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식을 점검케 해주는,
작은집짓기 운동

의식"주" 일상실험

by 문성 Moon song Kim


1. 작은 집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오랜 꿈이었다. 아주 막연하게 시작되어 나중에야 그런 꿈을 갖고 잇음을 구체적으로 자각하게 되었지만. 다섯 자매의 막내딸로 태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다섯 명이 한 방을 쓴다는 건, 즐거운 일들도 많았지만 늘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바라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어린시절, 콧물도 제대로 못 닦는 꼬맹이였을 때부터, 이미 나는 혼자 옷장 속에 들어가 나만의 방이라고 우겨댔다. 보일러가 아니라 아궁이가 있는 낡은 집의 뒤뜰에 평상을 놓고 책장을 늘어놓은 뒤안이라 부르던 공간에서 배를 깔고 누워 책을 읽고 틈만 나면 전개도를 그리며 나만의 방을 꿈꾸곤 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학교가 먼 덕에 걸핏하면 지하철막차시간을 핑계로 동기나 선후배의 자취방, 기숙사를 전전했다. 본가가 서울이면서도 서울출신에게도 기숙사를 개방하는 여름겨울에 지원해 기숙사에서 살곤 했다. 새로운 세계를 보고싶다는 욕심은 답사를 당일치기, 이박삼일로, 일주일, 한달이 넘는 기간의 여행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레 온갖종류의 숙소를 섭렵하게 되었다. 친척집, 친구집, 선배네 고향, 민박, 모텔, 여관, 호텔, 유스호스텔, 텐트, 심지어 노숙까지.

그렇게 동가식서가숙을 하며 집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욕심이 차츰 사라졌다. 크고 넓은 집이나 화려한 집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꼭 필요한 공간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뿐. 더불어 서울의 살인적인 물가와 생활비 그리고 집값을 보면서 집은커녕 방 한 칸을 갖기 위해서 많은 돈을 모아야하는 삶을 꼭 살아야만 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의문은 점차 강한 확신으로 바뀌었다. 나는 아파트를 사거나 좋은 집을 사기 위해서 나머지를 희생하며 돈을 모으지는 않겠다!


2. 주거는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아니 심지어 삶을 좌우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그것에 매여서 살지는 않겠다는 것이 내 삶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거꾸로 내가 바라는 삶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 아닐까 싶었지만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막연하게만 여겨졌다. 우선은 내가 있는 공간부터 변화시키는데에 아이디어를 줄만한 책들을 기웃거리고 찾아보며 읽어가던 중에 나의 꿈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책을 만났다. <작은 집을 권하다> 책읽는수요일발매 201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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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다카무라 토모야는 산과 도시 사이에 위치한 세 평 남짓한 규모의 좁은 땅에 작은 집을 지었다. 그는 자신이 일본 법률이 정한 주택 규모에 미달하는 자신만의 스몰하우스에 살면서 최대한 적게 일하고 적게 쓰며 마음의 여유를 누리는 삶을 택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스몰하우스’라 불리는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을 취재하며 그 외의 다른 다양한 스몰하우스를 택한 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었다. 돈과 취향, 지향하는 삶의 가치, 타인과의 거리, 관계맺음의 방식, 여러가지를 포함할 수밖에 없는, 주거의 방식으로서 스몰하우스 운동은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해주었고 일상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해주었다.


아래의 링크를 보면 스몰하우스 운동을 더욱 자세히 읽어볼 수 있다.

http://thetinylife.com/what-is-the-tiny-house-mo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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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의 책을 읽는 순간, 그리고 그가 소개한 작은 집이야기에, 나도 막연한 상상을 구체적 현실로 바꿀 수 있겠구나,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 작은집을 택한 이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주거의 방식, 결국은 다양한 삶의 방식들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보고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 가늠해보며 좀 더 나다운, 좀 더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운 주거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미국은 아예 키트로 판매하는 작은 집을 구매해 원하는 곳에서 자신의 취향을 더해 짓고 그곳에서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있다. 누군가가 작은 집을 줄테니 살아보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살 자신이 있는데, 그런 실험 제한해줄 사람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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