들은 한국 관광객들의 발을 씻겨주는 서비스를 했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대가 온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에 만연한 내로남불...사라져야 할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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