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년 차 미니멀옷장 만들기 프로젝트 규칙
1. 일 년 동안 옷 사지 않기
(속옷, 잠옷, 기능성운동복 제외)
2. 새로운 옷이 들어온 만큼 있는 것 정리해 상한선 유지
(총 264벌=계절당 66벌 X4계절 상한선으로
마음에 드는 옷을 들이면 그만큼 나눔이나 기부로 줄이기)
3. 가지고 있는 옷 즐기는 재미 찾기
(내가 가지고 있는 옷 파악하기, 데일리룩 사진 찍어 나의 선호 알아보기,
이미지검색으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스크랩해 두고 갖고 있는 옷들을 최대한 활용해 보기)
4. 현재 활용하지 못하는 옷 줄이기
(매 계절이 지날 동안 옷을 최대한 활용 후 그 계절동안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옷들 정리하기: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 디자인이 몸에 맞지 않아 불편한 옷, 컬러나 재질이 잘 어울리않는 옷,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손이 가지 않는 옷, 세탁이나 보관과 같이 관리유지가
어려운 옷들 정리하기, 비슷한 디자인과 용도라면 가장 내구성이 좋고 활용도가 좋은 것,
잘 어울리는 것으로, 점차 개수 줄이기. 일차 목표는 옷장의 80%만, 약 234벌 남기는 것)
*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 중
- 옷(신발, 가방, 악세서리까지 포함) 한 벌도 사지 않았다.
- 언니들에게,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옷, 신발, 악세서리들보다 더 많은 패션아이템 정리, 현재 259벌
- 데이터분석 결과, 현재 옷장(신발, 가방, 악세서리까지 포함)의 아이템 75% 활용, 봄 대비 5% 증가
1. 2년 차 미니멀옷장의 봄 회고
7월을 맞았다. 평년보다 기온이 낮았던 4월을 보내고 5월에야 봄옷을 입기 시작한 나는 6월까지도 최대한 봄옷을 입기로 마음먹었더랬다. 5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컸던 데다 5월 말 6월 초 갑작스러운 무더위에도 대중교통이나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너무 세게 트는 바람에 봄옷을 입겠다는 나의 결심을 지키는 데 무리가 없었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킨 것 같아서 나름 뿌듯하다.
디지털화한 옷장 덕분에, 손이 잘 가지 않는 옷들을 체크해 두었다가 아침에 그날의 옷을 입을 때 최대한 활용하도록 노력했다. 봄을 보내며 스카프와 머플러 등 액세서리류, 모자류, 가방과 신발류까지도 업데이트해 두었더니 실제 코디했을 때의 모습과 가깝게 확인할 수 있어서 더욱 다양하게 코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재킷류 외투와 청바지들도 입지 않던 것들을 입고 하루를 보내며 그동안 손이 가지 않았던 이유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입었을 때 외형은 괜찮지만 활동에 불편하다거나 편안하지만 입은 모습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문제점들을 확인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왜 입지 않게 되었는지 스스로 납득하고 옷을 정리할 결심을 할 수 있었다.
혹 입기로 하고도 옷을 어떻게 매치해야 할지 몰라서 옷장 앞에서 고민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유사한 옷의 코디법을 찾아보는 방법을 활용했다. 예를 들어, 체크재킷의 코디법을 이미지 검색해 보면,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고 그중에서 내가 가진 것들로 활용할 수 있는 코디를 참고해서 내 옷차림에도 적용해 보는 것이다. 특히 핀터레스트가 키워드별로 검색한 이미지들을 한데 모아 저장할 수 있어 유용했다. 나는 아예 계절별 보드를 만들어서 코디가 고민될 때에는 키워드로 검색한 다양한 코디방법들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언제든지 앱을 열어 꺼내 볼 수 있도록.
그렇게 봄을 지내며 옷의 활용도를 확인해 보고 정리한 결과, 봄철 아이템을 - 옷과 신발, 가방까지- 여러 개를 당근과 아름다운 가게로 나눔 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7월 초 현재, 옷장 속의 옷은 259벌로 다섯 벌이 줄었다. 계산을 해보며 264라는 상한선을 깨고 250벌대로 내려온 게 어찌나 기쁘던지. 의생활이 일상의 큰 기쁨인 터라 옷을 줄이려 할 때마다 머뭇거리게 되는 순간이 많았는데 이제 옷을 입어보고 판단을 내리며 망설이는 순간이 줄었다. 더불어 나에게 어울리는 옷,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찾아나가며 옷장을 다듬고 있는 것 같아서 옷장이 줄어드는 것이 반갑기까지 하다. 이 어마어마한 발전에 자축을!
2. 2년 차 미니멀옷장의 여름맞이 채비
좀 더 의도적으로 신중하게 옷 입기를 하면서 또 하나 좋은 점은, 계절의 변화를 더 분명히 체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 봄옷을 골라 입으며 하루가 다르게 여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곤 했다. 한낮의 최고기온이 올라가는 것과 더불어 급격히 떨어지던 저녁기온이 완만해져 더는 외투가 필요하지 않았다. 아침에 옷을 고를 때에도 더는 한기를 느낄 않는 나날. 습기는 50%에서 60%, 70%까지 오르고 있었다.
6월 말 장마가 시작되었고 뉴스에서는 이제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더는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기후가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학자들의 견해를 알렸다. 한 달 내내 비가 오는 기록적 장마가 될 것이란 예보에도 불구하고 밤새 폭우가 내리고 아침에는 잔뜩 찌푸린 하늘을 마주하고 있었다. 작년 습도 80%에서 90%까지 올랐던 시점에 옷장에서 기어이 곰팡이의 시작을 목격했던 터라 이젠 그렇게 넋 놓고 있을 순 없었다.
미니멀 옷장의 여름맞이 채비를 할 차례였다.
옷장의 습도를 규칙적으로 점검하고 옷장의 제습제를 보충하는 것으로 시작, 매일 아침 일어나면 창문을 열어 환기부터 하고 습도계를 확인한다. 놀랍게도 매일 아침 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습도가 확실히 낮아진다. 그럼에도 장마철이 시작되고 나서는 밖도 역시 습도가 늘 높은 상태라, 이틀에 한번 꼴로 제습기를 서너 시간씩 틀어준다. 땀이 많이 나지 않는 편이라 옷을 한 번만 입고 빠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이렇게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입은 옷은 따로 걸어두고 충분히 습기를 빼준 다음에 다시 걸거나 세탁 횟수를 늘려준다. 이렇게 일종의 루틴을 습관화해서 옷을 입는데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보려 한다.
3. 2년 차 미니멀옷장의 여름: 활용도 높이기 & 필요 없는 옷 줄이기
다음으로 여름옷장의 활용도를 높이고 싶어서 다시 한번 옷장점검에 나섰다. Acloset 앱의 디지털옷장을 열어 데이터 통계를 확인해 봤다. 분류별로 확인해 본 결과, 외투, 스커트, 바지는 잘 활용하고 있는 편인데 반해서 원피스와 상의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 까닭은 데이터가 너무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는데, 원피스와 상의의 개수가 너무 많았다. 원피는 50벌이 넘고 상의는 100벌이 넘는데 둘 다 대부분이 여름옷들이었다. 그래서 작년에도 꺼냈다가 입어보지도 못하고 다시 계절이 지나서 고스란히 수납장으로 들어가는 옷들이 생겼던 것이었다.
봄에도 유용히 활용했던 것처럼 여름에도 손이 가지 않는 옷들부터 입어보기로 했다. 디지털옷장과 코디기록, 데이터분석을 최대한 활용해서 손이 가지 않는 옷들부터 입어보고 생활해 보며 불편하거나 어울리지 않다면 정리한다. 코디가 어려우면, 이미지검색을 활용해서 코디해 입어보고 역시 생활해 보며 불편하거나 어울리지 않는다면 정리한다. 그렇게 봄을 보내며 필요하지 않은 봄옷들을 당근으로 아름다운 가게로 정리한 것처럼, 여름을 보내며 필요하지 않은 여름옷들 역시 보내주기로 했다.
이번 여름을 보내며 나의 옷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그리고 나는 내 옷들과 어떻게 이번 여름을 즐겁게 보내게 될까. 여름의 끝에 가을을 맞으며 글을 적을 순간이 벌써 기대가 된다.