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스무살 아니냐?

엄마 그리고 기억의 조각들

by 문성 Moon song Kim

1.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계단을 내려가 팔벌려 엄마를 안는다.

엄마는 나의 등장에 어리둥절해 천천히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서야 "문성이구나" 막내딸임을 안다. 엄마는 아침에 일어나면 2층의 자신의 집과 3층의 옥탑방 나의 공간이 이어져있음을 모르는 눈치다. 나는 엄마를 안고 "잘잤어?" 묻는다. 내가 "사랑해"라고 말하면 엄마는 "나도 우리 문성이 사랑해"라고 말한다.


2. 어제 간만에 내 나이를 물었다.

나: "엄마, 나 몇살인 거 같아?"

엄마는 언뜻 생각이 나지 않는 답에 당황이 얼굴을 스쳐가고 그걸 무마하려 웃는다.

나는 엄마가 당황하지 말라고 말을 바꿔 묻는다.

나: "엄마, 나 몇살처럼 보여? 나 나이 많아 보여?"

엄마: "스무살. 너 스무살 아니냐?"

엄마는 잠시 생각하다가 진지하게 답하고 되묻는다.


엄마는 이제 내 나이를 스무살로 정해버렸다.


3. 며칠전에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나이 마흔이 되어서 열일곱살처럼 굴고 있다고.

내가 못마땅한 걸 넘어 한심해서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비아냥거린 말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를 나무라는 걸 넘어 상처를 주려는 말이었다는 걸 알았기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니 피식 웃음이 난다.


그래도 엄마는 나를 세살이나 올려서 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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