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성 moon song Jun 04. 2023

제가 이 직업을 택했다기보단
 이 직업이 저를 택했죠

<우리는 왜 예술을>인터뷰9-(1): 전시제작자 윤재혁

<우리는 왜 예술을> 인터뷰

전시제작자 윤재혁  


* 우리는 왜 예술을 경험-창작하고 매개하고 감상-하려 하는가. 

질문에 답을 찾으며 세 번째로 소개하고자 하는 이들은 예술 분야의 제작자들이다. 스마트폰으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예술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지금, 예술 분야의 제작자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도록 지평을 넓혀온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예술은 작가의 창작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사람들이 열광하든 외면하든 작품은 결국 사람들 속에 즉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 놓여야지만 비로소 작품으로서의 존재를 증명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작자들이 없다면, 플랫폼 속에서 고를 다양한 작품들이라는 선택지도, 각각의 작품을 어떻게 선보일지 그 방법과 내용을 기획하는 일도, 심지어는 그 작품의 창작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특히나 전시나 공연, 영상과 같은 분야는 한 명의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거대한 협업 과정에 가깝다. 제작자는 바로 그 협업의 과정을 보듬는다. 

묻혀있던 작품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고 걸맞은 형식과 방법으로 대중과 만남을 연결해 주는 제작자들이 없다면 전시도 공연도 영상도 우리는 마주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제작자들의 이야기 그러니까 이들이 각자의 작업을 이어오게 된 과정을 듣는 것이 삶에서 어떻게 그리고 왜 예술을 경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 속에서 아이디어를 길어내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다채롭게 포착해 내는, 그리고 그것을 나누며 다른 이들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예술의 자리가 다른 특별한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에 있으므로. 

제작자 중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윤재혁 실장은 지유문화의 실장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전시 및 전시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이다. 서울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난 윤재혁 실장은 장인들의 작품을 제대로 관람객에게 선보이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공간과 배치를 바탕으로 조명해야 함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분이었다. 작품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담긴 장인의 손길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공간과 조형적인 배치를 고려해 전시를 완성하는 모습은 언제나 인상적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예술을 매개하는 작업으로 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또 그 자체로 예술작업의 저변을 넓혀온 과정에서, 다시 한번 우리는 왜 예술을 만들고 공유하고 또 누리는가 생각해 본다.  



제가 이 직업을 택했다기보단 

이 직업이 저를 택했죠     

Q : 안녕하세요. 제작자로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저는 지유문화에 근무하고 있는 윤재혁 실장입니다지유문화는 전시 및 모형제작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문모형회사입니다모형회사라고 하면 많은 분이 플라스틱 모델이나 미니어처 모형 등을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웃음지유문화는 모형 중에서도 박물관과학관전시관 등에 필요한 모형을 제작하는 회사입니다저는 현재 지유문화에서 전시를 기획하고도면 작업을 통해 기획안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모형을 제작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기획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 어떻게 전시 관련 제작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다른 무엇이 아닌 이 분야를 선택하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에서는 건축을 전공했고대학원에서는 디자인 경영과 마케팅을 공부했어요많은 분이 전공과 직업이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고 하시는데 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저 역시 건축과 관련한 분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지만, 20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저의 전공과 관련된 주변 환경이 저에게 다양한 영향을 주었을 테고그러한 영향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저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험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제가 이 직업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이 직업이 저를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세상은 너무 넓고 직업의 세계는 그 세상보다도 훨씬 더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제가 저의 정체성을 쌓아가는 과정에 이 직업과의 교차점을 발견하고 서로가 서로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그 교차점이 어떻게어디에언제 만들어졌는가를 보는 것이 이 질문의 대답에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빈 종이만 보이면 항상 낙서하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아무 생각 없이 공부만 하던 고등학교 시절이공계 관련 학과 중에 그래도 그림 그리기와 가장 비슷한 전공을 찾다 보니 건축공학을 선택하게 되었죠그리고 대학 졸업과 함께 건축 설계회사에 취직하였습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출근 일주일 만에 이건 내가 상상하던 건축과는 어딘가 다르다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어요저는 예술로서의 건축에 대해서만 공부했지만현실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기 위해 많은 부분이 결정되고그나마도 건축 법규와 기술적인 부분이 많은 것을 제약하는 건축 실무 현실에 다소 이질감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어진 조건을 도면으로 풀어내는 역할 외에도 전문가의 경험과 창의적 접근을 클라이언트와 대중에게 좀 더 효율적이고 쉽게 전달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제가 건축회사에 입사한 시기가 1997년이었는데 그 당시는 거의 대부분의 건축작업이 수작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저는 이런 건축 프로세스를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건축분야에서는 거의 최초로 전문 그래픽 도구나 편집 도구를 이용하여 계획안이나 발표자료를 작성하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지금은 너무도 흔한 방법이지만 당시에 그래픽 툴을 이용해 건물의 내·외관의 색채계획을 하고편집 도구를 이용해 잘 정돈된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당시로서는 하나의 도전이었습니다그래픽 툴뿐만 아니라 엑셀 등의 스프레드시트를 면적과 단가계산업무에 적용해서 건축 설계의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어 내는데 주력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저는 몇 년 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건축 설계회사로 스카우트되었습니다. 

그 회사에서 저는 10년 동안 회사의 브랜드를 만들고건축 설계의 영역을 인문문화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작업에 주력했습니다일은 힘들었지만이 시기에 만났던 인문학자철학자예술가건축가들로부터 너무도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고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면 향하는 방향은 거의 같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하지만 건축회사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경험을 건축으로 치환해야 하는 부담감이 여전히 존재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랜 기간 몸담았던 건축 설계 분야를 그만두고 홍보 컨설팅 회사로 자리를 옮겨 또 역시 10년 가까이 근무를 했습니다저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KAIST라는 학교에서 컨설팅을 공부했기 때문에 홍보 컨설팅이라는 분야가 가지는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서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편이었습니다홍보 컨설팅은 광고와는 조금 다르게 기업이나 정부 기관을 상대로 국민 또는 대중과의 접점을 만들어 주고어떤 사안에 대한 설루션을 제공해 주는 업무 분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건축을 통해 상황을 평면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익히고 또 디자인을 통해 이를 시각적체계적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터득하고홍보 컨설팅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만드는 법을 공부한 뒤에 제가 선택한 방향은좀 더 직접적으로 대중을 만나는 분야였던 것 같습니다서두에 말씀드렸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대중과 콘텐츠의 접점을 만들어 주는 전시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된 배경이 된 것 같습니다          


Q : 말씀해 주신 여러 교차점의 순간들이 인상적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늘 그림을 그리고 계셨다고 했는데, 그림 그리기에 어떤 매력을 느끼셨는지, 어떤 점이 좋으셨던 건지 궁금합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단지 나 혼자만 만족할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그림을 그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일 텐데요저는 어려서부터 낙서를 좋아했다고 말씀드렸는데제가 그려낸 무엇인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그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린 저에게도 큰 의미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사람들이 제 그림에 대해 좋아하는 부분은 저의 장점으로 받아들여 발전시키게 되고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부분은 줄여나가는 과정은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림을 제법 그린다는 소리를 듣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림 그리기 이외에도 음악사진 촬영과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들 또한 같은 맥락을 가지는 분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나의 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의미를 전달하고더 나아가 그 의미가 나 자신에게도 발전의 계기가 된다는 것이 그림 그리기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제가 선택했던 건축 설계브랜딩그리고 전시 기획과 같은 업무 분야 또한 이 매력에 이끌려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 그림이 좋아서 건축을 전공으로 택하고 건축 설계에서도 좀 더 시각적인 창작작업으로, 나아가 브랜딩으로 작업을 이어나가셨는데요. 듣다 보니 시각적 상상력이 문화 예술적인 기획작업으로 확장되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에 직접 대중을 만나는 분야를 선택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혹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해집니다.     

나는 왜 전시 제작자로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답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저는 누구보다도 일과 생활의 균형소위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하지만 워라밸은 단지 물리적인 시간의 균형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일하는 시간만큼 쉬어야 하고또 쉰 만큼 일해야 한다면 두 가지 삶 모두가 항상 만족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방법과 방향으로 일을 하고또 쉬는 과정에서 얻어진 휴식과 즐거움도 업무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보자 “는 것이었습니다

건축 설계에 시각적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시도를 통해서는 사람들과 좀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브랜딩 과정을 통해서는 내 의견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대다수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방향으로 조율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그리고 지금 몸담고 있는 전시 관련 업무는이러한 과정을 통해 얻은 경험이 가장 함축적으로 요구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전시 기획은 전시 콘텐츠가 가진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대중이 요구하는 방향과 시대적 흐름에 맞춰 풀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이렇게 업무에서 내가 좋아하는 방법과 방향을 찾아 경험을 쌓아왔고, 또 업무 이외에 개인으로서의 삶은 많은 여행과 취미 활동으로 채우면서 업무에서 축적된 경험을 나의 것으로 내면화하는 기회로 활용하였습니다.

저는 지유문화에서 근무한 지 이제 고작 4년 차가 되어 갑니다회사로 보면 말단 직원입니다제가 이곳에서 쌓아가고 있는 경험은 전시를 어떻게 설치하고 제작하는가?’ 보다는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 또는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가?’와 같은 고민에서 파생되는 경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국에 다양한 박물관전시관체험관이 마치 유행처럼 들어서던 시기가 있었습니다전시 기획 및 모형 업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오던 당시에는 왜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라는 문제의식보다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중요했기 때문에 어딜 가든 비슷비슷해 보이는 공간들이 속속 생겨났죠결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었고 결과적으로 그런 유행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이름만 다르고 내용은 비슷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관람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전시공간들이 마치 대안세력처럼 등장하게 됐죠저는 그 대표적인 예가 지유문화가 전시 협력업체로 함께한 서울공예박물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공예박물관이 우리나라의 유일한 공예 전문박물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지요여러 박물관에 공예품을 전시하는 공예관은 있지만 오로지 공예만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서울공예박물관도 역시 건립사업 초기에 이곳 학예사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공예를 어떻게 볼 것인가또한 공예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그리고 또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저의 역할은 이러한 내외부적 요구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단순히 예쁘기만 한 전시품원본을 빼다 막은 것처럼 똑같이 복제하기만 한 유물 복제품그리고 유리 상자 속에 가둬두고 멀리서만 바라보게 하는 전시는 이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제가 하는 일이 비록 전체 전시 프로세스 중 한 부분이지만 저는 늘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대중에게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하는 고민 사이를 왕복하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Q : 건축 설계회사에서 홍보컨설팅회사로, 다시 전시 기획 및 제작회사로 기획 및 제작의 분야를 확장해 오셨는데요. 그 와중에서도 계속해서 고민해 오신 것들이 창작작업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닿을 것인지를 고려하는 기획자이자 제작자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다양한 작업과 오랜 경험들 속에서 결국 지유문화로 오셔서 대중과 만나는 현장을 누비시는 작업을 택하셨다는 게 더더욱 매개자로서의 기획자 혹은 제작자로서의 삶을 추구하시는 것 같다고 여겨지는데요. 계속해서 그와 같은 삶을 추구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꾸준히 그와 같은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으셨을 거라 짐작이 듭니다.     

저는 첫 직장인 건축 설계회사에 근무하면서 업무시설부터 리조트주택상업 시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설계회사에서 수행하는 건축 프로젝트들은 각각의 시설에 맞게 저마다 필요로 하는 고유의 기능과 역할에 부합하는 설계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그렇기 때문에 일반인이 보기에는 설계 자체가 매우 어려워 보일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는 정해진 요구조건과 프로세스를 따라 업무를 수행하면 자연스럽게 해결 가능한 부분이고 오히려 더욱 중요한 것은 공간과 사람공간과 공간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가치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2005년부터 약 5년간 기획하고 진행했던 문화소통 프로그램은 많은 예술가인문학자기업인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할 기회를 주었습니다다양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인문적철학적인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이는 저에게도 큰 울림이 되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이렇게 조금씩 사람이 그려내는 결’(무늬)에 대한 안목과 관심을 넓혀나가는 과정은 건축 설계브랜딩과 마케팅그리고 현재 시점에 이르러서의 전시 기획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변하지 않는 지향점으로 작용하였던 것 같습니다

개인의 삶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이나 단체또는 국가의 경영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의 현상에 대한 개별적 대응은 지속성을 가지기 어렵습니다자신의 정체성과 맥이 닿아있는 일관된 지향점을 설정할 수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건축 설계 프로젝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각각의 사안들에 대한 접근과 해결은 상대적으로 쉽고일관되게 얻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러한 정체성은 임의대로 설정하거나 어느 한순간의 계기로 얻어지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작업과 삶에 대해 관찰하고 이를 앞으로의 자신의 모습에 꾸준히 적용해 본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 가지를 더 보태자면저는 운이 좋게도 좋은 프로젝트와 좋은 주변 동료멘토들을 만나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설계회사에 근무할 때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리조트업무시설상업 시설의 설계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문화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소통할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브랜딩과 마케팅 회사를 근무할 때에는 진지하게 컨설팅에 응해주는 클라이언트를 만날 수 있었고전시회사에 근무하며 서울공예박물관과 같이 수행 주체 모두가 목표의식과 도전정신이라는 한마음을 가지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귀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이러한 경험 모두가 저의 정체성이 평가받아 저에게 온 기회일 수도 있지만동시에 저의 정체성을 형성시켜 주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전 25화 예술의 힘, 결국 논리를 뚫고 나아가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