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성 moon song May 10. 2024

냉파와 식단 짜기로
미니멀식생활 2년 차 시작

의"식"주 일상실험

1. 미니멀식생활 2년 차, 점검으로 시작하기 

옷장에 이어 식생활도 주거도 미니멀해진 1년. low buy year2년 차를 시작하며 식생활 역시 계속해서 미니멀하게 꾸려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작년에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한 덕분에 가지고 있는 식재료를 활용하고 기록해 나가며 개선하는 루틴을 미약하게나마 이어올 수 있었다.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겨울을 지나 봄을 맞는 동안 만들었던 집밥사진들을 모아보니 확연히 부족한 부분이 드러났다. 

우선 집밥을 만들어 먹는 횟수가 적었다. 지난겨울 몇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했고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일들이 겹치며 마음이 편치 않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 결과가 식생활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었다. 바쁘거나 피곤하면 미루거나 아주 간단히 해 먹거나 결국에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배달을 택했는데, 이전과 비교하면 배달 횟수가 확실히 늘었다. 부담이 클 때, 의식주 중에서도 요리를 가장 먼저 포기하고 있었다. 

재료도 탄수화물, 특히 면요리 위주로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을 섭취할 만한 재료들이 부족했다. 고기나 생선, 야채들을 곁들이려고 애를 쓰긴 했는데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냉동제품을 데우는 수준이거나 장아찌나 부재료로 곁들이는 채소들뿐이었다. 최근 들어서 의식적으로 균형을 맞춰보려고 해서 후반부로 갈수록 그나마 나아지긴 했지만 분명 재료도 레시피도 영양적으로 변화가 필요했다. 간식도 역시 과자나 빵과 같은 정제탄수화물과 정제당을 주로 먹고 있었다. 피곤과 게으름의 이중주로 손이 가기 쉬운 것들만 택하고 있었다. 


2. 더 나은 식생활을 위한 보완책 찾아보기

피곤하고 게으르더라도 더 나은 집밥을 먹기 위해선 어떤 걸 시도해 보는 게 좋을까. 의식주 중에서도 식생활, 집밥을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건 가장 부담스럽게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배고픈 와중에 재료를 확인하고 레시피를 찾아보고 요리에 시간을 들이는 것도, 다 먹고 나서 피곤한 몸을 일으켜 설거지를 하고 정리정돈을 마무리할 생각을 하기만 해도 엄두가 나지 않아서 외식을 하고 들어오거나 배달을 시키는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을 택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요리로 진입하는 부담을 최대한 줄여보기로 했다. 재료를 잘 파악해 두면 고민이 줄을 터였다. 분명 앱이 있을 듯해서 검색해 보았는데 여러 앱 중에서도 원더프리지가 직관적이고 관리가 쉬워 보였다. 다운을 받고 냉장고의 냉장칸과 냉동칸에 있는 식품들, 상온에 있는 식품들을 입력해 목록으로 정리해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유통기한 알림 설정이 있어 어떤 것들을 먼저 소비해야 하는지 잊고 있다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리뷰들을 읽어보다가 내친김에 원더레시피라는 연동되는 레시피앱도 다운로드하였다. 갖고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을 손쉽게 확인하고 블로그나 유튜브까지 확장해 검색할 수 있었다. 기존의 레시피앱들은 앱 내에서만 재료를 입력해서 레시피를 확인하는 방식이어서 재료나 레시피가 한정적이라 꾸준히 쓰기가 어려웠다. 요리초보인터라 레시피를 여러 개 비교해 보고 개중 가장 나에게 맞는 걸 골라 쓰는 편이기에 재료 선택이 레시피검색으로 연동되고 확장될 수 있는 앱이 반가웠다.  

두 번째로, 목록을 활용해서 식단을 짜보기로 했다. 사실 무얼 먹을지 계획하는 일은 오래도록 미뤄왔었다. 먹는 것이 큰 즐거움인 까닭에 미리 계획을 해서 정해둔 대로 따른다는 게 영 마뜩지 않았다. 밀프렙도 하고 냉장고 파먹기를 하면서도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마음 가는 대로 먹으면 되지 왜 그걸 정해야 하나 정하면 또 그걸 맞추는 게 스트레스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그러나 집밥의 기록들을 보면서 에너지가 없을 때 고민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곧바로 요리를 하려면 미리 정해두는 편이 낫다는 것을 드디어 스스로 납득하게 된 것이다. 

짜두고 지키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기보단 느슨하게 시작해 보며 습관을 들여보기로 했다. 우선은 가진 재료들을 중심으로 3일간의 식단을 간단히 짜두었다. 아침은 간단히, 한 끼는 잡곡밥과 단백질과 야채를 포함한 반찬으로, 나머지 한 끼는 좋아하는 메뉴로 하되 역시 야채가 충분히 들어간 것으로. 냉장고에 묵어가고 있던 청경채와 상추, 달걀을 끼니마다 고등어, 장조림 등과 곁들이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왜 그동안 식단을 짜는 것에 그렇게 거부감을 느꼈는지 의아했다. 

그리고 삼일째가 되는 오늘, 고민할 필요 없이 미리 적어둔 메뉴를 확인하고 곧바로 준비를 하면 그만이니 지금껏 미뤄온 나 자신이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이제 드디어 요리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생겼다. 늘 도서관에서 요리책을 한두 권 빌려와 그림책 보듯 요리법 사진들을 감상하기만 할 뿐 좀처럼 실행해 볼 수가 없었는데, 식단을 짜는 데 활용하면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겠다 싶었다.


3. 계속되는 기록, 검토, 피드백으로 미니멀 식생활 업그레이드하기

앞으로는 좀 더 충실히 집밥을 사진으로 기록해 나가기로 했다. 모아서 검토해 보며 보완할 것들을 확인하고 반영하는 피드백으로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해나가려고 한다. 지금은 걸음마 단계라 서툴지만 식단을 짜는 것에도 익숙해지고 레시피들도 어느 정도 쌓이면 좀 더 효율적으로 필요한 만큼 재료를 구입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재료준비나 요리도, 정리나 주방관리도 가장 효율적이고 즐거운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미니멀한 식생활도 기대가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2년 차 미니멀옷장 봄맞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