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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moon song Feb 15. 2023

미니멀옷장 2월차:
5번 정리, 7개 박스, 4개 규칙

"의"식 주일상 실험:

1. 두 달에 걸친 5번의 정리, 7개 이상의 박스

2022년 12월 중순 충동적으로 시작한 미니멀옷장 만들기가 2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어제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정리를 했고 그중 여러 차례 당근 나눔에 더해 구세군희망나누미로 5박스, 마지막으로 튀르키예 긴급구호물품 모집에 겨울옷 두 박스까지, 총 7박스 이상의 옷을 정리한 셈. 새삼 놀랍다.   

첫 번째는 발을 디디지도 못하게 만든 겨울옷더미에 충격을 받아 정리한 겨울외투 몇 벌. 두 번째는 다시금 진지하게 하나씩 정말로 필요한 옷인가 자문하며 정리한 겨울외투와 상하의들. 내친김에 미니멀리스트게임으로 집안의 다른 공간들과 함께 행거와 서랍장, 수납함을 두 번 훑어서 솎아낸 가을겨울 상하의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튀르키예에 보낼 겨울옷가지들까지. 되짚어보니 정리한 옷은 대부분 겨울옷이었는데 나에게 이렇게나 많은 겨울옷이 있었다니, 심지어 그 옷들을 정리하고 나서도 아쉽기는커녕 떠오르지도 않는다니. 또 한 번 놀랍다.


2. 회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시간과 고민

처음 정리할 때에는 입을 것과 판매할 것, 나눌 것, 버릴 것을 분류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분류를 하고 나서도 판매를 한다면 얼마에 내놓을지 사람들이 깎아달라고 하면 얼마나 맞춰줘야 하는지도, 기부를 한다면 어느 곳에 할지, 모아서 한꺼번에 보낼지 아니면 매번 직접 가져다주는 게 나을지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매번 고민이 되는 순간마다 미니멀리스트들의 책과 유튜브영상, 블로그들을 참고해 정해둔 기준은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 당근에 내놓은 일부 옷들은 곧바로 팔려나갔고 남은 옷들은 기부할 옷들과 모으다 보니 금세 박스가 찼다. 몇 박스 이상이 모이면 수거서비스와 더불어 기부영수증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꽤 매력적인 미끼가 되어 나를 당겨주었다. 그렇게 몇 번을 거듭할수록 분류든 판매나 기부, 폐기든 고민하는 시간도 주저하는 마음도 점차 줄어들었다. 처음에는 꺼낼 엄두도 내지 못했던 옷들을 아무런 미련 없이 박스에 넣으며 멀리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랄 수 있게 되었다니. 한 번의 정리로 간단히 끝날 수 있는 게 아님을 깨닫고 1년짜리 실험을 하기로 한 2개월 전의 나 칭찬해.



3. 추가된 규칙, 들어온 옷만큼 내보내기

생각지 못한 예외도 있었다. 친구에게 두 벌, 형부에게 두 벌. 선물로 받은 옷 네 벌이 그것이었다. 1년짜리 실험을 시작하며 스스로와 약속한 세 가지- 일 년 동안 옷 사지 않기, 활용하지 못하는 옷 줄이기, 좋아하는 옷 최대한 활용해 재미 찾기- 중에 첫 번째를 본의 아니게 어기고 말았다. 고심 끝에 새로 들어온 검은색 폴라티와 청바지, 기모후디와 구스패딩을 대신해 갖고 있던 상의 두 벌, 하의 한 벌, 겨울외투 한 벌을 정리했다. 오랫동안 손이 가지 않았던 옷이나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던 옷들을 꺼내어 기부박스에 보탰다.

앞으로도 이런 예외 상황이 생긴다면, 적어도 들어온 만큼 혹은 그 이상 정리해서 가지고 있는 옷의 분량을 유지하거나 줄여나가기로 새로운 규칙을 추가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작할 때 만든 규칙을 지금까지 겨울옷 정리를 하며 느꼈던 것들을 더해서 정리해 보았다. 

숨 쉬듯 아무렇지도 않게 혹은 의식하지 않고 반복하는 옷을 고르고 입고 활동하고 다시 갈아입는 과정을 진정 나에게 편안하고 어울리는 것으로 나에게 맞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미니멀옷장 만들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매일 같은 옷과의 일상을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다. 활용하지 못하는 옷 줄이기와 가지고 있는 옷 즐기는 재미 찾는 것. 우선은 현재까지 경험한 것으로 정리할 옷의 기준을 적어보고 현재 가지고 있는 옷들을 파악해 활용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앞으로 남은 겨울과 다가올 봄과 여름, 가을을 거치며 해야 할 일이자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 미니멀 옷장 만들기 프로젝트 2개월 차. 두서없던 정리에 규칙도, 순서도 생기고 있다. 


* 미니멀옷장 만들기 프로젝트 규칙

(1년 프로젝트 현재 2개월 차)


1. 일 년 동안 옷 사지 않기

    속옷, 잠옷, 기능성운동복 제외


2. 새로운 옷이 들어온다면 생긴 만큼 있는 것 정리해서 내보내 상한선 유지

    선물 받거나 마음에 드는 옷을 들인다면 그 개수만큼 나눔이나 기부로 줄이기


3. 현재 활용하지 못하는 옷 줄이기 

    계절에 맞는 옷은 모두 행거에 걸어두고 그 계절동안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옷들 정리하기

    예를 들면,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 디자인이 몸에 맞지 않아 불편한 옷, 

    컬러나 재질이 잘 어울리지 않는 옷,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손이 가지 않는 옷 


4. 가지고 있는 옷 즐기는 재미 찾기

    내가 가지고 있는 옷 파악하기 

    데일리룩 사진 찍어 나의 선호 알아보기 

    이미지검색으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스크랩해 두기 

    갖고 있는 옷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스타일 디테일 정리하고 변신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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