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eHee Feb 29. 2016

장기하 - 마냥 걷는다

작년, 심적으로 너무 지치고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때,

이 노래에서 "마냥 걷는다" 라는 부분을 마음에 새기고 

그래, 그냥 묵묵히 내가 해야 할 일만 하자, 라고 생각했었다. 

어렸을 땐 하도 끈기가 없던 나인지라, 돌이켜보니 매사에 열심히 하지 않았던 내가 너무 후회가 되서

이제는 내가 무슨 일을 하던 무조건 버텨보겠다,라는 다짐을 했다. 

아직 그렇게 오래 산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학교 졸업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삼십대에 가까워지니,

그래도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겐 결국 나중엔 좋은 일이 생기더라.

세상 사는데 쉬운 일이 어디있겠어. 다들 그 시련을 거치지 않으면 결국 이루어내는건 없더라.

뒤돌아보면 그만 둔 일들을 통해서도 많은 걸 배웠었다는걸 깨닫게 되는데, 

하물며 한 일을 꾸준히, 힘들어도 열심히 했다면 그 결과는 더 아름답겠지.


어쨌든, 자신감이 위축되고 지칠 땐 주로 힙합을 들으면서 다시 열심히 해보자!라는 다짐을 하는데,

작년엔 이 노래를 통해서 많은 위로를 받은 것 같다. 


지금 자신이 걷고 있는 길 중반에서 너무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노래로 위안을 좀 얻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힘을 내서 조금만 더 그 길을 걸어봤으면 좋겠다.




"마냥 걷는다"는 장기하의 온스테이지 라이브를 먼저 듣고 알게 된 노랜데, 

편곡이 너무 멋있게 되어서 이걸 먼저 듣고 나니 원곡은 안 듣게 된다.  

이 버전이 더 느릿느릿하고 장기하의 목소리도 더 무심한게, "마냥 걷는다"라는 말과 더 어울리는 분위기랄까. 

밴드의 연주도 훌륭.

반면 이걸 듣고 원곡을 들으면 좀 깜짝 놀란다- 너무 분위기가 상반된다고 할까...




온스테이지 플러스



장기하 2집 - 마냥 걷는다


장기하 - 마냥 걷는다


눈송이마저 숨을 죽여 내리고
내 발소리 메아리 되어 돌아오네
바람만이 이따금씩 말을 건네고
난롯불에 녹였던 손끝이
벌써 다시 얼었고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어디까지 가는 건지는 몰라도
쉬어갈 곳은 좀처럼 보이지를 않아도

예전에 보았던 웃음들이
기억에서 하나 둘 사라져도

마냥 걷는다 마냥 걷는다
좋았던 그 시절의 사진 한 장 품에 안고

마냥 걷는다 마냥 걷는다
좋았던 그 사람의 편지 한 장 손에 쥐고
마냥 걷는다 마냥 걷는다
얼어붙은 달밤을 혼자 걸어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3호선 버터플라이 -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