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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moon song May 04. 2021

[전문박물관으로서의 미술관]
어떤 걸 어디에서 보지?

공공재로서의 뮤지엄museum


1. 
<공공재로서의 뮤지엄>을 주제로 박물관의 정의를 살펴보고 박물관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세계사와 한국사에서 간략하게나마 다뤘다. 더불어 한국의 법제를 통해서 한국의 박물관의 현재를 짚어보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박물관의 추세를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전문박물관으로서의 미술관]을 두 꼭지에 걸쳐 조금 더 자세히 다루는 것으로 박물관학에 관련된 내용을 일단락한다. 
글을 쓰면서도 업로드를 하고 나서도 여전히 의문과 생각이 계속됐다. 나는 박물관에 무엇을 바라는가. 우리는 박물관에 무엇을 바라야 하는가. 박물관이 공공시설로서 해야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박물관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2.

박물관 중에서도 전문박물관으로서 미술관에 대해서 정리해본다. 이미 여러번에 걸쳐서 미술관은 사실상 박물관에 포함되는 용어로 예술영역을 다루는 전문박물관으로 분류된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해외에서는 미술관과 박물관이라는 용어를 구분하지 않고 뮤지엄이라는 용어로 통칭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일제의 영향을 받아 미술관과 박물관이라는 용어를 구분해왔고 여전히 쓰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언급한 바 있다. 


미술관< 박물관 = 뮤지엄


수많은 박물관 중에서도 미술관, 그러니까 미술분야 전문박물관을 조금 더 자세히 서술하려는 까닭은, 실제로 박물관 자체가 고대 그리스로마의 유물과 예술품을 수집하는 것에서 시작되었고 지금도 예술품을 다루는 박물관이 박물관의 종류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물관이 시작된 유럽의 박물관통계에 의하면, 미술,고고,역사영역의 박물관은 과학,기술,인류학영역의 박물관보다 2배이상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2011년 유럽박물관통계기준) 미술관, 그러니까 예술분야 전문박물관은 박물관의 핵심이자 주요한 발전을 담당해왔기에 실제 박물관을 이해하고 이용하기에도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박물관이라는 용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 역시 예술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나 예술품들의 전시 이미지가 아닐까. 

헬레니즘의 걸작 사모트라스의 니케상은 루브르박물관, 르네상스의 걸작 다비드상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다. 우리가 떠올리는 박물관은 바로 이런 걸작 유물과 예술품들이 있는 어딘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3.

사람들은 미술관을 어떻게 이용하는가. 내 주변에는 특정한 전시를 보러가는 경우나 미술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제외하면 미술관이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어떤 게 어려운지 물어보면 잘 몰라서 그렇다는 얼버무림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누구든, 무엇이든, 처음이 있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술관 역시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다가서고 어느 순간에 관심이 일고 교감을 나누고 또 애정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  
아마도 사람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미술관에 호기심이 있어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라서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어느 미술관에 가야할지 어떤 전시를 선택해야할지 무엇을 감상해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그만둔다면, 사람들을 따라 유명하거나 인기가 있다는 전시를 보러 가게 된다면, 사람들 속에서 휩쓸려 다니거나 그닥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면, 결국 미술관은 나랑 맞지 않나보다 거리를 두게 된다면, 

미술관 관람을 흥미를 느끼는 시대나 분야 혹은 인물에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이미 앞서 여러차례 언급했듯 박물관은 소장품의 수집, 보존, 전시, 연구를 통해서 문화적인 가치를 높이고 공공에게 봉사하는 시설이다. 미술관은 그중에서도 미술분야 소장품의 수집, 보존, 전시, 연구를 통해서 문화적인 가치를 높이고 공공에게 봉사하는 시설이다. 인간이 만든 혹은 인간이 가치있게 여기는 무언가를 다루는 공공시설이니 당연히 인간의 역사를 소장품이나 전시를 분류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전문분야 박물관으로서 미술관은 대개가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 주로 다루는 분야가 있다. 특히 특화된 한 분야의 전문박물관 혹은 두 분야 이상의 종합박물관으로 구분할 수 있는 미술관들은 대개가 주로 다루는 시대의 소장품과 전시가 있다. 언제나 관람을 할 수 있는 상설전시관을 운영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국립박물관과 국립미술관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더불어 대학미술관이나 사립미술관들도 역시 주로 집중하는 시대의 소장품과 전시가 있다. 

그러니 미술관을 선택할 때 막막하다면,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봐야할지 모르겠다면, 우선은 여러분이 보고 싶은 시대와 분야에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인물이 떠오른다면, 그 인물의 작품이 있는 혹은 그 인물이 속한 시대와 분야에서 시작해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미술관들, 즉 미술분야 전문박물관, 종합박물관들을 역사의 흐름에 따라 (미술사의 시대분류에 따라) 보면 다음과 같다. 덧붙여 국립박물관과 미술관의 소장품과 전시내용, 즉 상설전시관과 특화된 전시분야를 중심으로 충실한 연구를 바탕으로 전시가 이루어지는 것을 기준으로 분류한 것임을 알려둔다. 달리 말하면, 동시대의 흐름이나 유행을 제외하고 시대사의 관점에서 정리한 것이다. 동시대의 흐름이나 유행은, 당연히 당신이 관심이 가고 재미있어보이는 것을 택하면 될테니! :)

소장품의 수준이나 중요도, 전시의 내용이 충실하고 관람료가 비교적 저렴해서 처음 미술관을 나들이 하시는 분들도 편안하게 관람하실 수 있고 몇번이고 가도 차근차근 알아갈 수 있는 관록이 쌓인 눈으로 보아도 즐겁게 감상하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다. :)


당신은 어떤 작품을, 누구를, 혹은 어떤 분야를, 어느 시대를 만나고 싶은가? 

위의 표를 참고해서 여러분이 호기심을 느꼈던, 사진이나 모니터만으로도 아름답다고 여겼던, 직접 보면 어떨까 궁금했던 예술적인 유물들이나 예술작품들을 만나러 미술관에 가보시는 건 어떨까. 직접 그 무엇을 만나는 것은 다른 무엇과도 다른 생생한 감흥을 준다. 우리가 전시에서 만나는 바로 그 무엇을 통해서 그 무엇을 만든 사람들을, 특정한 시대나 장소를, 문화를 나아가 거대한 역사의 흐름의 일부를 만나는 셈이다. 더불어 그것을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나 자신도, 내가 선 전시장도, 미술관도, 내가 속한 사회도,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의 역사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이 글을 읽는 이들도 호기심을 안고 미술관에 가는 재미를 맛볼 수 있기를. 미술관에서 자꾸만 눈길을 붙잡는 무엇을 만날 수 있기를 그 생경한 감각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기를. 미술관에서 공감을 나누고 때로는 위로를 받고 때로는 깊은 통찰력을 얻고 때로는 새로운 자극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뻐근할 정도로 묵직한 충만함과 날아갈 정도로 산뜻한 즐거움을 안고 미술관을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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