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기온이 치솟고 비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나날. 초봄에 입던 옷을 정리하려다가 뚝 떨어진 기온에 다시 걸치기를 반복하다가 한낮의 기온이 25도를 넘긴 어느 주말.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씩 점검하고 바꾸어나가며 거의 모든 걸 직접 만든 집에서 산다 해도 생활 속에서 불편을 느끼거나 필요를 느낀다면 구조를 바꾸거나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그 작은 변화로도 훨씬 더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간을 나에게 맞춰가는 재미를 맛보게 되었다.
1. 화장실 내 생활에 맞게 정리하기
보일러를 온수 전용으로 바꾸고 화장실도 정리했다. 처음 배치해둔 거울장과 세면대, 샤워부스와 변기 외에는 세면도구와 목욕용품, 청소도구들을 창틀과 바닥에 늘어놓고 쓰고 있었더랬다. 몇 달을 생활해보면서 내 사용 방식을 확인하고 실제 사용에 편리한 방향으로 재배치하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었다.
세면대는 이를 닦고 세수하고 거울을 보는 용도에 집중하기로 했다. 위에 물건을 늘어놓는 게 물때를 더욱 쉽게 끼고 지저분하게 만든다는 걸 깨닫고는 칫솔 외에는 모두 거울장에 넣어두었다.
샤워기 앞에는 철망 바스켓을 달아 샤워볼과 비누, 때밀이 장갑을 정리해두고 창틀의 넓은 턱에도 철망 바스켓을 달아 폼클렌징과 샴푸, 린스 등을 정리했다. 변기의 물통에도 철망 바스켓을 달아 바닥에 두고 사용하던 청소용 수세미, 솔, 고무장갑, 유리 닦개 등을 쓰고 쉽게 말릴 수 있게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막기 위해서 다이소에서 차단 트랩을 사서 하수구에 설치.
그간 깨달은 것들 몇 가지:
물건은 적을수록 좋다.
습기가 적을수록 좋다.
습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기를 자주 시키는 것.
깔끔하게 사용하면 청소 주기가 길어진다.
전체 청소를 할 때에는 락스 등 필요한 세재를 적절히 사용해서 물때, 곰팡이, 찌든 때를 없애주어야 냄새도 생기지 않는다.
2. 부엌 내 생활에 맞게 정리하기
부엌장과 싱크대 상부장과 하부장도 생활에 맞게 재배치했다. 자주 쓰는 밥솥과 에어프라이어가 있는 중앙 선반에 타공판을 설치해 공간을 더 깔끔하게 분리하고 조리도구도 걸 수 있도록 정리. 위칸에는 요리책과 필기도구, 테이블 세팅을 위한 매트, 도시락 가방 등을 정리해두었다. 부엌장을 어느새 꽉 채우고 있던 통조림과 같은 저장기간이 둔 식재료들은 싱크대 하부장으로.
키친타월 걸이를 쓰기 편한 위치에 고정하고 조리대는 최대한 비워둘 수 있게 정리. 몇 달간 일부러 상부장과 하부장도 그래도 쓰면서 내부 공간을 활용하기 가장 좋은 형태가 무엇인지 고민해보았다. 상부장은 식기와 저장용기들. 식사를 위한 식기들과 보관이나 도시락통으로 쓰는 용기들을 포개 두거나 같이 두는 건 한눈에 구분하고 그때그때 꺼내서 쓰기가 어렵게 만들었다. 상부장도 하부장도 기성품이 아닌지라 공간의 높이와 너비에 맞게 바스켓 형태의 수납용 걸이 선반을 구입해서 용도별로 구분해서 정리. 하부장은 레토르트나 캔과 같은 저장식품들과 부엌용 청소도구들 그리고 정수기 필터와 같은 소모품들을 정리해두었다. 하부장도 인덕션 아래처럼 슬라이딩형 수납장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역시 기성 제품이 아닌지라 크기가 안 맞아 슬라이딩형 수납 선반들로 정리해두었다.
조미료와 식재료들을 편안하게 쓸 수 있게 해 준 카트를 좀 더 쓰기 편안하게 바꾸었다. 3단을 2단으로 정리하고 아랫단에 큰 조미료들을 윗단에는 작은 조미료들을 넣어두고 뚜껑 겸 도마로 쓸 수 있는 플레이트를 닫아 원래 의도대로 테이블 아래로 넣었다. 공간이 좀 더 정돈된 느낌.
역시 부엌살림을 하며 깨달은 것 몇 가지:
밖에 나와 있는 물건이 적을수록 좋다.
습기가 적을수록 좋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들어오고 곧바로 꺼낼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필요한 때에 쓸 수 있다.
특히 조리대가 비어 있어야 요리를 시작하기도 정리하기도 편하다.
싱크대를 깔끔하게 사용해야 청소 주기가 길어진다.
싱크대 하수구 역시 물때, 곰팡이, 찌든 때를 없애주어야 냄새도 생기지 않는다.
3. 방 내 생활에 맞게 정리하기
큰 맘먹고 빔프로젝터를 구입했다. 요즘 자기 전 매일 요가를 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 중인데 요가를 할 때마다 작은 핸드폰 화면을 보는 게 답답했다. 영화나 영상도 노트북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는 스크린에서 보고 싶었다. 저렴하지만 성능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중국산 프로젝터 몇 개를 저울질해보고 블루투스 기능과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주문하고 몇 주를 써보았다. 처음에는 이동형 서랍장 위에 두고 쓰다가 위치를 정해줄 필요를 느꼈다. 내친김에 타공판용 선반과 수납함을 주문해 프로젝터도 노트북도 제 자리를 찾아주었다. 드라이어도 핸드폰 충전도 노트북 충전과 빔프로젝터 연결도 모두 콘센트가 필요한 탓에 멀티탭도 추가해서 자리를 잡아주었다.
방을 다용도로 활용하며 깨달은 것 몇 가지:
물건을 늘리기보다는 멀티로 활용해야 한다.
물건의 자리가 정해져 있어야 쉽게 어질러지지 않고 어질러진다 해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
매일 조금씩 정리를 해주는 습관이 몰아서 정리를 하는 것보다 더 공간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바닥에는 묵은 때가 생기고 끈적임도 생기기에 규칙적으로 물걸레 청소를 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