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어른 생활을 꿈꾸며.
"왜 결정을 하고 미련을 갖고 그래?"
얼마 전, 건강 관리를 위해 자전거를 한 대 마련하고자 자전거 성능 및 가격 비교를 한 적이 있다. 재정적인 부분 등을 고려하여 최종 선택을 위해 두 브랜드 제품을 선정했다.
결국, 고민 끝에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적인 부분에서 그나마 저렴한 제품을 선정했다. 기분 좋게 첫 라이딩을 하는 날, 잠시 의자에 앉아 있는데 최종 선택하지 않은 모델을 타고 지나가는 라이더를 만났다.
그 순간 선택하지 않는 모델을 타고 가는 라이더에 내 시선이 한참 동안 고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자전거를 바라보고 아쉬운 마음과 함께 큰 한숨을 쉬며 짧은 한마디를 내뱉었다.
"조금이라도 더 주고 저 제품을 살 걸"
고민해서 나름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그 후회와 아쉬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과연 완벽한 선택은 있을까?
유대인의 지혜의 창고라고 불리는 ‘탈무드’에는 솔로몬 왕의 판결 이야기 나온다. 어느 날 두 여자는 한 아이를 데리고 솔로몬 왕을 찾아가서 누가 진짜 아이의 엄마인지에 대한 판결을 의뢰한다.
각자의 논리로 자신이 아이의 엄마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솔로몬 왕은 깊은 생각 끝에 신하에게 한 가지 지시를 내린다.
“아이를 반으로 갈라서 아이의 엄마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반반씩 나누어 주도록 해라”
그러자 그때, A라는 여자는 아이가 죽게 될 것을 염려하여 자신은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고 통곡을 하며 말한다. 그러나 B라는 여인은 솔로몬 왕의 판결에 따라 공평하게 둘로 나눠 주기를 희망한다.
솔로몬 왕은 울면서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재판을 포기한 A라는 여자를 아이의 엄마로 판결을 한다. 솔로몬의 선택은 현세를 사는 이들에게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결이었다고 평가를 받는다.
과연 솔로몬 왕의 선택과 결정은 정말 올바른 것일까?
만일 솔로몬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고 이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솔로몬이 알았다면, 아마도 그는 그의 선택을 후회하거나 자책을 했을 것이다.
옳고 그름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백 퍼센트 정당하게 다뤄져야 하는 재판 과정에서도 선택의 오류가 종종 있다.
그렇다면 수도 없이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일반적인 인간의 삶 속에서는 어떨까? 벡퍼센트 옳은 선택과 결정이 과연 존재할까?
끊임없는 선택의 굴레 속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지혜로운 선택을 했지만 후회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한다.
당장 고된 삶을 살고 있다면, 학창 시절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때론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화가 나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한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벌어 놓은 돈을 도박이나 주식 등에 잘못 투자해서 손실을 입었을 경우에 자신의 실수를 후회하기도 한다.
손실이 아닌 손익이 가시적으로 많이 발생해도 이렇게 했으면 더 벌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에 아쉬움과 후회를 하기도 한다.
결혼한 사람이라면 옆에 있는 배우자의 얼굴을 쳐다보고 깊은 한숨을 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선택에 대한 깊은 후회가 밀려오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연인 관계 일 때는 몰랐던 사실들이 결혼 후, 비밀 무기처럼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현타를 느끼기도 한다.
부푼 가슴을 갖고 첫 집을 장만했는데, 옆집 친구는 수억이 올랐다고 하고 내 집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분명한 것은 집을 사는 선택과 판단을 내가 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와 함께 후회를 한다.
그때 그 말을 듣지 말 것을...
삶이라는 것은 미래를 알 수 없는 훈련의 연속 아닌가?
매번 모든 선택에 기쁨과 성공이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한 번쯤은 인생에서 후회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선택에 의한 후회의 상황이 왔을 때, 어렵겠지만 계속 후회 속에 매몰될 것인지 아니면 벗어날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얼마나 좋은 분별력과 바른 기준을 갖고 사느냐에 따라 삶과 인생의 질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슬기로운 어른 생활이 매번 쉽지 않고, 지금 우리가 사는 삶이 완벽하지 않는 삶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지금 주어진 삶을 비관하지 않고 때론 현실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면 어떨까?
벼락같은 완전한 삶의 변화는 아닐지라도 단비에 촉촉이 젖어가는 나뭇잎처럼...
내 삶도 촉촉한 변화의 그 순간이 오지 않을까?
"그래, 이유야 무엇이든지 오늘도 잘 선택했어. 그럼 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