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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본 박물관]
뮤지엄의 시작, 뮤제이온

공공재로서의 뮤지엄museum

by 문성 moon song

1. 미술관 < 박물관(뮤지엄museum)

지난 번에 미술관/박물관이란 무엇인가, 정의를 통해서 살펴봤다. 국제박물관협의회나 한국의 박물관및 미술관 진흥법의 정의를 바탕으로 미술관은 사실상 박물관의 하위개념으로 박물관의 정의를 통해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미술관과 박물관의 용어를 구분해서 쓰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대부분 박물관(뮤지엄museum)이라는 용어로 통칭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이나 모마moma뮤지엄 등을 떠올리시면 쉽다. 우리나라도 리움leeum이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mmca 같은 미술관의 약칭을 살펴보면 국제적인 브랜드네임은 역시 뮤지엄이라는 용어로 통합되는 추세이다. 다시 말하면, 미술관과 박물관은 혼용되는 단어이고 엄밀히는 박물관(뮤지엄museum)의 개념으로 살펴봐야 한다.



2. 박물관의 시작, 뮤제이온museion

그렇다면 박물관(뮤지엄museum)이란 용어는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뮤지엄museum의 어원은 뮤제이온museion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어로 뮤즈들의 집, 뮤즈에게 헌납된 사원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뮤즈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아홉 여신들로 명상을 하거나 진리를 탐구한다고 여겨졌기에. 헬레니즘 시대였던 기원전 약 284년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필라델푸스 왕이 부왕이었던 프톨레마이오스 소테르의 유언을 따라 뮤제이온 알렉산드리아의 건설을 마무리했다고 학자들은 추측한다. 거대한 도서관과 박물관은 학자와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주거가 가능한 연구시설로 막대한 양의 장서와 부왕의 물품, 그가 소장했던 예술품부터 이후에는 당대의 서적과 예술품, 진기한 동식물까지도 망라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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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현재 추측하는 뮤제이온 알렉산드리아의 3D스케치이고 아래 이미지둘은 19세기 학자들이 추측했던 뮤제이온 알렉산드리아의 스케치 판화이다. 두 이미지와 당시를 기술한 아래 기록들을 통해서 뮤제이온 알렉산드리아를 추측해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의 뮤제이온에 대한 설명

https://en.wikipedia.org/w/index.php?title=Musaeum&oldid=708511976


위키피디아의 고대 그리스의 교육: 헬레니즘 시대의 교육

https://ko.wikipedia.org/w/index.php?title=%EA%B3%A0%EB%8C%80_%EA%B7%B8%EB%A6%AC%EC%8A%A4%EC%9D%98_%EA%B5%90%EC%9C%A1&oldid=13541976

위의 두 링크를 살펴보면 뮤제이온 알렉산드리아는 고대그리스의 학문적 전통을 계승하는 학문적인 기관으로서의 성격이 매우 강했음을 알 수 있다. 학자들이 추측하는 건축도, 그곳에서 소장하고 있던 방대한 양의 서적과 예술품도 역시 그리스의 전통을 그리스의 전통을 바탕으로 수집하고 보존 연구했음을 짐작케 한다.




3. 박물관의 역사는 인간이 성취한 가치를 확대해온 역사

요컨대 뮤제이온 알렉산드리아는 왕실이 후원하는 학문연구를 위한 공간이었다. 고대그리스의 학문적 전통을 바탕으로 가치있는 것들을 수집, 보존, 연구하는 곳이자 교육이 이뤄지는 곳이었다. 과연 그 가치있는 것들이 무엇인가, 가치를 결정하는 주체가 누구인가, 라는 중요한 질문을 조금 미뤄둔다면, 가치있는 유형무형의 자산을 수집, 보존, 연구하고 이를 교육을 통해서 후대에 전하는 것까지 당시 박물관의 역할이 현재와 거의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단 하나 현재의 박물관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이들이 사회구성원 모두가 아니라 제한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가치를 누리는 이는 누구인가. 조금 전에 미뤄둔 질문과 더불어 또 하나의 질문이 이어진다.


물론 뮤제이온 알렉산드리아는 헬레니즘 시대의 프톨레마이오스왕조의 박물관이었으니 당연히 가치있는 것들을 결정하는 또 그 가치를 누리는 이들은 당시의 왕가와 왕가의 후원을 받은 학자들이었을 것이다. 그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박물관은 로마와 중세, 르네상스와 절대왕정, 근대를 거치며 현재에 이르러 사회의 모든 구성원, 공공의 것이 되었다. 왕족과 귀족 같은 권력자들에서 학자와 예술가들로, 일반 대중으로 확대된 것이다. 더불어 당연히 박물관에서 수집, 보존, 연구하고 전시하는 소장품들도 과거의 진귀한 유물에서 권력자들의 취향으로 국가의 권위를 보여주는 것으로 개개인의 독창성과 개성을 보여주는 것으로까지 확대되어 왔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박물관의 역사는 인간이 성취한 가치를 확대해온 역사이자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인간의 권리를 확대해온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고대그리스부터 현재까지 개인의 가치가 확대되어 온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속의 순간들, 뮤제이온 이후 박물관의 개념을 확장한 결정적인 순간들은 언제였을까. 다음으로 이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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