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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moon song Jun 07. 2023

천년이 넘는 시간 속의 아름다움

경주

* 향유의 순간을 기록합니다. 여러분의 향유에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경주

경주에 꼭 가보았으면 한다. 이왕이면 여름이 시작되기 전, 그러니까 산책을 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 봄이면 좋겠다. 경주의 무엇을 즐겨도 좋지만 국립경주박물관을 들러 신라의 화려한 불교문화와 예술을 둘러보고 나면 경주의 어딜 가든 무얼보든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박물관을 나왔다면 박물관 주변에 모여있는 고대신라의 유적지들을 꼭 거닐어보길 바란다. 특히 월성에서 내려다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숲과 고대도시의 유적, 무덤들에 마음이 차분해진다. 저절로 천년도 넘는 시간을 거슬러 고대 신라인들을 떠올리게 된다. 긴 시간의 덧없음에 나의 고민과 걱정들도 너무나 작게 느껴져 더없이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경주라는 도시 자체가 천년이 넘는 시간 속에 나의 미미한 존재를 마주하게 되는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이다.

* 위치: 경상북도 남동쪽 끝으로 서울에서 기차로는 KTX 신경주역으로, 고속버스로 경주고속버스터미널역으로 진입 가능. 경주의 유적지는 시내버스 10번과 11번을 타고 진입가능하다.



1. 경주 불국사

* 위치: 경주 토함산 기슭에 위치, 경주시내버스 10번, 11번 이용가능

* 관람료: 무료

* 관람시간: 연중무휴 주중 9:00-18:00

                입장마감 6시 퇴장시간 7시


부처님이 사시는 나라, 불국사. 불국사는 그 이름부터 불교가 국교였던 통일신라시대의 사찰임을 드러낸다. 대부분 수학여행지로 들리는 곳이기에 한 번쯤은 가보았을 테지만 그 규모가 워낙 크고 국보급과 보물급 유물들도 많은 터라 시간과 인파에 쫓겼다면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인파를 피해서 찬찬히 산책하기를 권한다. 청운교와 백운교 그리고 대웅전 앞의 석가탑과 다보탑은 대비 속에서도 균형을 이루는 탁월한 아름다움의 백미. 무설전을 지나 관음전과 비로전까지 깊숙이 들어가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이 절을 거쳐갔을지, 얼마나 많은 소원을 간절히 빌었을지 상상하게 한다. 그 마음들로 쌓은 돌탑에 살그머니 나도 정성을 더해본다.



2. 국립경주박물관


* 위치: 경주 인왕동에 위치 경주시내버스 10번, 11번, 600번대 노선 이용가능

* 관람료: 무료

* 관람시간: 주중 10:00-18:00  토요일 및 공휴일 10:00-19:00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3월-12월 매주 토요일 10:00-21:00

                휴무일 1월 1일, 구정설날, 추석당일


국립경주박물관은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 다음으로 많은 국보급과 보물급 유물들을 소장하고 또 전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특히 신라시대의 불교미술을 다룬 전시실에서 뛰어난 불교미술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다. 신라에 전해진 불교의 시작을 알리는 이차돈의 순교비가 역사 속의 이야기가 실제임을 돌이 지니는 생생한 무게감으로 전한다. 이를 시작으로 무수히 많은 부처상과 그를 보좌하는 금강역사상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다 보면 당나라, 저 멀리 서역과도 교역을 했던 국제적인 통일신라의 전성기를 새삼 감탄하게 된다. 박물관을 다 보고 나가는 길에 잊지 말기를 바란다. 에밀레종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성덕대왕신종을 마주하고 기회가 된다면 기다려 소리도 들어보길 바란다. 녹음해 둔 소리이지만 진중하면서도 맑은 소리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3. 월성과 계림


* 위치: 경주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 옆, 경주시내버스 10번, 11번 600번대 이용가능

* 관람료: 무료

* 관람시간: 자유롭게 관람 가능  

                월성발굴현장 정기해설프로그램(월성이랑) 네이버예약 가능  

                월-토 10:00-17:00 매시정각시작(점심시간 12시 제외)

                일요일 및 공휴일, 근로자의 날 휴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나와 조금만 시내 쪽으로 걷다 보면 우로는 안압지, 좌로는 월성이 나타난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안압지에 들러 신라시대의 궁궐과 정원을 거닐고 이어서 초기 신라의 성이었던 월성에 올라보길 권한다. 자연스레 둔덕을 따라 무리를 이룬 나무 그늘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발아래 고대신라의 유적지 발굴현장과 유적지들, 저 멀리 현재의 경주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간쯤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신라를 건국한 왕, 김알지가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계림으로 이어진다. 빽빽한 나무들이 공간을 품고 있는 평온한 숲 속에 들어서면 과연 여기에서 태어났다면 평온히 품어줄 수 있었으리라 여겨진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숲 너머로 부드러운 능선, 천년도 전에 잠든 이들이 여전히 함께 숨 쉬는 곳이 바로 경주임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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