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사원

by 문성 Moon song Kim

피의 사원은 성 바실리사원과 흡사했다. 하지만 붉은 광장과 같은 너른 공간이 아니라 좁은 골목처럼 흐르는 수로와 건물들 사이에 사원이 서 있었기에 다채로운 색깔의 지붕보다는 붉은 벽돌이 더욱 도드라지게 다가왔다. 피의 사원 외에도 압도적인 건물들이 많았고 피의 사원은 내부 입장도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시 시선을 돌리는가 싶다가도 무심하게 오갔다. 나는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래도록 주변을 맴돌았다. 그리고 인적이 드물어진 순간을 틈타 벽돌에 가장 가까운 붉은 색으로 그곳을 스케치했다.

숙소에서 나와 네바강을 건너고 도심의 네프스키 대로의 사람들과 건물들, 공원과 광장을 지나 피의 사원까지 걷고 난 뒤였지만 다시 사원 근처의 물길에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던 보트에 올라탔다. 사람이 대여섯 정도 탈 수 있는 작은 보트 두개 정도가 나란히 지나갈 정도의 좁은 수로는 건물과 건물 사이, 거리와 거리 사이를 누볐다. 물길은 건물과 건물사이를 거리와 거리를 연결하며 골목길처럼 뻗어 있었다. 가이드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보트 앞머리에 기대고 앉아 보이는 건물들을 안내했다. 빠른 러시아어를 한마디도 제대로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물살을 가르며 지나치는 손만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 얼마나 많은 역사적인 건물들이 있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 중의 하나가 피의 사원이라는 것인지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보트는 물길을 따라 네바강 까지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사원 앞에 관광객들을 내려주었다. 물길과 인도 사이에 선 피의 사원의 모습이 물길에 반사되어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 새삼 북유럽의 베네치아라는 론리플래닛의 안내문이 생각났다. 이어서 이곳이 늪지대 위에 세운 도시임을, 이곳을 지배한 이들 그리고 피흘린 이들을 떠올렸다.



실제로 피의 사원은 성 바실리사원의 디자인을 차용해서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두 사원은 비잔틴양식과 르네상스양식을 토대로 한 바로크 양식에 더불어 러시아 고유의 양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손꼽힌다. 먼저 지어진 성바실리 사원이 그리스정교회를 받아들여 러시아정교회를 국교로 삼고 새로운 문물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문화를 꽃피웠음을 보여주는 건축적 상징이라면 상트에 지은 피의 사원은 그것을 또 한 번 더욱 정교하면서도 화려하게 곷피운 러시아 제정의 건축적 상징이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피의 사원에서 러시아제정을 자유주의적으로 개혁하고자 했던 알렉산드르 2세가 습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그리스 십자형 내부 구조와 돔형 지붕은 팔각형의 첨탑을 중심으로 8개의 제각기 다른 모습의 탑이 둘러싸고 있다. 층을 축소해가며 쌓아올린 예배당을 이루는 다각형의 탑 4개와 원형의 탑 4개는 각각 개성이 넘치는 다채로운 색채와 모양을 갖고 있지만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 조화롭게 하나의 성당의 모습을 완성한다. 강렬한 원색과 금박들이 신기하게도 붉은 색안에 조금의 위화감도 없이 어우러진다.

피의 사원에 대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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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사원과 바실리사원에 구현한 러시아 양식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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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세계미술/서양미술의 흐름/17∼18세기의 미술/17∼18세기의 북구·동구·러시아 미술 -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카톨릭교 국가였던 네덜란드는 17세기경 오스트리아나 독일과 같이 이탈리아 미술의 영향하에 있었으며, 바르샤바를 비롯한 여러 도시의 종교건축과 세속건축, 더욱이 그 내부를 장식하는 프레스코화(畵)와 조각에서 이탈리아 양식이 현저하였다. 가령 바르샤바 근교에 있는 빌라노프 궁전(로티에 의하여 1681년에 시공하여 스파티오와 폰타나가 1725∼1733년에 완성함)은 이탈리아의 세속건축(世俗建築)의 영향이 농후하지만 동시에 장기간에 걸친 공사 중에서 여러 가지로 변경한 건축을 통하여 민족적 특징도 나타나게 되어 동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궁전의 하나다. 외관상 정면은 이탈리아의 그것과 같이 중앙에 돌출부를 설치하지 않고 이것을 좌우로 배치하여 다양한 인상을 시도한 점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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