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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 Dec 31. 2020

#2. 면접은 서로를 알아보는 자리이다.

면접에서부터 갑질은 시작된다. 

대개 회사에 입사지원을 하면 1차 서류 전형(심사)를 보고 2차 면접이 진행된다.

일부 회사들은 2차는 물론 3차 면접까지도 진행하는가 하면 입사 과제를 내주기도 한다. 모든 회사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경험상 '면접 단계가 길거나 과제를 내주는 회사'치고 제대로 된 곳을 보지 못했다.

이런 회사들의 경우 소수의 인원 구성이거나 체계가 없는 경우도 많다.

부족한 인원의 특성상 다양한 의견을 모집, 확보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바로 과제이다.


아무튼 면접을 진행하게 되면 일단 구직자에게는 암묵적으로 지켜야 할 불문율이 존재한다.


첫째. 최소 면접 10분 전에 회사에 도착해야 한다.

둘째. 회사 홈페이지, 프로젝트에 대한 기본 정보를 숙지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에 대해 최소한의 정보를 알고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러한 최소한의 정보을 숙지해야 한다는 원칙이 대부분 구직자에게만 부여된다는 점이다.



| 면접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는 회사들이 있다


실제로 겪었던 일화를 조금 언급한다면 면접 약속 시간을 한참 넘겨서야 나타나거나 테이블에 엎드리는 태도를 보인 면접관도 있었다. 이력서도 보지 않고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 업무적인 내용은 전혀 묻지 않고 기본적인 질문 몇 개만 하고 면접을 끝내는 경우도 있으며 이미 확정을 한 상태에서 면접을 취소하지 않고 의미없는 면접을 진행하는 회사도 있다.

이들의 특징은 "회사에서는 업무 시간에 면접을 진행하다 보니 불가피한 업무로 시간을 좀 지체하기도 하고 미처 연락을 못 드릴 수도 있는 거 아니냐."라는 말로 핑계를 대지만 그냥 개념이 없는 것이고 소위 갑질인 것이다.


면접은 구직자에게도 "정말 이 회사를 다녀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알아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프로젝트에 대해 치밀한 구상과 계획은 있는지, 개발 진행 과정은 어느 정도이며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입사 후 포지션이나 업무 영역은 무엇인지 등을 직접 대화를 통해 깨닫는 시간이다.

하지만 많은 회사들이 "네가 지원을 한 거 아냐?"라는 마인드로 갑질을 시전하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회사가 구인 공고를 냈으니까 지원한 것"인데 말이다.


즉. " 저 여기 다니고 싶어요."라는 말도 되지만 반대로 "우린 당신이 필요합니다."라는 자리도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면접은 상호 동등한 입장에서 사실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평가하고 회사는 채용 여부를, 구직자는 입사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인 것이다.



난 면접을 보다가 실제로 먼저 일어난 적이 더러 있다.



실제로 나는 과거에 몇 번 정도 면접을 보다가 더 이상의 면접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도중에 "죄송합니다. 이 회사 입사 지원을 취소하고 싶습니다. 더는 무의미하다고 판단됩니다."라고 말하고 일어선 적이 몇 번 있다.

'얼마나 잘났기에 그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결코 내가 잘나서도, 건방져서도 아니다.


본문에서는 "면접은 회사와 구직자 모두 서로를 평가하는 동등한 자리"라고 말했지만 국내 기업 문화에서 구직자가 을의 위치에 가까운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자 사실이다. 그럼에도 시간을 할애해 면접 장소로 이동을 하고 면접을 보는데 먼저 일어난다는 건 대단히 용기가 있는 자세이고 판단을 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문화, 시스템이 맞지 않고 회사 관계자의 테도가 갑질투성이인데 굳이 내가 머리를 조아리면서까지 입사를 해야 할 이유는 없다. 회사로서도 "너 말고 일할 애들은 많아."이겠지만 내게 있어서도 "면접 볼 회사는 많다."이기 때문이다. 며칠 더 백수로 지낸다고 해서 크게 인생이 무너지거나 불이익이 생기진 않으니 말이다. 



| 가장 조심해야 할 회사는 "면접 때와 달리 말 바꾸는 회사.",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것도 필요.


초조하고 조급한 구직 활동 시기를 거쳐 입사를 확정지으면 대부분 기분이 좋을 것이다.

더 이상 면접 본다고 여러 곳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초조하게 합격 통보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실제로 하루에 여러 곳을 면접 보거나 하루 차이로 인해 어제 왔던 지역을 또 와야 하는 경우 짜증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힘들게 입사 확정(통보)를 받았지만 사실 첫 월급을 받기 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실제로 면접 때와는 달리 '말을 바꾸는'회사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근무 환경, 연봉 등은 물론 면접 때 들었던 내용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소수의 용자들은 그럴 경우 과감히 퇴사를 결정하고 회사를 나가지만 대부분은 "일단 몇 개월 다녀보자."는 식으로 체념, 수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말을 바꾸는 회사치고 결말이 좋은 곳은 거의 없다는데 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혹 말을 바꾸는 회사 때문에, 또는 기대와는 다른 회사로 인해 고민중이라면 나는 과감히 "퇴사를 하는 게 맞다."라고 조언을 하고 싶다.


세상에 출근이 기다려지는 회사는 없다.

또한 모든 면에서 자신과 잘 맞는 회사도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자신과 100% 맞는 회사는 절대 없다는 건 사실이지만 적어도 신뢰할 수 없는 회사를 다니는 것만큼 바보같은 짓도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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